CSM지, ‘미국인들의 넘치는 개사랑’ 보도
6세 소녀가 애완견 골든 리트리버에게 짓눌려 숨진 사건이 작년에 있었다. 통상적으로 안락사가 제 운명이건만 그 개는 캘리포니아 동물센터로 값비싼 여행경비를 들여가며 이송됐다.
샌디에고 유니온 트리뷴지 보도에 의하면 “일단의 애완동물 애호가들이 그 개의 모든 필요를 충족시켜주고 있었다: 행동심리학자들은 그 개의 성격을 분석하느라 법석대고, 개를 사랑하는 foster family가 그 개의 상실감을 줄여주기 위해서 하룻밤 집으로 데려가 재우는가 하면, 250여명이 그 개를 입양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자기 딸을 죽인 킬러에게 보이는 부모의 저 연민은 어디서 온 것일까? 동물센터 홍보담당자에 의하면 자신들의 하나 남은 아이마저 잃고 싶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
이는 단지 최근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혼란스런 현상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애완동물에 대한 관심은 매우 정상적인 애정 현상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점점 더 그 도를 더해가고 있다. 미국인들은 동물을 인간과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동물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나친 애정이 아니라 윤리적 준거가 균형을 잃은 현상일 것이다.
63%의 미국 가정이 애완동물을 소유하고 있으며(1988년 이래 7% 증가), 애완동물 애호가들은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고 있다. 개와 고양이 사료에 아기 유아식 비용보다 수십억 달러를 더 쓰고 있다. 애완견 대상 의료산업도 붐을 이룬다.
인구조사 데이터에 의하면 자녀를 낳지 않는 15세부터 44세 사이의 여성이 계속 증가해서 2004년에는 45%에 달했다. 내셔널보건통계센터는 자녀를 낳지 않는 여자가 10년 동안 160%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아이가 없는 부부들(혹은 독신자들)은 점점 더 애완동물을 소유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나아가 부모자녀간 친밀감으로까지 발전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애완동물 소유자들(pet owners)-시 조례에 의하면 애완동물 후견인(pet guardians)-이 아이를 둔 사람의 2배에 달하고 있다.
아이를 가지기보다 애완 동물을 선택하는 이유는 양육비의 증가, career와 사회적 위치를 가족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현상이기는 하나 다른 설명도 가능하다: 동물들은 사람보다 고분고분하며 즐거움도 더해줄 뿐만 아니라 도덕성도 우월하다는 인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하는 데는 인간이 초래하는 고통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자신의 아이들을 키우고 싶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로버트 번의 표현을 빌자면 인간의 인간에 대한 잔인성이 수많은 고통을 초래하는 세상에서 말이다.
다소 냉소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최근의 일련의 비극적인 소식들, 예컨대 버지니아텍 사건 등을 고려하면, 차라리 동물을 벗 삼으려는 사람들의 심리가 놀라운 사실도 아닐 듯하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동물에의 열중(love affair)은 거의 통제불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2003년 통계에 의하면 33%의 영국인들이 “영국인들은 자녀보다 개를 더 사랑한다”라는 데 동의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동물학대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이 양당의 후원을 입으며 통과된 반면, 여성들이 낙태할 때 태아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법은 입법화에 실패했다.
애완동물에 보다 높은 가치를 두는 현상은 한가지 사실을 간과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동물이 훌륭한 벗이 되며 지극한 애정의 원천이기는 하나 (aldous Huxley는 말하기를, “개들의 눈에는 모든 사람이 나폴레옹이다; 따라서 개들은 끊임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인간과 다른 차원의 도덕세계에 살고 있다. 인간은 하나님(God)의 형상으로 지어졌으며 비록 잔인한 면이 있는 반면 영웅적 용서와 동정심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이 인간이다. 유태인 대학살의 생존자나 버지니아텍에서 영웅적으로 목숨을 바쳤던 Liviu Librescu 교수의 행위에서처럼.
’ad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총격사건으로부터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사람도 살해자를 향한 용서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인간이란, 일찍이 링컨이 권고했듯이, 인간 본성에 내재한 천사에 호소한다면 극도의 잔인성 앞에서조차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할 인간애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우리 인간인 것이다.
<박경아 객원기자> pkyunga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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