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연 몇점 부모인가”
15일 오후 6시 벨몬트 아시안인덜지 부페
이웃이나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대부분의 공통된 점은 교육을 위하여 이곳으로 이민을 온 경우가 많다. 부모들의 세대나 혹은 나의 세대들도 미국은 그저 잘 사는 나라가 아니라 희망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옥같은 입시경쟁에서 시달리는 한국의
학생들에 비하면 이 곳은 그래도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재원의 신분으로 이곳으로 와서 몇년간 자식들을 이곳 학교에 보내다 보면 부모들은 체류기간이 끝나 귀국을 해야 하는데 자녀들은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만나게 된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갈등을 하고 자녀분들 때문에 엉겹결에 이곳에 눌러앉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천국같다는 이곳도 청소년들에게는 어떤 면에서 전쟁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손쉽게 대하는 마약의 유혹과 나쁜 친구들과의 만남 혹은 자유로운 남녀 관계에 있어서 10대의 성의 유혹, 그런 사각지대에 자녀들을 놓고 내 자식들은 나의 희망대로 다 잘 지내고 있기만 바라고 또한 그러리라고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 부모 세대들은 매일 새벽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일터로 가고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또한 그들의 문화의 흐름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비늘이 하나씩 떨어져 나가듯 그들의 사고도 나의 보호안에서 하나씩 멀어져가기만 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17마일 바닷가에 앉아 따사로운 햇볕을 즐기고 있었던 날이었다. 파도는 밀려와 바위를 치고 바람은 저 하늘에서부터 불어와 바다를 건너 이곳 17마일까지 내려와 머리결을 기분좋게 흔들고 지나가고 있었다. 너무도 완벽하게 아름다운 그런 날이었다.
더구나 그 날은 중국 연변에서 오신 고모님을 모시고 바닷가 테이블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군것질을 하던 중이었고 바닷가에 서식하는 배부른 다람쥐까지 나란히 내 곁에 앉아 앙증스럽게 나의 군것질을 나누어먹던 그런 시간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런 다람쥐가 그저 하나의 인간에게 길들여진 측은한 다람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때까지는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내 옆에서 평화롭게 군것질을 하던 다람쥐들이 쏜살같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그 많던 다람쥐들이 별안간에 사라져버린 이유를 몰라 두리번거리던 내게 하나의 이상한 광경이 포착이 된 것이다. 커다란 다람쥐 한마리가 바위 위에 두 발로 서서 두 손을 흔들면서 이상한 비명소리를? 질러대는 것이었다. 다람쥐의 소리를 들어본 것도 내 생전에 처음이지만 그것은 단순한 비명이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 생활을 하는데 위험이 닥쳤을 때 내지르는 하나의 암호이기도 한 것이었음을 나는 눈치를 챌 수가 있었다. 곧 이어 나타나는 한마리의 개를 보고 다들 바위 밑으로 숨으라고 한마리의 대장 다람쥐는 그렇게 애타게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을….
그러나 그 이후에 내가 본 광경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동물의 세계란 얼마나 오묘하고 신비로운지…. 그 광경은 어느 작은 다람쥐가 질서를 무시하고 숨으라는 대장 다람쥐의 명령을 무시하고 바위 위에 두 발로 올라서서 이리저리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개가 나타나는 것을 모르는지 아는지. 그러자 바위 위에 올라서서 비명을 질러대던 대장 다람쥐는 쏜살같이 작은 다람쥐에게 쫓아가서 한 손으로 얼굴을 후려치는 것이 아닌가. 엉겹결에 뺨을 맞은 작은 다람쥐는 곧 바위 밑으로 사라졌고 대장 다람쥐는 개가 사라질 때까지 바위 위에서 소리를 계속 지르고 있는 것이었다.
이 하나의 풍경은 내게 참으로 많은 경이감을 주었다. 하나의 미물인 다람쥐에게도 그런 보호 본능을 부여하신 창조주의 배려에 놀래기도 했고 그러나 가장 놀라운 것은 나를 던져 남을 보호해야 한다는 그런 희생정신이 하물며 미물인 그들에게도 있다는 것이다.
3월에 있을 청소년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내 가슴에 늘 있는 이 장면이 떠오른 것은 호기심 많은 자녀분들이 때로는 그것이 위험한 것인지 알면서도 그 작은 다람쥐처럼 고개를 내밀고 기웃거리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가서 얼굴이라도 때려주는 대장 다람쥐가 늘 주위에 있어 그들을 보살펴주지 못하는 것이 현재 이민 교포 부모님들의 현재의 주소. 호기심 많고 유혹에 약한 많은 청소년들이 제대로 잘 성장할수 있도록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것인가 생각케 한다.
엘리자벳 김(북가주 경영학교 총동문회장)
북가주 경영학교 동문회에서는 본보 특별후원으로 2007년도 상반기 경영학교 동문회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초청강사 최재동 원장은 UC버클리와 USF대학원을 졸업하고 아시안 갱문제 치료사와 약물중독 치료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동서 상담 치료 연구원을 운영중입니다. 또한 대학에 재학중인 제임스 이군의 현장 경험발표도 있게 됩니다.
일시 : 2007년 3월15일 (목) 오후 6시
장소 : 벨몬트 인덜지 부페 별실 / (650)596-9988
1000 El Camino Real, Belmont, CA 94002
강사 : 최재동 동서 상담 치료원 원장
회비 : 1인당 $10 /디너포함 (부모와 동행하는 청소년은 무료)
예약 : 엘리자벳 김 회장 925-202-1035, 이선자 부회장 510-381-1431
유창수 디렉터 510-406-5728
주최 : 북가주 경영학교 동문회 (총회장 엘리자벳 김)
특별후원 : 한국일보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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