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발생한 버지니아텍 총기 사건은 33명의 사망자와 수많은 부상자를 낸 미국 대학 사상 최악의 총격사건으로 기록 되었다. 이 사건은 소식을 접한 우리 모두를 당황스럽고 놀라게 했으며 무엇보다 죄 없이 희생당한 어린 학생들과 교수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 모두에게 상상할 수 없는 비극과 슬픔을 가져다 주었다. 특히 용의자가 영주권자인 1.5세 교포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사건은 우리 한인 사회의 커다란 이슈로 다가 오게 되었다.
나와 이야기를 나눈 USC의 몇몇 학생들은 무엇보다 무고한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더불어 미국의 총기 소유권에 관련된 이슈, 또한 한 개인의 우울증과 문제들이 가져 올 수 있는 엄청난 비극 앞에 당황스러워하며 놀람을 금치 못하고 있다. ‘사건을 일으킨 한 개인에 집중하기보다 그의 국적을 강조하는 보도가 맘에 거슬리며 그로 인해 학교 안에서 한국 학생들에게 향해질 시선들이 우려가 된다.’ ‘그 동안 미국 사회에서 한국인들이 쌓아온 국가적 위상과 신뢰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당장 수업시간에 함께하는 다른 학급의 친구들과의 관계들이 어색해질 것 같다’ 등과 같은 의견도 있었다.
나 또한 자녀를 대학에 보낸 학부모의 입장에서 USC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해 어떤 조치들이 이뤄지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USC에서는 지난 몇 년간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나 폭동 등에 대비해 ‘재난 대책 계획(Crisis Response Plan)’을 세워 학생들에게는 이메일을 보내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한편 기숙사의 Resident Advisor나 Emergency Phone Tree (특별 전화 연락망)설치했으며 이같은 플랜을 지난 몇 년간 캠퍼스 내의 각 건물들에서 연습 중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USC 당국의 학생 담당과에서는 USC 종교센터와 상담센터를 통해 사고가 난 버지니아 블랙스버그에서 온 학생들과 버지니아 텍을 졸업한 학생들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한인 학생들에게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한인 학생들이 나타낸 우려와 학부모들이 걱정 할 수 있는 한국 학생들을 겨냥한 ‘인종적인 갈등의 가능성’에 대한 USC 의 샘플 총장실의 반응은 아래와 같다.
‘USC는 학생들에게 Civility(정중함)와 Tolerace(관용)를 배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은 100 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온 다양한 학생들로 구성된 세계적으로 가장 다원화된 대학 중 하나이며 미국 내에서도 가장 많은 외국인 학생이 등록한 대학입니다. 그러므로 인내와 이해심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샘플 총장실의 반응처럼 USC 캠퍼스 안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생긴 한인 학생들에 대한 거부반응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그러한 인종적 거부반응은 이곳 USC에서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샘플 총장의 ‘윤리강령(Code of ethics)’에 분명하게 게재되어있다.
USC의 부총장들을 비롯한 많은 직원들과의 대화를 나누며 느낀 것은 USC 및 미주 각 대학의 전체적 분위기는 버지니아 텍의 희생자들과 그들 가족들의 슬픔에 더욱 맞춰져 있으며 그들에게 진심어린 애도와 격려의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류 미디어들의 보도에서 범인의 한국 국적이 되풀이 되는 것은 미디어 특유의 경쟁 보도일뿐 미국 내 대학 캠퍼스들의 주요 관심은 희생자와 희생자 가족이라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 사건이 우리 한인 커뮤니티에서 더욱 크게 부각되는 이유는 많은 이민가정과 미국에서 자란 1.5세 2세 자녀들에게 잠재되어 있을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한 많은 관심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 USC한인 학생의 반응을 전해드리고 싶다. “이번 사건은 그 동안 우리 한인 이민 사회의 구성원들이 애써 외면하려했던 가장 큰 문제가 터진 것입니다. 경제적 지원만이 전부라고 여기셨던 이민 1세 부모님들이 더 이상 자녀들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것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사회적, 문화적 차이로 인해 억눌려 있는 1.5세와 2세들에게 더욱 많은 관심과 사랑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케이 송 USC 부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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