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목회학박사)
벌써 6월이다. 폭염이 뜨겁다. 세월은 낚아도 간다. 아니, 낚을 수나 있나. 그냥 가는 게 세월이다. 바람이 동에서 불어 서로 흘러가듯 세월도 간다. 아니, 세월이 가는 게 아니라 인생이 간다는 말이 맞을 게다. 늙어 간다. 주름살이 늘어간다. 눈이 침침해 진다. 다리가 후들 거린다. 새벽잠이 달아난다. 늙어 가는 인생이 세월의 감을 탓한다.
가는 게 어디 세월과 인생뿐인가. 권력도 재력도 명예도 모두 간다. 세월이 가듯 흘러간다. 그러나 사람은 가는 걸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다. 추해진다. 더러워진다. 보기 사나워 진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듯 인생도 늙으면 고개를 숙여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더 뻣뻣이 고개를 쳐들려 한다. 이렇듯, 권력에 아직도 미련을 가진 사람이 한국에 한 사람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다. 그가 대통령이 된지 어언 5년이 된다. 올 11월에는 대통령선거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법에 의거 재임을 할 수 없다. 그래서인가. 보기 사나운 임기 말 정책을 펼치며 국민들의 알권리까지도 빼앗고 있다. 바로, 기자실 통폐합이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할 일이 없으면 국고나 축내지 말아야지. 잘 있는 기자실은 왜 비싼 돈 수십억을 들여 통폐합하여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을 축내려는지 알 길이 없다. 지난 4년 여 동안 대통령으로 연봉 받으며 해 놓은 것이 없으니 기자실이라도 통폐합하여 국고라도 축내야 속이 시원할건가.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어처구니없는 정책에 해외 동포의 한 사람으로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이명박씨와 박근혜씨. 대선 주자들이다. 아직 권력의 핵에 들어가 있지 못해 노무현 식 정책에 대못을 박지 못한다. “기자실 통폐합은 안 된다”라고만 하는 모기 같은 소리만 낸다. 칼자루는 아직도 현 정권에 잡혀 있으니 칼날에 다칠까 몸조심하고 있나. 목소리들이 “기자실 통폐합이야 뭐 그리 대단한 대수냐. 난, 경선에서만 이기면 돼. 하든 말든 난 몰라”라 식이다.권력이란 게 그렇게도 좋은 건가. 권력이 있으면 재력가진 사람들이 줄을 선다. 허긴 재력이 어디서 나오나. 권력과 결탁하여 나오는 게 재력 아니던가. 아무리 재력이 있어도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서는 그 재력을 순탄히 지키지 못하는 게 한국의 실정 아니던가. 대통령이 기자실을 통
폐합한다 해도 재력가진 사람들은 그저 강 건너 불 보듯 한다. 돈만 벌면 된다는 말일 게다.
재력과 권력이 합세해 잔 머리 굴리면 당하는 건 불쌍한 국민(민초)들뿐이다. 그래도 내 나라 잘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는 민초들은 위에서 무슨 짓거리들 하고 있는지 모른다. 기자들이 눈 벌겋게 뜨고 감시의 필봉을 날려도 미꾸라지 빠져 나가듯 잘 빠져 나가는 재력과 권력인데 기자 눈까지 멀게 하는 기자실 통폐합이라니 알권리까지도 빼앗기는 국민들이 무슨 봉인가. 임기 동안 국민들 빚만 잔뜩 지게 해 놓은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아 뭘 했는지. 전 정권이 했듯, 북에다 돈만 퍼주고 북은 그 돈으로 핵무기 만드는데 쓰고. 그래서 얻은 게 무엇인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답시고 화약고 같은 북한을 돈으로 달래야만 했나.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이 그냥 북의 동정에 질질 끌려 다니기만 했으니.
기자실 통폐합, 지금이라도 중단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줏대를 지켜주기 바란다. 앞으로 남은 임기가 내년 대통령 이·취임식 2월 까지면 9개월이나 남았다.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 9개월 동안 민초들의 민생에 더 신경을 써주기 바란다. 민초들의 한(恨)인 빈익빈·부익부의 모순 고리의 차이가 좁혀질 수 있도록 민생 정책을 더 강화해 주기를 바란다. 정치야 어찌 됐건 다행은, 한국이 경제 능력 면에서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려 한다는 것이다. 수입과 수출이 각각 수천억 달러에 달한다.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국민들 평균소득이 아직도 1만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만 남쪽이나마 국민소득이 3만 달러는 넘어야 선진국 대열에 들어간다.
모두가 똑같이 다 잘 살 수 있는 나라는 기대할 수 없다.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기대할 수 없다. 북을 보라. 중국을 보라. 그곳에서도 빈·부의 격차는 엄연히 존재한다. 사유재산이 법으로 보장돼 있는, 자유 시장 경제체제하의 나라에서는 똑 같이 잘 살 수는 없다. 그러나 비슷하게, 사람답게는 모두 살아야 한다. 권력과 재력과 명예가 세월 따라 흘러 사라짐을 알아야 한다. 6월의 폭염이 뜨겁다. 한국의 대통령, 기자실을 통폐합시켜 국민의 알권리를 방해하여 민생을 더 어렵게 했다는 어리석은 노무현 대통령이란 말은 안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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