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체는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대처할까
요식업계 뿐만 아니라 세상이 떠들썩하다. 가는 곳마다 모여서 이 음식은 트랜스 지방이니 아니니 하며 저마다의 의견을 나누고 토론이 한창이다.
트랜스 지방에 관해 뉴욕에서 취해진 몇 가지 조치로 인해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뀐 것처럼 법석이지만 사실 이에 대한 경고는 꾸준히 있어 왔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2003년 미국 FDA(US. Food and Drug Administiration ·식품의약국)는 트랜스 지방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 하고 3년 이내(2006년 1월)까지 음식 포장 지면에 부착되어 있는 영양분석표에 이 트랜스 지방을 반드시 표기할 것을 준비시켜 왔다. 이로 인해 트랜스 지방에 의한 사망이 최대 500명이나 감소됐다고 알려졌다.
가장 먼저 조치를 취한 것은 스타벅스(Starbucks). 체인이 5,600개에 달하는 이 커피체인 회사는 판매되는 패스트리의 절반 이상이 트랜스 지방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과감하게 사용하지 않기로 하고 모든 레서피를 바꾸는 엄청난 변화를 시도했다.
이로 인한 파장은 개인은 물론 모든 패스트푸드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스타벅스의 이러한 조치는 7월부터 시행될 트랜스 지방의 전면 사용금지에 대한 선두주자이며 가장 큰 모범을 보인 사례이기도 하다. 거의 모든 식품을 트랜스 지방에 튀겨내는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 맥도널드, 버거킹 등에서도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여 트랜스 지방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강구중이다.
그러나 트랜스 지방으로 만들어진 기름만 먹지 않는다고 해서 새해에 결심한 체중절감을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쁜 지방, 콜레스테롤과 관련된 모든 음식관련 사항에 관심을 갖고 음식패턴, 생활패턴을 바꾸어야 한다. 트랜스 지방이 없어졌다고 해도 스타벅스에서 판매되는 초컬릿 케익의 칼로리는 510에 달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트랜스 지방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패스트리, 도넛, 피자, 튀김, 팝콘, 케익이나 쿠키 등에 어떤 재료가 사용 됐는지 자세히 살펴야 한다>
마가린·쇼트닝 형태의 지방으로 동맥경화 유발
섭취 2% 늘면 심장병 위험 25%·당뇨병 위험 40% 상승
올리브·홍화씨 기름 등 늘리고 생선 많이 먹는게 좋아
트랜스 지방의 정체
트랜스 지방은 액체 기름을 고체 지방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방으로 마가린과 쇼트닝 형태의 지방이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안정적인 대칭’으로 형성된 지방산이다. 너무 안정되어 대사가 잘 되지 않고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암과의 관련성이 논의되고 있을 정도이다. 우리 눈에는 기름지게 보이지 않는 음식일지언정 그 음식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기름이 많이 사용되는데, 바삭거리게 튀겨낸 튀김은 쇼트닝을 이용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트랜스 지방의 역할은 음식을 바삭 거리게 해주고 단단하고 보기 좋게 만들어주는 것인데, 가격이 싸서 많이 사용되어 온 것이다.
트랜스 지방의 사용을 법으로 제지한다 해도 소비자가 직접 하나하나 따지면서 까다롭게, 지혜롭게 먹어야 할 때가 왔다. 패스트리, 도넛, 피자, 튀김, 팝콘 등 어떠한 재료로 튀겨냈는지 자세히 알아야 한다. 손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상온에서는 고체이나 고온 상태가 되면 액체로 변하는 지방이 대부분 트랜스 지방이라고 분별할 수 있다.
<트랜스 지방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FDA는 트랜스 지방에 대한 법규를 강화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미국, 덴마크. 트랜스 지방과의 전쟁을 선포
2005년 미국, 덴마크를 비롯한 서구 선진국들이 트랜스 지방에 대한 법규 규정을 강화했으며, 지난해 7월 FDA는 소비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2006년 1월1일부터 모든 가공 식품 영양표에 의무적으로 트랜스 지방 함유량을 표시하도록 공고했다. 덴마크에서는 2003년 6월1일부터 모든 가공식품에 트랜스 지방을 2% 이하로 제한하는 법률을 발효했는데, 이 법률을 위반할 경우 최고 2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트랜스 지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하버드의대가 99년 내놓은 ‘트랜스 지방산과 관상동맥질환’보고서는 트랜스 지방 대신 불포화지방을 섭취한다면 미국에서 연간 3만~10만명의 심장병 사망을 예방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보고서는 또 콜레스테롤과 관련한 트랜스 지방의 악영향은 포화지방의 2배라고 밝히고 있다. 트랜스지방은 포화지방처럼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추기 때문이다.
영국 의학지 LANCET에 의하면 트랜스 지방 섭취가 2% 상승하면 심장병 발생 위험 25%가 증가하고, 당뇨병 발생위험이 40% 상승한다. 트랜스 지방 섭취가 늘면 혈관이 좁아지면서 심근경색ㆍ협심증과 같은 관상동맥 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선희 삼성서울병원 영양상담실 과장은 “역학조사에 따르면 동물성 지질 섭취가 증가할 수록 대장암과 유방암 발생이 높다고 보고 된다”며 “트랜스 지방도 포화지방과 기능이 비슷하며 암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 했다.
<트랜스 지방 섭취를 줄이고 연어와 생선에 포함된 오메가 3 등 불포화 지방산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트랜스지방 지혜롭게 대체하기
하루에 섭취하는 지방과 기름의 총량을 5~8작은술 이하로 제한하면 지나친 트랜스 지방의 섭취를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트랜스 지방에 지레 겁먹고 모든 지방을 멀리할 필요는 없다. 식물성 기름인 마가린 등에는 트랜스 지방이 많은 반면, 버터에는 트랜스 지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트랜스 지방의 섭취를 줄이기 위해 포화지방을 섭취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올바른 선택이라 할 수 없는데, 동물성 지방인 버터와 라드는 콜레스테롤을 상당량 갖고 있으나 그 대체품인 마가린과 쇼트닝은 식물성 유지를 원료로 사용하여 콜레스테롤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올리브오일에는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적절한 한도 내에서는 올리브오일, 카놀라오일, 홍화 씨 등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에도 생선 등에 포함된 오메가 3, 오메가 6 등에 포함된 불포화 지방산의 섭취도 증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포화 지방, 트랜스 지방을 하나씩 따져 각각을 절대적으로 얼마의 섭취로 제한하기보다 영양적으로 적절한 식사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트랜스 지방산이 있느냐, 없느냐를 문제로 삼기보다 주요 영양소들을 골고루 갖춘 균형적인 식생활을 하도록 하며, 트랜스 지방산 함량이 높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식용유의 사용이나 선택에 있어서도 콜레스테롤, 포화지방산과 불포화 지방산 조성, 트랜스 지방산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정은정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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