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정상화추진위, 14일 회의서 추대…준비위원장에 박양규 전 부회장
“(퇴진조직위 지도부 주축 SF체육회) 이사회를 더이상 신뢰할 수 없다”
SF한인회, ‘비상한 상황의 비상한 조치’ 불가피성 인정 “적극지지” 약속
EB상의 등 타단체들도 호응…SF총영사관, 발언자제 속 내심환영 분위기
신뢰상실 능력부재로 체전준비가 총체적 부실에 빠진 책임을 지고 지난 11일 사퇴한 체전조직위 지도부가 또다시 ‘레드라인’을 넘었다.
미주체전 조직위에서는 사퇴하고 SF체육회에서는 체육회장 이사장 등 지도적 직책을 유지한다는 태도를 보였던 이들은 14일 저녁 SF한인회관에서 열린 ‘체전정상화를 위한 SF지역 체육인들(약칭 정상화추진위)’의 ‘새 조직위원장 및 준비위원장 추대결의’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은 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오클랜드 산마루에서 새 조직위 구성을 위한 범한인단체 회의를 한다는 등 엇길을 걸으려다 이에 응한 단체들이 없어 무산되고 시간만 소모하는 결과를 낳았다.
신동기 이사장의 과도기적 임무수행(새 조직위원장 추대결의, 새 조직위원장에게 조직위 구성권 일임)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던 정상화추진위는 이에 따라 퇴진조직위의 선의와 능력을 더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독자적 회의를 열어 이명무 전 체육회장을 조직위원장으로, 박양규 전 부회장을 준비위원장으로 만장일치 추대했다.
◈이명무 조직위원장, 박양규 준비위원장 추대= 정상화추진위는 이날 발표한 “제14회 전미주 한인 체육대회 조직위원장 추대에 관한 안내말씀”이란 제하의 결의문에서 “▷이들(퇴진조직위 핵심3인방 등)이 새 조직위 구성에 필요한 신속하고도 절차적 정당성을 갖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했으나 ▷조직위 선수선발위원장직에서 사퇴하고 SF체육회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신동기 이사장이 한인사회 여론수렴 등 명분을 앞세워 신속하고도 현실성있는 대안모색을 결과적으로 방해하고 있음을 중시 ▷기존 조직위 지도부의 선의를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우리 체육인들의 의지를 모으고 또한 미주체전 명예대회장이자 우리지역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샌프란시스코지역한인회장 등의 적극협조 약속을 얻어 ▷미주체전 역사상 가장 성공적 대회로 평가받는 제4회 미주체전(1987년) 준비와 진행을 주도했던 이명무 전 SF체육회장 겸 제4회 미주체전 대회장을 제14회 미주체전 조직위원장으로, SF체육회 사무총장과 부회장을 각각 2회 역임하면서 실무능력을 인정받은 박양규 전 부회장을 제14회 미주체전 준비위원장으로 추대키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정상화추진위는 또 “제반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남은 기간동안 최선을 다하여 차질없는 체전준비와 성공적인 체전개최의 결실을 맺도록 노력할 것임을 약속”했다.
◈빅3(축구 야구 농구) 포함 5종목 결의+군소 1-3종목 동의+SF한인회 적극 지지= 이날 정상화추진위 회의에는 지난 8일 조직위+경기단체 연석회의를 주재하며 부실준비 실상(예산 조직 운영 3항목 모두 낙제점)을 확인한 뒤 대안모색 불가피성을 역설하는 등 배짱체전=엉망체전 양상으로 흐르던 국면을 전환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이석찬 SF한인회장이 박영규 부회장 등 한인회장단과 함께 참석해 회의의 무게를 실어줬다.SF한인회는 이날부터 한인회관 내 사무실을 체전조직위 상황실로 제공키로 하는 등 지체없는 지원체제에 들어갔다. 한인회는 또 조직위의 독자적 웹사이트가 개설되기 이전까지 한인회 웹사이트에 링크해 사용토록 하는 한편 상황실 사무기기 등이 구비되기 이전까지 한인회 사무국 비품을 활용토록 배려했다. 정상화추진위 핵심들과 조직위원장으로 추대된 이명무 전 체육회장 등은 14일 밤 회의직후 상황실을 둘러보며 일일상황판 지회별상황판 종목별상황판 등 차질없는 준비를 위한 구수회의를 가지기도 했다.
