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일(우정공무원)
무식해도 유식한 사람이 있고, 유식한 척 해도 무식한 사람이 있다. 그러나 누구든지 어느 장소에서나 어떤 이유로든지 무식하다는 말 듣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무식’이란 의미는 지식이나 식견이 없는 것을 말한다. 속담에 “무식한 도깨비가 부작(부작)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이는 사람이 무식해서 제게 가장 중요한 것도 모르고 그로 인해서 크게 낭패를 보게 된다는 말이다.
몇일 전 한국일보 보도 기사에 한인회관 기금 전용이란 글을 읽고 몇가지 피력하고자 한다. 뉴욕한인회의 예산 의결권은 당 회 이사회에 있다. 이사회에서 통과한 당해년도 예산을 집행부가 집행하는 과정에서 항목간의 전용은 이사회의 변경 승인으로 전용할 수 있으나(이사회 현 회칙
은 승인 변경 규정 없음), 한인회관 정상화를 위해서는 한인회 회칙 43조 1항에 회관의 수입을 일반 경상비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독립채산 회계제도를 채택, 부채 완불 때까지는 일체 전용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는 회칙 내용은 임의조항이 아닌 강제조항으로서 어떠한 사유로서도 회장의 직권을 이용, 인출 전용이나 유용을 엄격히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주머니 돈이 쌈지돈인 것 마냥 단순하게 보고 처리한 한인회장의 행위는 민주주의 기본원칙인 ‘예산회계주의’를 무시하는 처사로 횟수나 금액의 대소 및 기타 사유를 불문하고 크나큰 과오를 범하는, 스스로 회칙을 위반한 행위였는데도 한인사회에 고개 숙여 사죄하지 않고 있어 이의 부당성을 질문한 기자에게 X 묻은 개 재 묻은 개 탓하는 식으로 “무식한 소리 하지 말라”고 했던 이경로 회장의 처신은 백번 옳지 못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고사에 “절에 가면 중이 되고 싶고 마을에 내려오면 속인이 되고 싶다”는 말이 있다. 주견(主見)이 없어 남이 이 일을 하면 이것이 좋게 보이고, 저 일을 하면 저것이 좋게 보여 덮어놓고 따라하려 한다는 말이다. 또는 “달아나는 노루 보고 얻은 토끼 놓친다”는 말도 있다. 이는 욕
심을 부리다가 결국 손에 가진 것까지 잃었다는 말로 너무 큰 것만 탐하지 말고 가까운 곳에 있는 작은 일부터 하라는 뜻깊은 권고이다.
과거 본국 언론사들은 특종기사에 신경을 쓰다 일부 오보하거나 오버페이스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한국일보의 모든 기사가 100% 정확하게 보도되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만약 잘못된 기사가 나간다면 이의 시정 보도를 요구할 수가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한인회의 잘못된 관행이나 처리를 기사화한다고 감정적으로 취재 거부를 한다는 것은 누가 들어도 어불성설이다.참여정부의 지나친 면면을 보도한다고 기자의 청와대 취재 출입을 막는다거나,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면회시 모 언론사의 송고 내용에 납북 어부란 말이 거슬려 해당 취재기자의 남쪽행을 지연시키고 이후 취재를 위한 해당 언론사의 입북마저 거절했던 북한당국의 옹졸하고 부
당한 처사를 두고 본국이나 미주지역 한인 모두 입을 모아 규탄하지 않았던가. 어찌 이런 사례들이 이경로 회장에게는 유익하게 보였던지, 아니면 무엇을 믿고 답습하려고 하는 것인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이렇듯 한인회 회칙을 스스로 사문화 시키고, 혹시 한인회가 권력기관이라 할지라도 법규 위에 군림하는 것은 한인들이 용납치 않을 것이며 자가당착임을 알아야 한다.거듭 말하거니와 예산항목이 다른, 그것도 독립예산체제 제도의 구좌 잔액을 집행부 회장이 임의적으로 인출할 수 있다고 하는 발상은 스스로 무식함을 폭로 천명한 것이나 진배없어 보이며 회장이 예산관계 행정에 조그만 상식이라도 있는 사람인지 의문이 간다.
그러나 한인회의 발전과 건실화를 위해서도 한인회장은 잘못을 시인하고 차후 재발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 또한 뉴욕한인 문화 엑스포 지원을 위해 본국의 금년도 예산에 반영된 5억원에 대해 이경로 회장이 아전인수 식으로 들떠있는 기분인지 선,후 가리지 않고 좌충우돌하는 식의 막말 발언들에 대해서는 신중치 못했음을 밝혀둔다.뉴저지 행사 및 뉴욕청과협회가 매년 추진하던 추석맞이 행사나 한국일보에서 주관하던 퍼레이드가 더 알찬 행사들로 치러지고 내실을 다지는데 뉴욕한인회는 협조와 지원을 함으로 한 단계 업그레드한 동포사회의 화기애애한 행사가 지속되도록 가교 역할에 일조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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