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는 계속된 악수와 자충수로 스스로 여론의 반감을 부르며 한때 세계의 선망을 받던 ‘달링’에서 모두의 조롱을 받는 ‘공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배드 라운드(Bad round)’는 용서하기 쉽지만
‘배드 매너(Bad manner)’는 그렇지 않다.”
악수와 자충수로 여론에 반감
모두의 눈총받는‘공적’으로
“‘배드 라운드(Bad round)’는 용서하기 쉽지만 ‘배드 매너(Bad manner)’는 그렇지 않다.”
날개 떨어진 새처럼 추락중인 ‘천재골프소녀’ 미셸 위(17)가 여론으로부터 집중적이고 거대한 비난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지난 주 LPGA투어 긴 트리뷰트 1라운드에서 시종 주말골퍼 같은 플레이를 하다가 시즌 전체 출전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직면하자 손목부상을 이유로 돌연 기권한 것이 도화선이 돼 그동안 쌓여왔던 그녀에 대한 반감이 대 폭발을 일으킨 듯하다. 특히 미셸 위와 그 측근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형태로도 미안해하는 모습 없이 시종 ‘당당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후폭풍을 불러와 더욱 거센 반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AP통신은 5일 골프칼럼에서 미셸 위에 대한 시종 신랄한 비판을 가한 뒤 “배드 라운드는 용서하기 쉽지만 배드 매너는 그렇지 않다”는 준엄한 ‘경고’를 던졌고 CBS 스포츠라인도 장문의 칼럼에서 미셸 위와 그 가족들의 언행은 후안무치한 작태라는 요지로 매서운 비난을 퍼부었다. MSNBC의 골프 칼럼니스트 마이크 셀리직은 자신의 칼럼에 ‘B. J. Wie(위병욱씨)가 자기 딸의 장래를 망치고 있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단 뒤 “이제 미셸 위는 촉망받는 세계적인 유망주에서 더 이상 관심을 가질 가치가 없는 대상으로 전락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미셸 위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언론들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거의 하지 않는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조차 이번만큼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주 긴 트리뷰트 대회를 개최했던 소렌스탐은 5일 LPGA챔피언십 인터뷰에서 “(미셸 위가) 그런 식으로 토너먼트를 그만둔 직후에 여기 와서 맹훈련에 임하는 것은 대회에 대한 존중의식이 없는 품격 없는 행동”이라면서 “다쳤다는 사람이 바로 다음 주에 맹훈련을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그녀답지 않게 가시 돋친 발언을 했다. 소렌스탐은 또 미셸 위가 자신의 돌연한 기권에 대해 대회 호스트인 그녀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스폰서 초청으로 대회에 나온 입장에서 그녀는 스폰서를 좀 더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LPGA투어 22년차 베테랑인 로라 데이비스는 같은 날 ‘Worldgolf.com’과의 인터뷰에서 “미셸 위는 경기를 계속하지 못할 정도로 다치지 않았다”면서 “올 잔여시즌에 나오지 못하게 될 위기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경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못 박아 미셸 위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미셸 위의 기권결정 자체에 대해서는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해 시즌 전체를 위해 라운드를 포기한 것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자세를 보였다.
사실 이번에 미셸 위의 기권을 불러온 ‘88타룰(LPGA 비멤버가 투어대회에서 88타 이상을 치면 잔여시즌 LPGA대회 출전불가되는 것)’은 LPGA투어측에서 먼저 미셸 위 측에 귀띔을 해줬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백전노장 데이비스까지 고의적이었다고 단정할 만큼 모든 사람들이 고의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미셸 위가 “‘88타룰’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강변한 것은 진실성 없는 불성실과 부정직한 자세의 표본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아직 순수해야할 17세의 소녀가 이런 지경까지 이르도록 사태를 악화시킨 미셸 위의 부모에 대한 눈초리는 싸늘하기만 하다.
미셸 위는 또 기권 후 방금 포기한 대회에 대한 안타까움보다는 다음 대회인 LPGA챔피언십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변명을 했다가 대회를 ‘노리개’로 생각한다는 빈축을 샀다. 그러나 그녀는 5일 열심히 연습볼을 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주 LPGA챔피언십과 이달 말 벌어지는 US여자오픈에 출전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메이저대회에 대비해 손목을 아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여 여론의 비난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자세를 보였다. 미 언론들은 미셸 위가 이 기자회견에서 지난 주 사건에 대해 어떤 형태로는 사과의 뜻을 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녀는 구차한 변명만 잔뜩 늘어놓은 뒤 소렌스탐의 비판에 대해서도 “내가 사과할 일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몸을 돌봐야 했다”고 반박하는 고자세를 견지했다.
설상가상으로 미셸 위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이날 LPGA투어 캐롤린 바이븐스 커미셔너에 불려가 지난주 대회 프로앰에서 그녀와 그녀의 측근들이 보인 행동에 대해 주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기서도 미셸 위는 미안하다거나 최소한 ‘잘못은 없지만 물의를 빚어 유감’이라는 자세가 아니라 오히려 황당하고 기분 나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그런 허위 고소를 당한다는 것은 모욕적”이라며 “나는 벌써 투어 6년차로 그동안 수없이 많은 프로앰을 뛰었다. 그런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앞으로 좀 더 옳은 정보를 얻기 바란다”고 말해 커미셔너를 비꼬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스탠포드에 기숙사 신청서를 내는 일로 바빴고 너무 많은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고 구차한 변명을 잊지 않았다. 벌써 17세로 이젠 더 이상 어린아이라고 할 수 없는 미셸 위는 지금 마치 거대한 폭풍우 속에 조타수 잃은 배처럼 방향을 잃고 비틀거리며 표류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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