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륭웅(공학박사)
독감 시즌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평균 10만명 이상이 독감으로 입원하며 3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대단한 숫자이다. 더구나 근래 불거진 조류독감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5,000만명 이상이 사망한 918~19년의 독감이 다시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독감 균은 일년 내내 있는데 왜 겨울철에만 독감환자가 많을까. 물론 여름에도 있지만 그 숫자는 미미하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로 오래동안 고심해 왔다. 문제의 초점은 (1)왜 동지부터 그 다음해 봄이 오기 전까지 독감이 기승을 부리며 (2)특히 연로한 노인들이 많이 걸리느냐 하는 것이다.
위의 문제에 대한 해법은 놀랍게도 가을-겨울철에 보통보다 더 많은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이라고 학자들은 결론지었다. 이 결론에 대한 조사 결과는(1)오래동안 학자들은 햇빛과 독감이 상관관계가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해 왔다. 그것은 열대지방에서는 독감이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 집중적으로 퍼진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관찰해 왔기 때문이다. 햇빛이 피부와 접촉하면 비타민 D가 만들어진다는 사실과 우기에는 비타민 D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그래서 비타민 D의 부족이 독감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었다.
(2)캘리포니아의 어느 병원에서 독감이 만연하였는데 같은 층의 다른 사람은 다 독감에 전염되었어도 어떤 사람들은 독감 환자와 매일 접촉하였으나 아무 일이 없었다. 의사들은 독감환자와 전염이 안된 사람들의 혈중 비타민 D를 측정하였는데 예상대로 독감환자의 D는 매우 낮았고 비전염군의 D 농도는 매우 높았다. 그래서 의사들은 비전염군에게 비타민 D3를 2000 IU씩 투여하여 독감을 예방하였다. 참고로 미연방식품의약국(FDA)의 하루 권장량(RDA)는 400 IU이고 D가 함유된 밀크 한잔은 100 IU의 D가 있다. 2000 IU는 부작용이 없이 투여할 수 있는 최대치로 보고 있다.
(3) 겨울철에는 추운 관계로 사람들이 야외에서 햇빛을 쬘 수 있는 기회가 적고 이로 인해 인체에서 비타민 D가 적게 만들어지고 그로 인해 독감이 겨울철에 기승을 부린다는 결론이 만들어졌고 이는 햇빛이 위도상으로 턱없이 부족한 지역의 독감환자 수와 그렇지 않은 지역의 환자 수를 비교하고 햇빛-독감 가설을 뒷받침하는 광범위한 조사로 이젠 가설이 의학적인 사실로 되었다.
지난 몇년간 과학자들은 비타민 D가 몸에 침입하는 박테리아-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사실을 생화학적인 추적을 통해 밝혀내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수많은 영양소 중 비타민 D의 독특한 역할에 대해 오랫동안 주목해 왔다. 앞서 말한 피부에서 햇빛의 도움으로 만들어지는 비타민 D가 독감을 예방한다는 것은 하바드의 공중의학 연구소와 미연방 보건연수소에서도 확인한 바 있으나 비타민 D는 독감 뿐 아니라 인체의 면역체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즉 높은 위도(지구의 북반구)에서 사는 사람들은 햇빛의 부족으로 D가 덜 생산되어 당뇨, 다발성 경화증, 대장-유방-전립선-췌장 암의 위험이 더 커지고 심지어는 고혈압까지도 햇빛과 관계되어 있다고 한다. 즉 햇빛을 더 많이 쪼일수록 혈압이 내려간다는 사실이다.
“햇빛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비타민 D는 가장 강력한 암 예방약”이라고 한다. 우리의 연로한 부모들은 겨울철에는 특히 햇빛을 쪼일 기회가 적다. 가능하면 밖으로 자주 모시고 나가고 또 D를 따로이 드시도록 권하면 독감 예방과 다른 병의 예방에도 아주 좋을 것이다.
햇빛으로 인한 비타민 D 생성이 얼마나 건강에 중요한가 하는 연구 결과는 속속 나오고 있다. 이 방면의 권위자인 Holick 박사는 비타민 D의 중요성이 더 많이 알려지면 암 발병율도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독감은 말할 것도 Holick 박사 자신은 하루 1,000 IU(IU는 Internationa Unit)를 복용한다. 또다른 비타민 D 연구자인 Cannell 박사(D와 독감의 관계를 규명한 사람)는 모든 가족이 하루 5,000 IU를 복용한다. 이 세상의 병 중에서 괴롭지 않은 것이 어디 있을까마는 독감처럼 괴롭고 위험한 것도 없다. 특히 우리 부모님들에겐 햇빛을 많이 쪼이시도록 꼭 권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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