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정상화를 위하여 지속적 노력”
SF축구협회, 07미주체전 앞두고 대승적 결단
다른 단체 합류할 듯…윌리엄 김 조직위원장엔 ‘부담되는 낭보’
일반 교민들은 물론 체육인들도 그렇게 시큰둥한 반응들인데. 열리기는 열리는 건가? 6월말-7월초로 예정된 제14회 전미주한인체육대회(미주체전)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섞인, 또다른 일각에서는 약간의 비아냥섞인 말들이 오갔다. 지난해 초 불거져 아직 풀리지 않은 소위 ‘체육회의 매듭’ 때문이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윌리엄 김의 매듭’이었다.
미봉에 그친 공금의혹과 설상가상 탈법적 체육회장 추대 등 일련의 파문이 이어지면서 SF체육회에 대한 인식은 극도로 악화됐고, 이는 미주체전에 대한 냉소적 무관심을 초래했다.예정된 미주체전 개막일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북가주 한인사회에서 이렇다할 체전 분위기가 ‘뜨지 않는 이유’ 또한 거기에 있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그 과정에서 ‘윌리엄발 연쇄 문제발언’이 체육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등마저 돌리게 해 체전은 열리기도 어렵거니와 설사 열린다 하더라도 우리들의 잔치가 아닌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SF축구협회, “체전성공 위해 협조, 체육회사태 해결 위해 노력” 입장정리= 이른바 체육회 사태 와중에서 윌리엄 김 회장 등 체육회 집행부와 대척점에 서 있었던 SF축구협회가 중대결단을 내렸다. 요약하면 “미주체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체육회사태의 앙금을 일단 제쳐두고 적극 협조한다”는 것이다. 사실 축구협회는 지난해 말 집행부 교체를 전후한 시점부터 다각적인 여론수렴을 거쳐 지혜로운 해법을 모색해왔다. 여기에서 도출된 결론은 “체육회사태가 선수들의 출전기회를 박탈하는 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이 결론의 대전제는 “축구협회의 이같은 방침이 체육회사태, 보다 구체적으로는 윌리엄 김 조직위원장 개인에 대한 협회차원의 추인으로 귀결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석돼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이상호 신임회장-백종만 수석부회장-구세홍 사무총장 등 집행부 라인업은 조행훈 전 회장-최원 고문 등 체육회사태 당시 축구협회 입장을 대변했던 중심인사들을 개별적 집단적으로 만나 수차례 회의를 거듭하면서 축구협회의 공식입장 조율에 진력하는 한편 김현철 일맥감독 겸 주장을 SF축구팀 감독으로 내정, 선수선발 준비를 맡기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윌리엄 김 조직위원장 등이 축구협회의 입장을 아전인수격으로 왜곡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으나 “올림픽 기간에는 전쟁도 중단한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울 수 없다”는 등 대승적 결단으로 정리됐다. 1일 밤 SF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임시회의에서도 이같은 입장이 다시금 확인됐다.
◇축구협회 결단의 파장 및 조직위에 남겨진 숙제= 축구협회의 결단은 그동안 미온적 관망 내지 반대 입장을 보여온 다른 경기단체에 명분있는 참가 및 협조의 길을 터줌으로써, 갈길 바쁜 조직
위에 숨통을 트여줄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조건부 참가, 한시적 협조로 봐야 마땅하다.
윌리엄 김 조직위원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숙제답게 풀려야 한다는 건 움직일 수 없는 전제다. 따라서 그가 이를 자신에 대한 지지로 곡해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럴 경우 그는 체전 뒤-특히, 체전이 전반적으로 성공적 평가를 받지 못할 경우-끝나지 않은 공공의혹과 정관위반 회장연임 등 이미 쌓여있는 것만 해도 벅차보이는 문제더미에다 축구협회 등이 반대의 명분이 있음에도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해줬는데도 성공개최를 하지 못했다는 책임까지 떠안아야 하는 등 더욱 불행한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경기단체들까지 축구협회의 행로를 따른다면, 그로서는 모모단체의 비협조를 핑계로 체전실패의 원인을 돌릴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의 책무는 우선 체전의 성공적 개최이고, 다음으로 미결과제의 뒤끝없는 해결일 수밖에 없다.
◇체육회사태란= 두드러진 쟁점으로만 보면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지난해 1월 체육회 이사회에서 공식의제로 채택된 공금의혹이다. 그 핵심은 주로 교민후원금 등으로 조성된 11만달러 안팎 체육회공금(그중 90%이상이 2005년 필라델피아 체전예산)이 투명한 예산집행과 결산보고 없이 의뭉스럽게 처리됐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윌리엄 김 당시 체육회장의 명쾌한 해명이 요구됐으나 김 당시 회장은 답변을 거듭할수록 의혹을 부풀리는 식의 태도로 결국 체육회가 반분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 문제는 두달가량 줄다리기끝에 지난해 3월16일 참석권도 투표권도 없는 무자격 인사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시총회에서 집행부가 재적대의원 숫자조차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채 규명파들이 대거 퇴장한 상태에서 투표로 미봉됐다.
또 하나는 윌리엄 김 씨의 회장 재추대 문제다. 그가 공금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제13대 회장 재임기간은 체육회 정관상 2004년 7월1일부터 2006년 6월30일까지였고, 임기만료일부터 60일 이전에 소정의 절차에 따라 14대 회장을 선임했어야 하는데도, 무슨 까닭인지 그는 이를 그냥 넘겼다.
그러다 본보가 지난해 7월1일자에서 후임회장 선출 없이 체육회장 임기만료 기사를 내보낸 뒤인 7월5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그가 만장일치로 14대 회장으로 재추대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공금의혹 파동을 겪고서도 정관을 무시하고 임기를 넘겨버린 부주의 무신경 무책임 자체만 해도 문제가 되기에 충분했고, 임시이사회에는 회장선출권한이 없다는 것 또한 문제가 됐다. 더욱이 임시이사회 출석자 중 상당수는 영입이사로서 이미 6월30일로 임기가 끝난 사람들이 많았고 그 임기에 구애받지 않는 상당수 경기단체장(당연직 이사)들은 정작 그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사실조차 몰랐다. 때문에 이는 자격을 잃은 이사들에 의한 탈법적 회장추대라는 비판을 받았다.
각자 처한 입장에 따라 관점이 다를 수 있는 두 쟁점을 제쳐놓고, 본질적 측면에서 체육회사태를 살핀다면 이는 좋게 말해 ‘신뢰의 부재’ 극단적으로 말하면 ‘불신의 극치’로 규정할 수 있다. 에두를 것 없이 그 원인의 시발점은 윌리엄 김 조직위원장이다. 신뢰를 담보할만한 언행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 첫째요, 과오 또는 과오로 비쳐질만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진솔한 태도로 문제해결에 나섰다면 신뢰의 위기가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았을 것임에도 그는 금방 드러날 부인과 변명에 의존하는가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소송위협이나 악의적 유언비어 유포 등 결과적 자해행위를 거듭함으로써 사태를 더욱 꼬이게 했다. 따라서 그가 축구협회 등의 ‘선의의 협조’마저 왜곡한다면 이번 체전은 그에게 또하나의 족쇄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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