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계는 항상 부동산이 좋다고 말한다. 요즘은 매물도 많고, 이자도 낮고, 세금 감면 효과가 뛰어나다며 주택매입을 부추긴다. 전국 부동산협회(NRA)가 집 사기 나쁜 때라고 말하는 법은 없다. 내 집을 사는 것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는 길이며, 세금을 줄일 뿐 아니라 쏠쏠한 투자 수익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15년간은 그랬다. 그러나 이젠 그 반대가 올바른 선택일 수 있다.
“집은 제외해서는 안되는 투자 1순위”라고?
지난 2년간 손실로 렌트의 장점 다시 조명
당분간 큰폭 상승 No… “렌트하라”의견 많아
주택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지난 2년간은 주택 매입 대신 아파트나 주택 렌트가 분명 이익이었다. 캘리포니아, 동북부 주, 플로리다, 남서부를 비롯한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최근에 집을 샀다면 렌트한 경우보다 더 비싼 주거비용을 지불했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투자 손실을 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더 비싼 비용으로 거주하고 재산손실도 봤으니 돈을 내다 버린 것과 같다. 이런 모욕적인 소리는 과거 주로 아파트 렌트 거주자들이 듣던 말이었다.
하지만 더 놀랄 일이 있다. 렌트하는 경우보다 주택 매입이 낫다고 말할 만큼 주택 가격이 아직 충분히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전히 높아 집 사는 시점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다.
이사철을 맞아 뉴욕타임스가 주요 메트로 지역의 주택 매입과 렌트를 분석했는데, 최근 렌트가 크게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매입에 따른 제 비용(모기지 페이먼트, 재산세, 중개수수료 등 포함)이 렌트의 경우보다 월등히 비쌌다.
렌트로 살면 될 텐데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집을 매입한다는 것은 가까운 장래에 집값이 멋지게 다시 오를 것이라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 과연 이 베팅은 승산이 있는 것일까.
주택 매입이 렌트보다 이익이 되려면 LA지역의 경우 앞으로 5년간(평균적인 거주 기간) 연평균 5%씩은 집값이 올라줘야 한다. 피닉스, 뉴욕, 라스베가스, 북가주, 플로리다 남부도 마찬가지로 매년 5%는 올라주어야 타산이 맞는다. 보스턴이나 워싱턴 지역은 손익분기점이 4%는 돼야 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집값이 앞으로 과연 이렇게 오를 수 있을까? 어림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집값이 한참 내려와야 렌트와 비교해 타산이 맞을 수 있다. 무디스 economy.com의 수석 경제분석가 마크 잰디는 “집이 다시 확실한 구매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가격이 아직도 한참 더 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로컬 주택 시장이 1~2년 전처럼 오버 밸류 되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전혀 바이어에 우호적이 아니라고 본다. 주택 시장이 아직도 허약한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며 대다수 바이어들이 아직 집이 싸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한다.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집 사기 좋은 때라는 부동산 업자들의 변함없는 나팔소리를 믿을 수 없는 중요한 두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역사가 말해준다. 1980년대 긴 주택가격 상승이 있은 뒤 긴 슬럼프가 뒤 따랐다. 뉴욕 일원의 경우 89년 초 피크에 다다른 뒤 이후 3년간 9% 하락했다. 인플레를 감안하면 실제 하락폭은 더 컸다. 98년이 돼서야 이전 최고가가 회복됐다.
2000-05년사이의 붐은 80년대 붐보다 더 컸으며, 아직 집값 하락은 소폭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집값이 앞으로 매년 5%씩, 나아가 지난 붐 5년처럼 또다시 28%나 급등할 것이라고 상상한다면 무리일 것이다.
두 번째, 주택 매입이 어느 때보다 좋아졌다는 주장이 과연 사실일까. 이런 주장은 부동산 업자, 모기지 브로커, 주택 건설업체 등 매매가 이뤄지면 덕을 보는 사람들이 강조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집을 사면 모기지 페이먼트에 더해 재산세를 내야 한다. 렌트로 살면 렌트에 재산세가 포함돼 있어 낼 필요가 없다. 바이어는 수천달러가 넘는 클로징 코스트를 내야 하는데 렌트 살면 클로징 코스트와 다운페이를 안내도 되고 그 돈으로 주식에 투자하면 더 나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리고 그 유명한 ‘모기지 이자 세금 혜택’도 금융비용을 어느 정도 줄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비용을 완전 없애주지는 않는다. 렌트 살면 아예 그런 비용은 발생하지도 않는다.
주택경기가 내려앉으면서 집을 사는 대신 렌트로 사는 경우도 늘고 있다. 주택 매입 대신 렌트로 살면 그 돈으로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2년전 워싱턴에서 마이애미로 이사간 한 젊은 부부는 바로 집을 사지 않고 아파트로 들어갔다. 작년 6월에야 51만달러를 주고 집을 샀다. 만약 그 집을 이사 가자마자 샀더라면 62만달러는 지불했어야 했다. 기다리길 잘 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 10년은 살 집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이 부부는 말한다.
재정적인 측면 외에 매입이 렌트보다 좋은 점은 분명 있다. 그러나 지난 붐 기간 동안 주택 판매는 과했다. 그 당시 모두들 집은 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주택가격이 최고를 쳤던 지난 2005년 당시 부동산협회 수석 경제분석가인 데이빗 리리는 “부동산 붐을 놓치겠습니까? 라고 설레발을 쳤다.
도저히 빼먹어서는 안 되는 투자물이란 주장은 그 때도 틀렸고 지금도 잘못이다. LA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만약 지금 집을 산다면 최소한 5~6년은 살아야 수지가 맞을 것이라고 말한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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