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가톨릭 신자는 물론 비 신앙인들에게도 기념이 될 만한 조각 작품이 워싱턴 대성당(Basilica of the National Shrine of the Immaculate Conception)에 세워진다.
한복차림의 성모와 한국 순교자들의 모습을 담은 이 부조상은 워싱턴 대성당 입구 양쪽 벽면에 설치되는데. 오는 9월22일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기념식 하루 전날인 21일은 2003년 ‘한인 가톨릭의 날’로 선포된 바 있다.
한국 성모 부조상 건립 프로젝트는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가 한인 미주이민 100주년이던 해인 2003년 워싱턴 대성당 내 건립을 승인하면서 모금운동이 본격 시작됐으며 6월 경 이탈리아에서 완성돼 워싱턴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너비 3.3미터, 높이 2.3미터의 부조상은 성당 내 조각 작품 중 두 번째로 큰 것으로, 한미 교회간 이정표가 되는 상징물로 사랑을 받을 전망이다.
성모상 건립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워싱턴 대교구의 이덕효 신부(조지타운 에피파티 성당 주임·건립 준비위원장)는 “미국을 대표하는 성당에 한국을 대표하는 신앙과 문화, 역사가 담긴 작품이 세워진다는 것은 모든 한인이 축하할 일”이라며 “봉헌식은 6,000여명이 참여하는 뜻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건립을 추진할 당시 40만달러의 예산으로 모자이크 작품을 세우려 했으나 계획이 변경돼 부조상으로 결정됐고 공사비는 100만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 됐다.
이 신부는 “현재 필요한 비용의 50% 정도가 모금된 상태”라며 “뜻있는 한인들의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건립추진위원회는 4월 14일 ‘요한 바오로 2세 문화센터’에서 300여명을 초청, 만찬을 개최할 예정이며 5월 말경에는 골프대회도 열린다.
이 신부는 “어떤 할머니는 적은 액수였지만 성금을 손에 꼭 쥐어주기도 했고 또 어떤 분은 푼돈을 모아 1,000달러씩 세 번에 걸쳐 기부하는 등 정성껏 모금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알려지지 않은 일화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가톨릭대와 마운트 세인트 메리대에서 공부를 하고 로마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덕효 바오로 신부는 79년 도미, 83년 사제서품을 받았으며 일년 반 전부터 DC 조지타운에 위치한 에피파니(주님의 공현) 성당 주임 신부로 있다.
이 성당은 이 신부가 부임하면서부터 영어 외에 한국어로도 미사를 드리고 있으며 불란서어, 리투아니아어 미사도 거행되고 있다.
====워싱턴 대성당은
1900년대 초부터 공사가 시작돼 아직 공식적으로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 있는 워싱턴 대성당은 미국 가톨릭을 대표하는 성전(400 Michigan Ave. NE). DC에 있는 기념탑과 국회의사당 모습을 본 따 지어진 성전은 미적 가치 외에 가톨릭 교세가 크지 않던 시절에 가난한 신자들이 힘을 모아 건립해 더욱 의미가 크다. 로마네스크, 비잔틴, 고딕 등 다양한 양식이 도입됐고 6대륙에서 기둥을 가져오는 등 동서양의 문화와 신앙이 조화를 이뤘다는 전문가들의 평을 듣고 있다.
성모상도 유럽 각국과 아프리카, 남미 등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을 대표하는 독특한 작품들이 내부에 설치돼 있는데 한국 작품은 예수님과 성모가 있는 ‘가나안 혼인잔치 부조상’에 전통 물항아리를 조각하는 등 한 눈에 우리 것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덕효 신부의 말을 빌자면 “한국교회가 받은 신앙 선물을 미국교회와 나누는 일이며 한인 가톨릭 공동체의 위상과 우리의 독특한 순교 영성을 미국에 뿌리 내리는 귀중한 유산”이다.
‘순교로 지킨 신앙, 선교로 꽃피우자‘는 주제로 열리는 부조상 봉헌식에는 북미주한인사목사제협의회 관계자 등 한미 양국 가톨릭계 대표자들이 다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금 참여는 전화(202)965-1610 이덕효 신부)나 이메일(miodio@rcn.com)로 하면 된다.
주소 ATTN: NACOPKM 1230 N. San Fernando Rd., #202, Los Angeles, CA 90065
<이병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