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교회 목사)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신문광고에 아버지를 판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그 광고에는 아버지는 지금 노령이
고 몸이 편치 않아서 일금 10만원이면 아버지를 팔겠다고 적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 광고를 바라보고 혀를 끌끌 차며 “세상이 말세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다 늙은 할아버지를 누가 사겠냐”고 쑥덕거렸다.
이 광고를 보고 부모 없는 설움을 지녔던 한 부부가 새벽같이 그 곳으로 달려갔다.대문 앞에서 몸매를 가다듬은 부부는 심호흡을 머금고 초인종을 누른다. 넓은 정원에서 꽃밭에 물을 주고 있던 할아버지가 대문을 열고서는 “어떻게 왔냐”고 물었다.부부는 할아버지를 바라보면서 “신문광고를 보고 달려왔다”고 말하자 할아버지가 웃음을 지
으며 집안으로 안내를 한다.그곳은 아주 부잣집이었다.
“아버지를 파시겠다는 광고를 보고 왔습니다” 젊은 부부는 또박또박 뚜렷하게 이야기를 한다.
할아버지는 빙긋 웃음을 짓더니 “내가 잘 아는 할아버지인데 그 할아버지 몸이 좋지 않아요. 그런 할아버지를 왜 사려고…” 젊은 부부는 모두가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고아처럼 살다 결혼했기 때문에 부모 없는 설움이 늘 가슴에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프거나 집안이 어렵지 않은 가정이라면 누가 아버지를 팔겠다고 광고를 내겠느냐고… 비록 넉넉하게 살아가고 있지는 않지만 적은 가운데서도 아기자기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부부에게도 아버지를 모실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싶어 달려왔다고 하였다.
이들 부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돈을 달라고 한다.젊은 부부는 정성스럽게 가지런히 담은 흰 봉투 하나를 할아버지에게 내어놓는다. 할아버지는 돈 봉투를 받아들고 나서 그 할아버지도 정리할 것이 있어서 그러니 일주일 후에 다시 이곳을 오라고 하였다.일주일 후 젊은 부부는 다시금 그 집을 찾았다. 기다리고 있던 할아버지가 반갑게 맞이하면서 “어서 오게나. 나의 아들과 며느리야” 하면서 “사실 내가 너희에게 팔렸으니 응당 내가 너희들을 따라가야 하겠지만 너희가 이 집으로 식구를 데려오너라”고 한다.깜짝 놀란 부부는 양자를 데려오면 얼마든지 데려올 수 있지만 요즈음 젊은이들이 돈만 알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서 이해가 되었다.
젊은 부부는 “저희에게 아버지로 팔렸으면 저희를 따라 가셔야지요. 비록 저희들은 넉넉하게 살지는 않지만 그곳에는 사랑이 있답니다”라고 고집했다.할아버지는 진정 흐뭇한 마음으로 “너희는 참으로 착한 사람들이다. 너희가 부모를 섬기려 왔으니 진정 내 아들이다. 그러하니 내가 가진 모든 것은 곧 너희 것이며 너희는 나로 인해 남부럽지 않게 살게 될 것이다. 이것은 너희가 가진 아름다운 마음 때문에 복을 불러들인 것이다”
라고 하고는 기뻐하며 자식들의 절을 받았다.아버지는 이들에게 복 있는 길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것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것이다. 재벌의 아들이 술집에 간 것이 좋은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귀하게 키운다는 것은 바르게 키운다는 것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보다 특권이 있음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야 할 곳, 있어야 할 곳을 가릴 줄 아는 자로 키워야 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한다. 특히 어리고 여린 자녀들을 위해서 아버지는 물질적, 정서적, 정신적 울타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것은 자녀들을 가두어 놓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이 자립할 때까지 보호하고 미래를 위해 준비해 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울타리가 싸
고 있는 마당과 가정 안에서 아버지는 자녀들의 좋은 안내자와 친구가 되어주어야 한다.이제 아버지가 어머니와 자녀를 강압적으로 지배하는 시절은 지나갔으며 자녀를 부모의 욕구 실현과 노후 보장의 수단으로 사육하는 시대도 지나갔다.
칼릴 지브란의 말대로 자녀들은 부모의 소유가 아니라 부모들은 자녀들을 쏘는 활이다. 그들은 당신을 통해서 태어났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은 아니다. 당신은 활이 되어 살아있는 화살인 당신의 아들들을 미래로 날려보내야 한다. 그들이 자유롭게, 그리고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시
위를 힘껏 당겨주어야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