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크다고 반드시 좋은 것일까. 미국의 주택들이 점점 더 크고 고급으로 변하는 추세지만 역으로 가는 패션 또한 인기다.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잔 프리드만(69), 크리스틴 쉐퍼드(58) 부부. 이들의 현 주거지는 콜로라도주 텔루라이드 인근 산속에 있는 미니 하우스다. 이 집의 사이즈는 65스퀘어피트. 보통 집의 방보다 작아 하우스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멋쩍지만 아주 유용하고 사랑스런 거처다. 이 부부는 세컨드 홈을 짓기 위해 매입한 160에이커의 임야에 어떻게 하면 친환경적 산장을 건설할 수 있을지 조사해 보기 위해 일년 정도 임시 거주할 계획으로 이 미니 하우스를 구입했다.
<캘리포니아 북부 레드 블러프의 산속 160에이커의 임야에 세워진 미니 하우스. ‘모던 캐바나’사 제작한 이 집의 사이즈는 120스퀘어 피트>
“크고 고급스러워야 좋은 집인가”
공간 절약형 초미니 홈 ‘은근한 인기’
자연과 하나되는 손색없는 세컨드 홈
‘텀블위드 타이니 하우스’사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것인데, 트럭과 트레일러를 빌려서 산길을 타고 끌고 와 평편한 초원위에 세우니 금방 깜찍한 집이 탄생했다. 실내 공간이 아주 작기 때문에 조리와 오락, 그리고 대부분의 활동을 바깥에서 한다. 풍광을 바라보는 생활이 아니라 풍광 속에 사는 것이다.
밤이면 슬리핑 로프트로 기어 올라가 몸을 누이는데 높이가 3피트 공간이다. 그러나 천장은 유리로 돼 있어 하늘 총총한 별이 가슴위로 가득 내려앉는다.
과소비적 저택을 탐하는 욕망의 물결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서도 공간 절약형 작은 주거를 지향하는 열기는 은근히 뜨겁다. 산이나 평원에 작은 목동의 집을 지어 임시 거처로 삼기도 하고 어떤 이는 세컨드 홈으로 영구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미니 하우스가 인기를 끌자 건축 디자이너나 제조회사들은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공장에서 완성한 것도 있고 소비자들이 만들 수 있도록 키트로 된 것들도 있다.
축소 지향형 세컨드 홈 구매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공장 제조 미니 하우스는 500스퀘어피트 이상인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보통 주택의 큰 방 정도 크기. 미니 하우스 구매자들은 작은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세컨드 홈은 야외생활이 위주가 되고 몇 달 거주하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에 실내 공간이 클 필요가 없다. 작다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이롭다. 면적이 최소화되면 관리비, 에너지가 절감된다. 집을 짓는데 필요한 준비작업도 간단하다. 준비작업이 완료되면 대부분 몇 일이면 아담한 집이 세워진다. 몇 시간안에 세워지기도 한다.
미니 하우스는 자동차 사는 것과 비슷한 면이 있다. 이모저모 살펴서 자신에 알맞은 것을 선택하면 된다.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집이라고 옛날 사냥꾼들의 쓰던 허름한 헌팅하우스를 연상하면 곤란하다. 요즘 공장에서 나오는 미니하우스는 얼뜻 보기에도 산뜻하고 자재도 고급을 쓴 아담하고 근사한 것이 대부분이다. 화장실은 비행기 화장실 사이즈가 보통이고 부엌도 초소형이다. 스타일에 따라 로맨틱 스타일, 시골형, 디자이너 모던형 등으로 나눠진다. 부동산 업계는 미니 홈 판매가 활발해질 경우 임야 판매도 자극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베케이션 홈을 갖고 있어도 미니 홈을 여러 곳에 세워 두고 아들, 딸, 손자들을 둘러보고 다니는 노인들도 있다.
미니 하우스의 가격은 지역에 따라 다르고 마감재나 디자인 구조 등 여러 가지에 따라 다르다. 기본형이 스퀘어피트당 35달러선에서 시작하고 고급 자재를 쓴 디자이너 모델은 스퀘어피트당 200달러나 한다.
제조사 판매가격에는 운반비는 보통 포함되지 않으며 현장 설치비용이 추가돼야 한다. 설치를 위한 정지 작업이 필요할 수 있고 기초 공사, 전기 수도 하수 서비스 설치 비용이 따로 들기도 한다. 미 전국 주와 지역에 따라 조닝법과 토지사용, 건축허가, 규제, 코드가 다르며 미니 하우스를 어떤 장소에 어떻게 지을 수 있느냐는 이런 조건들에 따라 달라진다.
공장에서 기 제작한 집이라 몇 푼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중산층 가정에서 마련할 만하지만 그렇다고 쉬운 것은 아니다. 제법 비용이 든다.
미니애폴리스의 스캇 맥그래슨(40)은 지난 2004년 ‘알키미 아키텍츠’사가 제작한 700스퀘어 피트 크기의 ‘위하우스’를 9만달러에 샀다. 플러밍이 이미 들어있고 큰 키의 글래스 도어, 앤더슨 윈도, 라미네이트 바닥, 리세스트 라이팅, 아이키아 캐비닛이 들어있었는데 아늑하고 멋이 있었다. 2002년에 미네소타 북부 레이크 페콰얀에 작은 랏을 8만달러에 매입해 둔 것이 있어 그 위에 세우니 꿈에 그리던 초원의 집이 완성되었다. 그 땅에는 이미 화장실 정화 시스템과 우물, 각종 유틸리티가 가설돼 있었다.
부부와 세 아이, 모두 5명이 베케이션 홈으로 쓰려면 적응이 쉽지 않지만 어차피 수영하고 낚시하고 하이킹하고 요리하기 위해 이 곳을 찾았는데 그만한 불편함이야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작아서 좋은 점도 많다. 떠날 때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것도 그 중 하나. 한번 휙 쓸어버리고 가면 그만이다.
<케빈 손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