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4회 SF체전 성공개최 주역, 이명무 전 SF체육회장
“체육회는 감투 아닌 후세들 위해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당시 대회장이던 제가 1만 달러를 낸 것을 비롯해 조직위원장과 이사들이 체전 개최에 따른 4만 달러의 씨드 머니를 만든 뒤, 한국일보를 중심으로 각 언론들이 적극적인 캠페인에 나서 한인사회에서 모금된 총 12만 달러로 성공적인 대회를 치를 수 있었어요”
미주체전 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기억되고 있는 제4회 SF미주체전(1987)의 주역 이명무(67·샌프란시스코 거주, 사진) 전 SF체육회장은 당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던 주요 동력에 대해 체육회 임원과 조직위 관계자들의 솔선수범, 그리고 이에 수반된 한인언론 및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들었다.
당시 3대 SF체육회장을 맡으며 명망 있고 재력 있는 외부인사를 대회장으로 영입하고자 했으나, 여의치 않아 결국 대회장까지 맡았었던 이명무 전 회장은 “대회 1년 전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 선수들의 숙소, 교통편, 경기장 등의 제반 예약을 대회 5개월 전까지는 모두 완료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전 회장은 특히 현재는 사라지고 없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내 힐튼 호텔에 당시 선수단 숙소를 마련, 이후에도 호평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명우 전 회장은 “체육회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꾸준히 이후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미주체전에 참석해 왔는데,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치른 체전이 역사상 가장 잘 된 체전이라는 말을 줄곧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회 6개월 전에는 기어리(Geary) 선상에 조직위 사무실을 마련해 이사직을 겸임한 당시 각 종목별 협회장 및 조직위 관계자들이 매일 회의를 가지며 점검에 점검을 거듭했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15명의 대학생들을 리더로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3백여명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쓴 유니폼을 입고, 타 지역에서 방문한 선수단의 여러 편의를 도와 큰 호응을 얻었었다고 한다.
그는 “체전을 앞두고 다른 지역 체육회 등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체전이 열릴 수 없다며 갖은 음해와 방해도 있었지만, 당시 조직위 사무총장을 맡고 있던 강승태(현 본보 지사장)씨가 적극적으로 한국일보에 사고를 내고, 이를 기점으로 다른 언론들에서도 도와줘 결국 12만 달러라는 체전 경비를 모을 수 있었다”면서 “1987년 당시에는 베이지역에 지상사도 별반 없었고, 한인업소들도 적어 지원을 요청할 만한 곳이 많이 없었지만 꾸준히 들어왔던 모금 내역을 그때그때 신문사에 보내 보도함으로써 결산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체전을 치른 뒤 후유증 또한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 일부 선수단이 숙소 시설을 파손했으며, 객실 미니 바를 이용한 뒤 계산도 하지않고 가버려 3만여 달러를 이 전 회장 개인 사비로 막아야 했던 일 등 그 뒤로 적지 않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그는 또 경기장과 관련해 “경기장을 빌리려면 선수들의 숫자는 물론 관객 수까지 예상해 보험을 들은 후에야 최종 사인을 해주게 마련”이라며 “체전처럼 큰 행사는 조직위 몇몇 사람들만 갖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전현직 체육회 임원은 물론 타 단체와의 공조를 통해 사람들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현 조직위로부터는 그 어떤 도움 요청도 받은 바 없고, 모든 것이 다 됐다고 하는 데야 딱히 할 말도 없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재정 문제가 가장 어려울 것으로 본다. 하지만 1명이 몇 십만 달러를 내는 것보다 한인 모두가 각자 몇 달러씩 모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그는 끝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시 한번 열리게 되는 미주체전이 잘 되기만을 진심으로 바랄 뿐”이라면서 “체육회는 몇몇 어른들의 감투나 명예를 위해 존재한 것이 아니라, 1.5세 2세들을 위해 존재해 왔기 때문에 그 동안 동포들로부터 꾸준한 지지와 성원을 받아왔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철민 기자> and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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