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환자 중에 9세의 백인 소년인 Jeffrey는 공부도 잘하고 머리도 뛰어나고 한 번 읽거나 들은 것은 글자 한자 틀리지 않고 다 외우는 정도의 비상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교성이 없어 다른 아이들과 같이 어울리지 않고, 의사 소통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흥미를 가진 우주와 별에 관한 지식은 엄청나서 전문가 수준으로, 그에 관한 것을 아주 유창하고 조리있게 얘기하는 반면에, 타인의 언어를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고, 특히 다른 아이들이 장난으로 하는 말이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하고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곤 하여 때로는 다른 아이들과 다투거나 놀림감이 되는 적이 많았습니다. 음성은 감정의 표현이 섞인 높낮음이 없는 로봇같이 단조로운 톤으로 마치 성인이 말하는 것을 앵무새가 따라하는 것 같았습니다. 말을 할 때 타인의 눈을 보지 않아서 선생님의 지적을 받은 적이 많았고, 얼굴 표정이 거의 없고,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해 지속적으로 손가락을 움직이거나, 손과 팔을 비트는 동작을 그침없이 지속했습니다. 동작은 항상 굼뜨고 느렸으며, 걸음걸이도 이상해 보였습니다. 규칙적인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참지 못해, 학교에서 예정했던 field trip이 사정상 연기되자 학급에서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어 학교 심리 상담가와의 면담후에 소아정신과 의사의 진료를 받고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진단되었으며 언어 치료 및 인지 행동 치료를 받던 중에 협조 치료를 위해 필자의 클리닉으로 의뢰되어 왔습니다. 진찰 결과 사고(thought) 및 인지(cognition)를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과 감각을 담당하는 두정엽(parietal lobe)의 기능, 그리고 평형(balance) 및 협조 운동(coordination)을 담당하는 소뇌(cerebellum)의 기능이 저하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따른 특정 뇌부위를 자극하여 그 기능을 강화시키는 뇌신경 자극 치료와 뇌자극 운동을 시작하였고, 뇌신경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필수 영양 보충제를 복용시키고,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 검사를 통해 부족한 신경 전달 물질을 보충해 주었고, 주기적인 chiropractic 치료로 뇌 및 척추 신경계를 자극하였습니다. 치료 3개월째부터 증상히 호전되기 시작하여 타인과의 의사 소통이 조금씩 원활해지고, 타인의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였고, 굼뜬 동작과 운동 능력이 현저하게 호전되었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비교적 최근에 널리 알려진 질환으로 위에 기술한 증상과 같이 대인관계 및 의사소통에 특히 심한 장애를 보이는 신경 발달 장애의 하나입니다. 흔히 자폐증(Autism)의 가장 경한 형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폐증 범주 질환(Autism Spectrum Disorder)으로 간주됩니다. 대개 지능은 정상이거나 매우 높으며, 특정한 것이나 대상에 편집적으로 집착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특정 분야에는 전문가적인 지식을 가지기도 하며, 자기가 관심있는 것만을 남의 반응에는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일방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규칙적인 일상이나 관습에서 벗어나는 것을 용납할 수 있는 융통성이 결여되어 있어,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분노가 폭발하기도 합니다. 자연적으로 대인 관계에 심한 어려움이 있어 항상 외톨이이거나 주변에서 “괴짜”나 “이상한 아이”로 취급을 받습니다. 원인은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유전적 요소가 있으며 뇌 구조와 기능의 이상에 의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따라서 자녀가 학교에서 문제가 있으며 친구들을 사귀지 못하고 위에 열거한 증상들이 의심되면 조기에 전문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의 증상들은 뇌의 성장이 완료되기 전에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으며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발견이 늦어지거나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아동의 학습, 행동, 대인관계 형성이 지연되거나 심한 장애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kisoohan1965@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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