체육계에서는 축구(이상호) 야구(넬슨 최) 농구(문규만, 퇴진조직위 지도부가 주도했던 SF체육회로부터 지난해 해임통고를 받았으나 이날 정상화추진위 멤버로 복귀) 등 체육회 빅3종목 협회장이 전원 참석했다. 또 05필라체전에서 무더기 금메달을 따내며 중하위권을 맴돌던 SF선수단 막판상승의 기폭제가 됐던 수영협회 서청진 회장이 선수가족 등과 함깨 새크라멘토에서 원정합류했다. 또 탁구협회(회장 강홍구)는 정상화추진위 결의에 따른다는 서면동의서를 팩스전송했고, 외부출장 등 개인사정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사격협회(회장 권혁삼, 지난달 배포된 조직위 직제표에는 권 회장의 동의없이 퇴진조직위 핵심의 친형인 000 김씨로 교체된 것으로 돼 있음)와 검도협회(회장 남석진) 대표들 역시 정상화추진위와 보조를 같이하기로 했다. 태권도협회 심효섭 회장도 마찬가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87체전 당시 자원봉사자로 활약했던 인사들(주로 축구인들)을 비롯한 체육인 15-6명이 회의를 지켜보며 정상화추진위의 결의를 박수로써 환영했다.
나머지 종목 중 상당수는 상설조직이 없이 급조된 체전용 협회 또는 최근 몇달 사이에 해당종목 회장이 바뀌거나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회장으로 앉혀진 경우 등 사실상 실행력이 거의 없다. 또 체육회 이사들 중 상당수는 퇴진조직위 핵심들의 부인 등 가족들이 담당업무가 불분명한 감투를 쓰고 있어 표결용 거수기 이사들이라는 비판과 조소를 들어왔다.
한편 EB한미상의(회장 김용진), 북가주KOWIN(회장 이정순) 등 몇몇 단체들은 물론 상당수 교회들도 새로운 흐름에 동참, 인적 물적 지원에 나설 태세다. 이밖에 퇴진조직위 핵심들을 불신해 후원요청에 응하지 않았던 EB의 한 대형식당체인은 새 조직위가 구성되면 이들을 초청해 만찬을 제공하는 등 적극후원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본보 역시 새 조직위 공식출범과 함께 체전 돕기 캠페인에 나설 계획이다.
◈퇴진조직위 핵심들, 특히 신동기 이사장은 정상화추진위나 한인회 인사들에게 체육회 이사회를 통한 인준절차의 필요성을 전했으나 거듭된 식언과 오락가락 행보 때문에 사실상 거부됐다. 다만, 15일 밤 오클랜드 산마루에서 열리는 체육회 총회에는 이상호 SF축구협회장 등 일부만 참석하기로 했다. 일부에서는 일부 이사들이 15일 총회에서 체육회 정관을 들어 정상화추진위의 새 조직위 구성에 이의를 달아 결과적으로 공전중인 체전준비에 더욱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으나 체육회 지도부의 그간 행적에 비춰 이는 그다지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즉, ‘체육회 지도부=조직위 지도부’였던 터라 체전준비 총체적 부실로 SF체육회 지도부 역시 만신창이가 된데다 이같은 사태를 초래한 주축인사들이 지난해 정관에 따른 체육회장 선거 등 적법절차 없이 임기(06년6월30일)를 마쳤다가 본보의 지적(06년7월1일자) 뒤 부랴부랴 7월5일 소위 반대파 이사들을 대거 배제한 채 부부이사 등 끼리끼리 모인 임시이사회(회장 선거는 총회에서 하게 돼 있어 이 역시 불법)에서 윌리엄 김 씨를 체육회장으로 재추대하는 등 ‘원죄’를 안고있는 문제이사들이기 때문이다. 전혀 비상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납득불가 편법을 쓴 인사들이 정상화추진위가 ‘비상한 상황에서 취한 비상한 조치’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도 처지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베이지역을 방문중인 장정현 재미대한체육회장 등도 15일 회의에 참석한다. 그는 체육회 이사회와 정상화추진위가 합의하고 한인회 등이 적극후원을 약속하는 모양새있는 분위기 속에서 새 조직위원장에 대한 임명장을 전달하기를 바랐으나 이사회의 위신실추가 회복불능 상태인 점 등을 감안해 정상화추진위가 추천한 새 조직위원장을 인정하거나 체전개최권을 회수하거나 양자택일해야 할 입장이다. 정상화추진위는 ‘엉망체전=북가주 한인사회 명예실추’ 등식을 거듭 확인하며 ‘비상한 조치’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는 한편, 재미체육회 지도부가 어정쩡한 입장을 보일 경우 체전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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