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공동주최 3인대표 인사말
▷강승태 SF한국일보 지사장=북가주 독서왕 선발대회에 많이 관심을 보여주시고 응모를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입상자들께 축하드린다. 요즘 책을 읽으려면 안경을 써야 하는데 이럴 때마다 눈 좀 좋았을 때 책 좀 더 읽을 걸, 하고 후회를 한다. 다음에 더 좋은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이석찬 SF한인회장=한국일보에서 (독서왕 선발대회를)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을 때, 이렇게 좋은 일에 같이 할 수 있게 돼서 대단히 기뻤다. 독서라는 게 마음의 양식이고 지식의 창이다. 학생들에게는 작문실력도 늘고 대화의 폭도 넓어지고, 어른들에게는 마음의 휴식처가 된다. 우리 한인회에서도 이런 기회라면 열심히 돕고 참여하겠다.
▷홍성원 나라은행OAK지점장= 이번 대회에서 입상하는 모든 분들에게 축하드린다. 특히 장년부에 지원하셔서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되신 분들께 박수를 드린다. 앞으로 이 행사가 더 커질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을 부탁드린다.
◇심사평
▷윤무수 상수리독서클럽 회장= 심사는 세 사람(윤 회장, SF한인회 최현술 이사, 나라은행 제임스 곽 론오피서)이 했다. 세 사람이 각자 다 읽고 ‘내 생각에 각 부문에 누가 대상, 우수상 후보인가’ 작성을 해가지고 그걸 내놓고 토론을 했다. 그런데 90%가 똑같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쉽게 합의가 됐다. 의견이 다른 경우에는 그걸 놓고 토론을 했다. 애로가 몇가지 있었는데, 유년부가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6학년(5학년)까지라서 저학년생들이 대상이 되기가 어려웠다, 너무 차이가 나고 해서. 또, 영어로 독후감을 내신 분이 두 분이 계신데 이걸 특별상으로 취급할 건가, 같이할 건가, 고민을 했다. 한글책을 권하나 영어책을 권하나 책을 권하는 것이니까 같이 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유년부의 폭을 나눠야할 것 같다. 중등부도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나누고, 대학/일반부도 따로 하면 더 좋겠다고 (주최측에) 건의를 했다. 영어독후감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건의를 했다. 가을에는 배 되는 사람들이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제3회 북가주 독서왕 선발대회 입상자
▷독후감 부문
유년부 대 상 : 박주연
우수상 : 허나영 김한나
장려상 : 박민정 이인우 박준영 신나라
청년부 대 상 : 김휘진
우수상 : 황진난 우승연
장려상 : 박지은
장년부 대 상 : 이현주
우수상 : 홍수정 이현경
장려상 : 김수희 윤태임
▷단체부문
대 상 : 소노마카운티한국학교(교장 김혜서)
우수상 : 북가주한인장로교회(담임 이재석 목사)
▷다독부문
대 상 : 이완종
◇독후감 부문
▶유년부(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 대상과 우수상을 나눠가진 박주연 양(산호세 딜워스초등 5학년)과 허나영 양(산라몬 퀘일런초등 5학년)이 공교롭게도 장애인에 대한 태도를 새롭게 다지는 독후감을 제출했다.
박 양은 이희아 씨의 인간승리 스토리를 다룬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와 ‘희아의 일기’를 읽고, 합쳐도 넷 뿐인 손가락으로 열손가락도 모자랄 피아노에 도전해 끝내 뛰어난 연주자로 우뚝 선 과정을 소개한 뒤 우리 학교에는 SDC반이 있다.
예전에 그 아이들을 볼 때면 나는 그 아이들의 지능이 모자란다고 생각했다. 이제 희아 언니의 글을 읽고난 후, 그들은 몸이 불편할 뿐 나름대로의 재능이 있고 그 재능을 찾아서 노력한다면 정상인보다도 더 훌륭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을 통해 장애인을 보던 나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썼다.
