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에 `온도차’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심인성 기자 = 여야는 5일 이틀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향후 미국의 대북 접근방식 등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며 선거 추이에 촉각을 세웠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은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대로 야당인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부시 행정부의 강경일변도 대북정책에 적잖은 변화가 수반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북한 핵실험이라는 엄연한 현실이 있는 만큼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며 경계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인 우리당 최 성(崔 星) 의원은 최근 외신보도나 일본의 흐름을 보면 미국내에서도 대북정책을 놓고 강온파 사이에 갈등을 보이고 있는데 중간선거 결과가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상하 양원에서 과반을 차지할 경우 북미 직접대화, 대북 조정관 임명을 통한 고위급 특사파견 등이 상당히 속도감 있게 진전될 것이라고 점쳤다.
최 의원은 만약 (공부하지 않는 학생은 이라크에 간다라는) 존 케리 상원의원의 실언 등 이런저런 이유로 공화당이 역전승을 거두거나 비길 경우 부시 행정부 하에서 6자회담 타결 가능성은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업 외교관 출신인 같은 당 정의용(鄭義溶) 의원은 민주당이 양원에서 모두 다수당이 될 경우 대북 강경정책에 대한 반성론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이미 공화당내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많기 때문에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대북정책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의원은 중간 선거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부시 행정부로서는 기조를 크게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부분적인 수정 보완은 가능할 것이라며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과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이 조화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당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선거는 항상 마지막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당을 떠나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고 현재 외교안보를 담당하는 행정부 책임자는 부시 대통령이라는 점에 변함이 없는 만큼,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가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잇따라 외신회견을 통해 부시행정부와 네오콘을 비판하고 있는데 이는 중간선거에서 미국 민주당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선거결과가 한반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되면 부시 대통령이 지금처럼 마음대로 대북정책을 가져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은 민주당이 이기게 되면 대북정책에 일정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북측도 나름대로 조건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변화의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황진하(黃震夏) 국제위원장은 현재의 여론조사 추이대로 선거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이라크 정책에는 좀 영향이 있을지 몰라도 대북정책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는 만큼, 북한 문제에 관한한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강하게 제재조치를 취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이어 솔직히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 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나 윌리엄 코언도 가상적으로 얘기한 것이긴 하지만 선제공격론을 얘기한 적이 있다며 만약 정부가 민주당이 승리하고 그래서 대북정책이 좀 유연해지는 쪽으로 바뀔 수 있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통외통위 소속인 한나라당 권영세(權寧世) 의원도 민주당이 예상대로 이긴다고 해도 작은 변화는 있을지 모르지만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다고 본다며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북핵에 대한 반감은 다 같이 갖고 있고, 양당 모두 대북제재 등의 큰 원칙에는 차이가 없고 해법에만 다소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이 승리하면 6자회담 가능성이 좀 높아질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번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회담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본다면서 핵심쟁점인 금융제재 문제만 보더라도 우리가 아는 한 미국은 굉장히 강경하다고 덧붙였다.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선거는 끝까지 결과를 지켜 봐야하기 때문에 특정 정당의 승리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누가 승리하더라도 대북문제에 있어서는 기조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민주당이 공화당을 누르고 승리한다 하더라도 민주당이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북유화책을 쓸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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