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한국 브랜드로 미국 식당과 경쟁하겠다며 당당 승부수
철저한 지역 리서치와 고객맞춤 마케팅으로 고려스시, 드렁큰 피시도 성업중
지난 10월 회전식 스시바 ‘미오젠’이 에머리빌 40가에 문을 열었다. 미오젠은 본국 현대그룹이 운영하던 스시 체인점. 맥도날드 버커킹 등 수많은 미국 브랜드가 한국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데 한국 레스토랑 브랜드를 미국에 상륙시켜 승부수를 띄었다. 바로 미오젠의 미주운영권을 획득한 이는 고려스시(횟토랑), 드렁큰 피시의 대표 김기창(38세)씨다.
학비 벌려고 시작한 일
88년 CCAC(College of Art Craft) 학생이었던 김기창씨는 학비를 벌기 위해 버클리 오클랜드 일식집 등에서 스시를 배웠다. 그때는 잠시 잠깐의 아르바이트로 생각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졸업 후 TV광고제작, 포스터 명함 업소록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능력을 펼쳤다. 그러나 미국에 살기로 한 이상 더 큰 꿈을 펴야 하지 않느냐는 마음의 소리가 커져갔다. 그리고 97년 텔레그래프가에 있는 고려스시를 인수했다. 당시 오클랜드는 위험지역이라 새벽 2시까지 문을 여는 일식집이 없었다. 그의 음식맛에 비즈니스는 점점 활기를 찾아갔고 단골손님도 부쩍 늘었다. 고려스시의 성공에 힘입어 오클랜드의 번화가인 피드몬트에 드렁큰 피시를 개업했다. 아무리 스시맨으로서의 경력이 화려해도, 맛으로는 따라올 자 없다 해도 개업 10곳 중 7곳의 일식집이 문을 닫는 판국에 그의 성공은 더욱 두드러진다. 물론 김기창씨가 자본력만으로, 맛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철저한 리서치와 분석, 고객 입맛을 사로잡는 예술 같은 음식과 마케팅으로 그는 경영자로 조언자로 전수자로 변신했다.
개업은 쉬우나 성공하기 어려운 일식집
김 사장은 이제 그 성공 노하우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미오젠을 오픈했다. 그는 “식당(운영)이 만만해 보여서 그런지 한인분들이 일식집을 쉽게 개업하는 편이다. 그러나 아무 사정도 모르는 체 오픈하면 망하기 쉽다. 나는 미오젠이라는 한국 브랜드를 미 전역에 확산시킬 계획이다. 브랜치 개설을 돕고 맛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컨설팅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사업 전개를 돕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먼저 한인들에게 미오젠 브랜치 개설에 우선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미오젠 통해 내 꿈을 펼친다
미오젠은 음식을 먹는 동안 인조이(enjoy)할 수 있는 장소라는 뜻. 한식과 일식이 복합된 아시아 퓨전음식점이다. 철저하게 고객 입맛에 맞춘다는 정신 아래 스시맨들이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고객의 취향을 알아내고 기호에 맞게 음식을 낸다. 문득 TV 맛자랑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본 회전식 초밥에 영감을 얻은 김 사장은 내로라하는 ‘미국식당과 경쟁할 만한 아이템’을 여기서 발견했다. 그후 2년간의 준비 끝에 미오젠을 오픈한 김 사장은 서울 압구정동 청담동 미오젠과 같은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했다. 또 미오젠 내 어린이 놀이방을 만들어 가족 레스토랑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단체손님들을 위해 프로젝트 설치 시설도 마련했다.
미오젠에 여러 번 왔다는 지니 오(에머리빌 거주)씨는 “사실 에머리빌 주변에 갈 만한 곳(식당)이 마땅치 않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스시집에 생겨 멀리 외식 갈 필요가 없어졌어요. 맛은 환상이에요. 또 저녁마다 몰려드는 손님들을 보니 집값도 오를 것 같아요”라며 즐거워했다.
알고보니 그의 노하우는…
김기창 사장의 성공 노하우는 한마디로 식당 위치에 따른 맞춤마케팅 전략이다. 주거지역인 고려스시는 저녁식사에 치중하면서 바 중심의 식당으로 이끌고, 주거지역과 사무실지역이 혼합된 드렁큰피시와 에머리빌 미오젠은 점심 저녁식사 모두 주력한다는 것이다. 미오젠 오픈 준비를 하면서 김 사장은 먼저 시티홀의 비즈니스 라이센스 부서를 찾아 에머리빌 지역 리서치부터 했다.
미오젠 주변에 500채의 콘도와 130여 가구에 7천여명이 거주하고 픽샤 같은 기업, 에머리빌 시청, 홈디포 등 대형마켓이 근방 1km 내외에 있으며 낮시간대 3만5천여명이 미오젠 주변에서 일하고 있어 식당을 내기에는 적합한 장소임을 확신했다. 또 김 사장은 각 지역 커머스 그룹(상공회의소)에 조인해 마케팅 할 회사들의 연락처와 담당자 정보를 얻고, 같은 상의 멤버로서 자연스레 교류할 기회를 마련, 그야말로 프로패셔널하게 접근했다.
또 에머리빌 시의회로부터 에머리빌 발전상에 대한 플랜도 들었다. “현재 에머리빌은 40% 개발된 상태라 한다. 앞으로 60% 더 개발된 예정이라 들었다. 이곳이 앞으로 굉장히 발전할 곳이라는 예감이 들어 미오젠을 오픈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데이터도 못미더워 오픈하기 전 한달 간 미오젠 주변을 탐색했다. 주변 지도를 보며 한달간 경기흐름과 소비 스타일을 연구했다. 김 사장은 “맛이 좋은데 장사가 안된다는 것은 주변지역에 대한 파악이 잘못됐거나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목이 좋지 않는 곳”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고객과 유대관계로 이어온 비즈니스
“간혹 너저분한 고려스시의 인테리어를 바꾸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바꾸지 않겠다.” 왜냐하면 고려스시는 고객들에게 자신의 삶의 한부분이였던 추억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고려스시에서 만나 결혼한 분들, 부부간에 다투고 화해한 분들, 첫아이 낳고 둘째아이 낳고 그 아이들과 함께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 이렇게 고객과 가족 같은 유대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고려스시라 고려스시만의 분위기를 헤치는 것은 그들에게 큰 타격이 되기 때문이다. 또 주류사회인들이 주요 고객층인 드렁큰 피시는 가족모임, 생일파티 장소로의 이용률이 높아 맛과 함께 프리젠테이션에 주력하고 있다. 미오젠은 가격폭은 내리면서 최대한 다양한 음식으로 승부할 예정이다. 미오젠에는 70석이 주차할 수 있는 파킹랏이 있으며 월~금 오전 11시~오후 10시30분, 일 오후 5시~10시까지 오픈한다.
미오젠은 정갈할 뿐 아니라 입에 척척 달라 붙는 스시 요리에 마음을 빼앗기도 바쁜데 퓨전스타일의 분위기 또한 깊은 인상을 남긴다. 한국 브랜드로 스시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그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주소 1147 40th St., Emeryville, CA 94608
문의 (510)368-1449
<신영주 기자> yj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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