허 양은, 뇌성마비 때문에 시골 친척할머니 집에서 자라는 형(종식)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던 동생(종민)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친척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형을 처음 만나 놀라움과 부끄러움에 갈등을 겪는 등 ‘한 지붕 두 마음 형제’로 지내다 나중에는 복지시설에 보낸 형을 데려오라고 떼를 써 다정하게 등하교를 같이할 정도로 ‘한 지붕 한 마음 형제’가 돼가는 과정을 그린 고정욱 작 ‘아주 특별한 우리 형’ 독후감에서, 종민이와 종식이의 마음에 자신의 마음을 대입해보며 요즘 사람들은 장애인들을 보면 얼굴을 찡그리고 막 손가락질을 하기도 한다. 나는 그게 너무 틀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지 더 장애인들의 마음을 잘 알 수 있겠다고 속깊은 결론을 내렸다.
또다른 우수상 수상자 김한나 양(소노마한국학교 세종대왕반)은 한 천사(미하일)가 하나님의 계획에 의해 지구로 내려와 가난한 구두수선공, 세미욘과 그의 아내 마트료나의 집에 와서 거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였습니다’를 읽고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잘나서 살고있는 것 아니면 그냥 허덕지덕(허겁지겁) 살고있는 것이라고 믿지요. 하지만 사실 사람은 사랑의 힘에 의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유는 그냥 자기가 애쓰면서 살고있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안에는 사랑의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라고 정의했다.
장려상 4명은 모두 소노마카운티한국학교 어린이들이 휩쓸었다. 박준영 어린이는 사람이 소가 된다는 제목이 우스워서 ‘소가 된 봉수’를 읽었다며 무척 게을렀던 봉수가 벌을 받아서 소가 된다는 이야기에 저도 부지런한 아이는 아니기 때문에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며 좀 더 부지런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썼다. ‘세상에서 제일 힘 센 쥐’를 읽은 박민정 어린이는 무척 힘쎈 쥐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사랑스러운 딸을 가진 부모쥐가 제일 훌륭한 사윗감을 찾아다닌다는 이야기였다고 기대가 빗나간 과정부터 쓴 뒤 해는 구름을 무서워하고, 구름은 바람을 무서워하듯이 세상에서 가장 힘 센 쥐를 찾아봤자 그 쥐는 고양이를 무서워할 것이고 결국 딸쥐는 평생 결혼을 못할 것이라며 그 부모쥐는 먼저 딸쥐에게 물어보아야 맞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피노키오’를 읽은 신나라 어린이는 비록 한글이 서툴기는 했지만 코가 커지지 않도록 거짓말을 안하고 좋은 학생이 되겠다는 꾸밈없는 다짐으로, ‘호퍼, 봄을 찾으러’를 읽은 이인우 어린이는 또박또박 쓴 독후감에서 아기토끼 호퍼가 봄이 왔다는 엄마토끼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봄을 찾으러 두더지굴 곰굴을 뒤지다 곰아저씨와 친구가 됐다는 이야기를 역시 꾸밈없는 동심으로 그려냈다.
