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기금 전용 17만여달러 내역공개’ 논란
지난해 8월 개최된 실리콘밸리 한미봉사회 정기총회에서 일부 회원들이 제기했던 건축기금 전용(轉用) 지출금 총 17만2천달러(03~06 회계연도)에 대한 세부내역이 약 9개월이 흐른 현재까지도 명확히 공개되고 있지 않아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안혜미 관장과 이임성 이사장은 총회 당시 그 내역을 정리한 뒤 2006년 10월까지 임시총회를 열어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어 김금호 씨를 대표로 구성된 가칭 ‘한미봉사회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임’ 회원 20여명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동 모임의 한 회원은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면 한미봉사회 이미지에 타격을 줄까봐 지금까지 몇 차례 관장과 이사장에게 편지도 보내고 만남도 가지며, 근 9개월을 기다려왔으나 더 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돈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공적 기관인 한미봉사회가 예산과 지출에 관한 내역의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과 총회에서 공개적으로 했던 임시총회 개최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실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 모임 측 관계자들은 “지난해 8월 26일 개최된 총회에서 ‘예산안’과 ‘결산안’의 제출도 하지 않고 구두로 통과시키려 했다”며, “회관 건축기금 59만 3천 433달러에서 지난해 6월말 잔고가 42만1천 433달러로 건축기금 17만2천달러의 행방에 대해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이들은 지출 내역뿐 아니라, 건축기금이 전용될 경우 회원들로부터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2003년 당시 한미봉사회 건축위원장을 맡아 건축기금 모금을 시작했던 제임스 김 산타클라라 카운티 민주당 부의장은 “건축기금은 특정목적기금으로 당시 모금을 시작하면서도 다른 용도로는 쓰지 않겠다고 봉사회 차원에서 한인사회에 공표한 바 있다”면서 “만약 피치 못한 사정으로 프로그램 운영 등에 전용했다 해도 총회의 승인이나 한인사회의 동의 없이 이루어졌다면, 앞으로 카운티 정부나 시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 받는데 있어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총회 개최직후 안혜미 관장과 이임성 이사장은 본보와 가진 해명 인터뷰에서 “총회를 앞두고 회계담당이 바뀌는 과정에서 결산서를 세부적으로 작성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지출과정에는 문제가 없으며 준비가 되는 대로 언제든 그 내역을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미봉사회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임’ 측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개최키로 한 임시총회를 열지 않아 올 2월 다시 한번 건축기금에 대한 내역서를 공개하는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임성 이사장이 영수증을 찾지 못해 정확한 결산서를 내기가 힘들다고 말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미봉사회 직원 조용호 씨는 “담당이 아니라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광고 후원비 등을 건축기금 수입으로 잘못 계산해 모금된 건축기금이 실제보다 많이 집계된 부분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렇다 하더라도 임시총회를 통해 공개해야 되는데 왜 안 하고 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안혜미 관장은 이에 대해 1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수개월 전 몇몇 어르신들을 모시고 해당 내역에 대한 자세히 설명 드렸다”고 말했으나, 모임 측은 03-04년 행사비 3만달러, 용역비 2만달러, 04-05 행사비 3만달러, 용역비 3만1천달러, 05-06년 행사비 4만2천달러, 용역비 1만9천달러로 총 17만 2천 달러가 건축기금에서 운영비로 전용 지출됐다는 요약 보고서만 지난해 11월 받아봤을 뿐이라며, 임시총회 개최를 통한 전용금의 세부내역 공개를 촉구했다.
<김철민 기자> and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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