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후 장기 손상 등
다양한 질병에 노출
환경 과학자와 독극물 학자, 소아과 전문의 등이 역학 병리학자들에 의해 임산부의 화학약품 노출 정도가 태아의 출생 후 평생건강을 좌우하는 중요 요인으로 밝혀져 각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파로 아일랜드(Faroe Island)에서 5 개국 200여 명의 환경 과학자, 독극물학자, 소아과 전문의, 역학 병리학자 및 각계의 저명한 전문가들이 ‘Fetal Programming’이라는 주제 하에 이루어진 신생아의 독극물 및 화학약품 노출과 평생 건강에 대한 역학조사 발표에 따르면, 태내에서 경험한 태아의 독극물과 화학약품 노출의 정도가 출생 후 신생아의 특정 장기의 이상 징후와 당뇨, ADD(attention deficit disorder), 전립선암, 생식기능장애, 갑상선염을 비롯 심지어 비만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다.
20년간 태아 및 유아기의 수은 노출에 관한 연구만을 해 온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의 필립 그랜드진 박사(Dr. Philippe Grandjean)와 패로즈 하스피틀 시스템(Faroese Hospital System)의 팔 웨이 박사(Dr. Pal Weihe)등에 의하면, 이러한 독극물 노출이 태아의 DNA 구조 자체를 변형시키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이로 인한 유전적 실패인자는 영구적인 것으로 치유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마운트 시나이 약대(Mount Sinai School of Medicine) 필립 랜드리건 박사(Dr. Philip Landrigan)는 “아주 건강한 임산부조차 임신기에 독극물에 노출됨으로써 태아의 주요 기관 변이와 미래의 질병 발병율을 높이는 결과를 피해갈 수 없”으므로 임산부에게 화학약품에 대한 특별한 자가 스크리닝(self-screening)을 생활화할 것을 권장했으며, 신시네티 아동 의학센터(Cincinnati Children’s Hospital Medical Center)의 부르스 랜피어 박사(Dr. Bruce Lanphear)는 “임산부의 독극물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노력은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건강상의 이익을 태아에게 보장하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이번 발표에서 언급된 독극물 중 그 위험도가 높은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polycarbonate plastic) 용기와 물병에 사용되는 비소페놀 A(bisphenol A), 농약성분 페스티사이드 아트라진(pesticides atrazine), 빈크로졸린(vinclozolin), 디디티(DDT), 대형 생선 등에서 추출된 납(lead), 수은(mercury), 각종 화장품과 플라스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프탈렌(phthalates), 수돗물에서 추출된 비소(arsenic), 전자제품용 기저판에 사용되는 피씨비(PCBs), 카펫이나 커튼 등에 사용되는 브롬화 방화재(brominated flame retardants) 등과 생활 속에서 수시로 접할 수 있는 독극물 등이다.
이들 중 미국 국내에서 사용금지처분이 내려진 것은 극소수이며, 원가절감등의 이유로 대다수의 독극물들이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과 독극물 사용에 대한 법률을 제정해 공장과 농장의 생산라인에 대한 원천적 규제가 따르지 않는 한 개인적 차원에서 독극물의 피해를 비껴가기가 어렵다는 점등은이 향후 주요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납, 수은, 피씨비, 비소, 유기인산 살충제(organophosphate pesticides) 등이 신생아의 뇌발달을 저해하고 장기적인 건강에 유해하다는 확실한 자료와 증거가 있으며, 화학약품 사용에 대한 더욱 광범위하고 철저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독극물로 분류된 화학약품의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이 하루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유럽 연합(EU)은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광법위한 독극물 사용 규제법을 시행 중이어서, 늑장대응으로 자국민의 건강을 위험에 빠드리고 있는 미국과는 비교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영화 기자> drclar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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