▶청년부(중고등학생) : 윤무수 회장이 언급한 대로 영어로 쓴 김휘진 군의 독후감을 놓고 심사위원들이 고심을 거듭했다. 존 스타인벡의 ‘Of Mice nad Men Chasing Dreams’를 읽은 소감을 A4용지 6장에 걸쳐, 줄거리와 자신의 감상을 적절히 섞어 정리한 그의 글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공동주최 3단체의 위임으로 진행을 맡은 본보는 당초 영어독후감에 대해서는 특별상이 어떻겠느냐는 의사를 전다했으나 심사위원들이 교대로 읽어본 뒤 내용이 워낙 출중하다며 ‘사전에 특별한 원칙이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영어/한글 구분하지 않고 김 군에게 대상을 주기로 의견일치를 봤다. 김 군은 주인공들의 행적을 중심으로 소설의 흐름을 추적한 뒤 “이 소설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현 세계는 곧이곧대로 에덴동산이 아니다”며 “세계는 음울하고 어두운 듯이 보이지만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꿈을 품고 경배와 땅, 우애의 땅, 귀소의 땅, 살기 위한 큰 의지를 얻을 수 있는 땅으로 가꿔나가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우승연 양(쿠퍼니토 로손중 8학년)도 ‘The Outsiders’를 읽고 영어로 느낌을 정리했는데 역시 내용을 잘 요약한 뒤 “이 책은 모든 독자들에게 네 자신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나는 내가 속한 그룹이 어떤 그룹이냐가 아니라 나는 누구이고 내 사고방식이 어떤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고백했다. 황진난 양(세종한국학교)은 고정욱 창작동화 ‘가방 들어주는 아이’를 읽고 “남을 돕는 것, 봉사하는 것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고 누가 시킨다고 해서 하는 것보다 내 마음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마음으로 해야 하고 장애인과 그 주변사람들이 겪는 아픈 마음도 생각했고 장애인들을 못본 척하지 않았나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확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 우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또 박지은 양(무궁화한글학교)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의 친숙한 이야기를 여러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듯 풀어나간 뒤 톰 아저씨를 “노예가 된 것에도 하나님의 깊은 뜻이 있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탐욕이 없고 소박한 사람”이라며 “이 책으로 인해 남북전쟁이 일어나고 흑인노예의 해방이 시작되었”다는 역사적 영향까지 담아 장려상을 받았다.
▶장년부(대학 일반부) : 대상을 차지한 이현주 씨(새크라멘토 거주)는 빙하수 박은주의 ‘가깝고도 먼’을 읽고 소설 속의 ‘나’를 시대적으로 고찰하고 그 주인공으로 눈으로 주변인을 보는 관점을 통해 자아의식을 비교하는 등 논문처럼 체계적으로 정리한 뒤 “(주인공의 고난에 비해) 내가 가진 귀한 행복에 감사하게 되었고 힘이 닿는 한 베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술회했다. 소노마카운티한국학교 홍수정 교사는 ‘좀머 씨 이야기’를 읽고 이 씨와 유사하게 “머나먼 미국생활에서 떠도는 끝없이 걸어야만 하는 좀머 씨의 삶을 살면서 나를 내버려두지만 바라며 도움조차 거절하고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삶은 아닌지” 되돌아보고 “존재감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 이순신장군반 아이들과 같은 많은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다”는 소망을 달아놓았다. 홍 교사와 함께 우수상을 탄 이현경 씨(멘로팍 거주)는 30대에 다시 읽은 ‘별’(알퐁스 도테)을, 마치 그 옛날 국어참고서를 다시 보듯 주요 대목을 재현하며 자신의 생각을 엮어냈고, “에디의 천국”을 읽고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두렵지만 따뜻하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고백한 김수희 씨, ‘우동 한 그릇’을 읽고 의식주와 먹거리 장단이 우리삶과 교직하는 일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윤태임 씨가 각각 장려상을 받았다.
◇다독 부문 : 대상을 받은 산호세 이완종 씨는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는 젊었을 적 버릇을 지긋한 중년이 되도록 놓지 못하고 있는 고참 책벌레. 동네 도서관은 다 뒤져 이제 한글책은 읽을 게 없을 정도가 됐다는 그는 평균 사흘에 한권씩 책을 집어삼키고 있는데, 1년에 서너달 한국에 가 있을 동안에도 독서습관을 잃지 않는다.
◇단체상 : 대상을 받은 소노마카운티한국학교(교장 김혜서)는 독서에 관한 한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독서왕국. 학생들 개개인의 독서일지를 만들어 읽을 책과 읽는 책, 읽을 책을 제시하고 그 느낌을 적어 오래오래 간직하도록 하고 있다. 교사들도 모두 독서지도사가 돼 독서습관 기르기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우수상을 받은 북가주한인장로교회(담임 이재석 목사)는 평소 책을 좋아하는 이 목사가 한달에 한번 주보를 통해 권장도서를 알려주고 짤막한 서평까지 곁들이는 등 솔선수범으로 진작부터 섬기는 교회 속 책읽는 교회로 자리잡았다.
<글/사진-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