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영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사이에 영국의 부동산 가격이 세배 가량 오르면서 55~64세 연령대 재산은 5만파운드에서 14만9,500파운드로 세배 정도 늘었고, 반면 25~34세의 신세대의 재산은 3,000파운드에서 950파운드로 오히려 감소했다.
또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도 집값이 수직 상승함에 따라 중년층은 앉아서 몇만 파운드씩 번 반면 젊은층은 집을 사는데 쩔쩔매거나 혹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아예 불가능하게 여긴다고 보도했는데, 런던에서는 첫 집장만을 하려면 연평균 봉급이 2만3,000파운드보다 10배나 많은 23만2,000파운드는 있어야 한다고 하니 이해가 간다.
그런 현상은 이곳 미국에서도 다를 바 없다. 지난 10여년 가까이 미국의 주택가격이 폭등하면서 기존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던 40~60대의 재산은 1998년부터 2007년 사이에 2~3배 이상 껑충 뛴 반면 30대 이하의 세대들은 거의 무주택자인 경우이기에 오히려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에서의 ‘주택’은 지난 10여년간의 집값 폭등시기를 통해 세대간의 빈부차를 더욱 심하게 확대시켜 놓는 역할을 주도한 셈이 되었고 앞으로도 주택문제는 중년층과 젊은층 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더욱 심하게 갈라놓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세계은행이 최근 3월13일에 밝힌 ‘2007 세계 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 보고서에서 현재 세계 인구는 65억명, 23년 후인 2030년에는 80억명으로 늘어날 것을 예상했으며, 인구 증가의 대부분은 개도국에서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면서, 개발도상국의 소득이 ‘세계화’(globalization)를 통해 증가되고, 또 선진국과의 소득 격차도 줄어들어 국가간의 빈부차 문제가 잘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것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본 것일 뿐, 세부적인 면을 보면 난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왜냐하면 세계화에 따라 싼 임금의 개도국에서 상품이 집중적으로 제조되어 선진국으로 대량 수출되면 개도국 자체로는 소득이 늘어나지만, 소득 재분배의 문제 해결 없이는 개도국조차 국민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이 밝힌 자료만 보더라도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이 개도국으로서의 경제성장과 소득증대로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996년 80달러에서 2005년 230달러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내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누가 봐도 심각한 현상으로 부각되어 있으며, 더구나 세계화에 따른 숙련 노동자의 수요가 각 나라마다 급증하는 반면, 비숙련 노동자는 괄시 대상이 되어 빈부의 차로 이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개도국 내의 문제로만 끝나는 것도 아니다.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빈부의 차이는 심화되고 있는데, 개도국에서 집중적으로 늘어난 인구, 즉 숙련노동자는 물론 비숙련노동자들까지 상당수가 ‘세계화’로 인한 ‘인구이동’의 물줄기를 타고 미국이나 기타 선진국으로 유입되는 바람에 미국 전체의 소득 증가는 늘어나나 편중된 연령층의 급속한 증가로 인해 지역 사회의 불균형한 문제점들은 확대일로에 놓이게 된다.
주택분야만 보아도 대도시에서는 ‘주택 부족’의 문제에 부닥치게 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 내의 주택가격을 폭등시키게 하는 요소가 되며, 결국엔 기존 주택 소유주들과 비소유주들 간에, 또는 중년층들과 젊은층들 간에, 지방과 대도시간에 빈부격차를 더욱 크게 벌어지게 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세계화’ 반대론자들이 시장개방과 경제통합으로 대표되는 ‘세계화’에 극구 반대하는 이유 역시 국가와 국가 간의 문제는 물론, 각 국가 자체 내의 ‘지역별-연령별-직업별’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는 때문일 공산이 크다.
아무튼 요즘엔 견공들의 빈부격차도 심해져 있어 어느 개는 입맛대로 골라먹는 건강음식에 비싼 장식 옷을 입고 아늑한 집안의 침대위에서 잠을 즐기지만, 어느 개는 집밖 뒷마당 추위 속에서 굶주리며 밤을 새워야 하는 개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점차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졸필의 부동산 칼럼을 오랫동안 애독하고 사랑해주신 독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부디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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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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