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아 초중고생은 물론 대학, 대학원생을 겨냥한 모국방문 프로그램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민속촌·JSA방문·인턴십…
명문대 국제하계대학 인기
초중고생 연수 캠프까지
밤문화 익혀‘탈선 후유증’도
한국 체류시 꾸준한 관심을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한인 2세들의 모국방문 러시가 본격 시작된다. 해마다 여름방학 동안 한국을 찾는 2세 초중고대학생의 수가 증가하다 보니 모국방문 프로그램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모국방문이 배움의 연장이 되어야하며, 특히 뿌리교육을 체험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프로그램
해마다 인기도가 높은 프로그램은 한국 명문대학들이 마련하는 국제 하계대학. 서울대는 오는 6월23일부터 해외동포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한국 정치와 경제, 문화를 가르친다. 6주 과정의 국제 하계강좌의 강의는 서울대 교수 및 초빙 교수들이 맡는다. 전체 수업이 영어로 진행돼 미국 태생의 네이티브 스피커들이 수업을 따라 가기가 수월하다.
고려대 역시 영어로 강의가 진행되는 6주 과정의 국제 하계대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개강일은 7월6일. 특히 본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인 6월에는 삼성전자 같은 한국 대기업에서 2세 학생들이 인턴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는 여름 특별과정을 6월27일 시작하며 이에 앞서 민속촌과 경주, 현대자동차 등으로 떠나는 필드 트립을 준비했다. 이 과정을 이수하면 3학점을 받게 되며 대부분의 외국 대학들에서 학점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 학교측의 설명이다.
한양대는 국제 여름학교 과정을 통해 모국을 방문한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민속촌이나 경복궁 등의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것은 물론 공동경비구역(JSA)이나 비보이 공연 등을 통해 현재의 한국을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화했다.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연수 프로그램도 있다. 대표적인 것은 한국어진흥재단의 ‘2007년 한국 언어·문화 여름연수 프로그램.’ 5~12학년 재학생 상대의 프로그램은 7월19일~8월7일 한국 명지대학교에서 실시된다.
한국어진흥재단에 따르면 연수 프로그램은 미국 초등학교 현직 한국어 교사 5명이 참가학생들과 함께 기숙사에서 상주하며 지도와 상담을 진행하는 장점이 있다. 일정표에 따르면 한국어, 역사, 사물놀이, 한지공예, 한국 대학 탐방 등 다양한 순서가 마련됐다. 재단 측은 추가 비용 없는 다양한 현장 답사, 다채로운 프로그램 등으로 다른 한국 연수 프로그램보다 저렴한 경비에 최고의 연수를 제공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모국방문이 한인사회 여름 풍속도로 자리 잡자 이를 겨냥한 발빠른 여행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문화 및 해병대 체험 같은 특별 캠프 프로그램과 제주도, 부산, 경주, 부여, 한려수도 등 한국 유명 관광지 견학을 패키지로 다루는 상품이 인기다.
▲주의할 점
해마다 여름방학이 끝난 후 한인 학부모들 사이에 나도는 단골 소문은 “누구 집 애가 한국 갔다 오더니만 공부를 안 한다”는 것. 구설수에 오른 학생의 한국 방문 행태를 곰곰이 짚어 보면 뿌리교육의 현장체험보다는 화려한 서울의 밤 문화 익히기에만 급급했던 사례가 많다.
왁자지껄한 밤거리. 부모의 간섭이 없는데서 오는 해방감. 한국에 사는 아이들보다 표시가 나는 옷차림새 말씨. 유창한 영어 실력을 부러워하는 한국인들을 보며 느끼는 우쭐함. 휘황찬란한 나이트클럽 조명 아래서 힙합의 리듬에 맞춰 서로 비벼대며 춤추는 ‘짜릿한 순간’이라도 경험하게 되면 새로운 세상을 찾은 착각에 빠진다. 미국에 돌아와도 자극적이던 그 순간만 기억하게 되고 공부와는 자연스레 벽을 쌓게 된다.
교육 전문가와 청소년 문제 상담가들은 자녀들의 모국 방문 전 한국에서 한동안 같이 생활을 할 다른 아이들의 부류를 확인하도록 조언했다. 아이의 행동이 환경에 따라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녀의 한국 체류기간에 전화, 이메일을 통해 정기적인 대화를 하며 어떤 일을 하고 다니는지 파악해야 하며 ‘부모가 미국에서도 너를 관찰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모국방문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단체의 신뢰성도 따져 봐야 한다. 해당 단체가 하계 모국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목적이 돈을 벌기 위해서인지, 해외 동포 학생들의 뿌리교육을 위한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 감독을 위해 어떤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는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사안이다.
청소년 문제 상담가들은 탈선 예방의 시작은 “가정에서 이뤄진다”며 학기 중 자녀의 학교생활에 쏟던 수준만큼의 관심을 자녀의 한국 체류기간에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