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생을 역전시키는데 혹시 도움이 될지도 모를 조언 한 가지. 상대적으로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로토번호 조합은 어떤 것일까. 당첨금 대박에 가장 필수적인 것은 동반 당첨자가 없거나 적어야 한다는 점이다.
카를 보쉬라는 독일 수학자가 어느 토요일에 팔린 독일로토(1에서 49까지 숫자중 6개를 선택하는) 700만장의 번호조합을 분석해 봤다. 그랬더니 19, 9, 7, 17, 10, 11이 가장 많이 등장한 숫자였고 36, 43, 35, 29, 44, 42는 구매자들이 가장 적게 선택한 숫자로 나타났다. 30을 기준으로 두 부류의 숫자가 갈리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일과 같은 숫자를 선호한 때문인 것 같다고 보쉬는 풀이했다. 그렇다고 당첨금을 늘리려 30이상의 숫자만으로 로토를 조합하면 당첨된다 해도 큰 재미를 못 볼지 모른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고 그만큼 당첨자가 여러명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신만의 로토배열을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보쉬는 직선 혹은 대각선 같은 일정유형을 피하고 숫자를 잘 혼합해야 하며 숫자간의 균형은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서 로토를 살 때 다른 많은 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하게 될 위험을 피하는 방법에 대한 결론이 나온다. 그것은 “아예 아무 생각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질서와 혼돈의 혼합은 우연에 기댈 때 가장 잘 이뤄진다.
캘리포니아에 로토열풍이 불고 있다. ‘메가 밀리언스’는 지난주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3억4,000만달러까지 뛰었으며 ‘수퍼로토’ 또한 당첨자가 없어 상금이 5,7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한방에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구미가 당기는 액수가 아닐 수 없다.
캘리포니아에 로토가 도입된 것이 지난 1984년이니 벌써 23년째이다. 수익금의 34% 이상을 교육기금으로 사용하는 부분적 공익성에도 불구하고 사행성 때문에 비판의 도마에 올랐던 것도 사실이다. 1530년대에 이탈리아 피렌체 지방에서 처음 등장한 로토의 뜻은 ‘행운’이다. 비판적 시각 속에서도 수많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그 행운을 쫓고 있으며 그래서 당첨자가 나오지 않을 때마다 상금은 메뚜기 뛰듯 솟아 오른다.
‘메가 밀리언스’와 ‘수퍼로토’는 어느 도박보다도 당첨 확률이 낮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여기에 ‘올인’하기보다 “되면 대단히 좋고 안 돼도 그만”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로토를 구입한다. 많이 배우고 못배우고의 차이는 없다.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수학과 통계학, 심리학을 가르치고 공부하는 교수들과 학생들을 상대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확률이론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이들조차 이길 확률이 높고 상금이 적은 도박보다는 확률은 대단히 낮지만 상금이 훨씬 큰 쪽을 선택하는 불합리한 행태를 보였다. 이것이 평균적인 인간심리다. 더군다나 로토는 큰 금전적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닌가.
로토에 목숨을 건다면 확률론으로 볼 때 어리석은 일이다. 하지만 적은 액수로 혼자 혹은 동료들과 함께 구입한 로토는 잠시나마 환상의 즐거움을 안겨 준다. 번호를 고르고 났을 때 괜히 당첨될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이런저런 상상에 빠져 보게도 된다. 그 환상만으로도 몇달러의 투자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한 한인부부는 로토에 당첨됐을 경우 생길 수도 있는 갈등에 대비, 배분에 관해 명확히 합의를 해 놓고 있다고 했다. ‘만사 불여튼튼형’의 부부가 아닐 수 없다. 그런가 하면 로토 당첨금 분배를 놓고 얘기를 나누다 엉뚱하게 큰 다툼으로까지 번졌다는 ‘산불형’부부도 있다. 아직 끓이지도 않은 숭늉을 누가 마시느냐를 놓고 우물가에서 다투는 형국 같지만 ‘꿈은 이뤄진다’는 믿음은 강한 커플들이 아닐 수 없다.
누군가 “사랑은 환상의 아들이요 환멸의 아버지”라고 했다. 이렇게 바꿔 보면 어떨까. “로토, 적당히 하면 환상의 아들이요 지나치면 환멸의 아버지”라고. 이번 주 수많은 한인들이 대박의 행운을 꿈꾸며 지갑을 열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당신이 당첨의 행운을 거머쥘 확률보다는 당첨되면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놓고 부부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다. 어쨌든 Good Luck!
yoonscho@koreatimes.com
조윤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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