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총장
김윤태(시인)
반기문 유엔총장을 두고 해학으로 그의 팔자를 말하자면 역마살이 잔뜩 낀 사람이다. 외지로
출타가 잦고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하는 팔자를 두고 토정비결을 쓴 이지함은 역마살이라고 했
겠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세계를 다스리기 위해서 세계를 휘젓고 다녀야하는 유엔의 수장
까지 왔으니 역마살치고는 대단한 역마살이 낀 사람이다.
유엔에 가입한 160여개국이 어디 고분고분한 나라로만 구성이 되었는가? 말썽만 부리는 말썽장
이 나라도 있겠고, 앞에서 말을 듣고 뒤에서 딴짓 하는 나라도 있겠고, 말끝마다 반대하는 나라
도 있겠고,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려 드는 나라도 있을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그의 발걸음이 쉴 날이 있겠는가!
구청장 자리도 골치가 아픈데 인종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고, 사상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 다른 세계의 각국을 유엔의 헌장 아래 한 뜻으로 모이게 하여, 서로 서로의 평화와 이웃으로서의 상호 협조를 서슴지 않고 기쁘게 실천하게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러니 이런 힘든 일을 도맡아 하게 된 반기문 총장의 면모를 촘촘히 뜯어보아야 마음이 놓일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이 세계에다 내놓은 황금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유엔 대표부 공관에서 뉴욕 총영사가 주최한 반기문 제 8대 유엔총장 취임을 축하하는 축하연이 있었다. 그의 얼굴, 그의 말, 그의 자태, 그리고 그의 미래에 대한 도전정신을 꼼꼼히 챙겨 보려고 앞줄에 섰었다. 반기문, 반기문이란 유엔총장의 그 이름부터가 재미도 있고 겁도 나는 이름이다. 정도를 벗어나지 않거나, 이웃을 위한 옳은 일에 열심을 다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기는 문을 활짝 열어 반기기도 하지만, 옳지 않은 일이나 남을 위협하려고 이상한 짓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에 대한 반기를 들어 옳은 길로 인도하거나 잘못된 일을 올바르게 잡기 위한 엄한 문도 서슴지 않고 연다는 그 이름. 그래서인지 웃는 상의 그 얼굴 안을 잘 들여다 보니 감추어놓은 서릿발 같은 날카로움이 번뜻번뜻 보이기도 한다.
이순신장군의 어머니 변씨가 아들에 대한 교육이 이러하였다. 네 아들의 이름마저 중국의 삼황오제 중에서 복희씨의 ‘희(羲)’자를 따서 jgm 돌림자인 신(臣)자 위에 얹어 큰아들의 이름을 희신이라고 했고, 다음이 요임금의 요(堯)를 따서 요신이라 했다. 셋째가 되는 아들에게는 순임금의 순(舜)을 얹어 순신이라 했으니 이가 곧 이순신 장군이요, 막내마저 우왕의 이름 가운데 우(禹)자를 따서 우신이라 했으니 그 어머니의 교육 내용이란 묻지 않고 찾지 않아도 알 수가 있다.
“마음은 백성에다 두고 시야는 나라를 지키는 데에 두라”. 충청도에는 나라의 사정이 외부로부터 어려울 때 나라를 구하려 발 벗고 나섰거나 목숨을 아끼지 않고 나선 기개의 인물들이 많다. 김유신, 이순신, 윤봉길, 유관순, 한용운, 그리고 현대사에서 빛을 발할 반기문 …”
“마음은 대한민국에 두고 시야는 세계에 두라” 반기문 총장의 인사말 가운데에서 유난히 빛이 나는 이 대목에서는 그의 웃는 얼굴이 엄숙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세계를 하나의 이름으로 엮은 유엔, 유엔을 경영하고 통솔하는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오른 것은 저절로, 그리고 쉽게 된 것이 아닐 것이다. 끈기로 말하자면 찰떡이요, 지략(智略)으로 말하자면 백곰이요, 장지(壯志)로 말하자면 청룡이요, 꿈으로 말하자면 의기(義氣)라, 나라를 지킨 이들의 공통분모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청사에다 별처럼 밝고 맑은 이름을 새겨 놓았고, 또 어떤 이는 정상에 올라 통치하는 자가 되었다.
그들에게는 산야가 발 아래에 있다. 그러나 그들은 춥다. 백성들만 없다면 추위에 떨면서 오래 있을 수가 없어 예전에 있었던 저 아랫자리로 다시 내려가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나 내려갈 수가 없다. 아니 내려가서도 아니된다. 만국의 백성이 평화를 종교처럼 섬기며 기다리고 있기 때
문이다. 그러니 바라는 바가 이 하생(下生)에게도 있으니 반기문 유엔총장은 여옥기인(如玉其人)이 되어서 사상이 다른 남북한의 적대관계에서 우리나라를 구하며 세계 평화를 위하여 핵무기 개발을 계획하는 나라들을 구하며 테러를 자행하는 약한 자를 바른 길로 인도하며 약한 나라를 안전하
게 하며, 종교전쟁을 없이 하여 죄 없는 사람들을 고통에서 구하여 주고, 반기문 총장의 세계평화를 위한 신념을 꼭 이루도록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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