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공식적인 첫걸음을 뗀 북가주 최초 실리콘밸리(산타클라라) 한인타운 조성은 가능할까.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는 무엇이고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한인타운의 바람직한 모습은 어떤 것인가. SV 한인상권의 어제와 오늘을 훑어보고 이상적인 한인타운상 정립을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 한인타운 이제 조성되는가?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달려오다 보면 산호세를 못미쳐 로렌스 익스프레스웨이가 나온다. 이곳에서 역시 남쪽으로 5분 정도 달려가면 한인들의 상권이 밀집되어 있는 엘 카미노 레일이 나타난다. 동서로 갈라진 엘 카미노 레일에서 왼쪽으로 가면 갤러레이와 교포마켓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한국마켓이 있다. 만약 280번 프리웨이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내려오면 로렌스에서 내려 북쪽으로 5분 정도 올라가면 된다.
앞으로 세워질 한인타운 기념비가 세워 질곳은 바로 한인대형마켓이 자리한 엘 카미노 레일과 로렌스 익스프레스웨이의 교차점이 될 것이다. 한인들의 상권은 사실 동쪽으로는 교포자동차에서부터 서쪽으로는 장터순대까지 짧지 않은 길이를 바탕으로 퍼져 있다. 주로 형성된 상권은 식당 등의 요식업소와 이미용실, 유흥업소 그리고 부동산등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로렌스를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조선면옥, 체리스시, 옛날짜장 등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 음식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서쪽으로도 서점과 그로서리등이 쭉 나열해 있다. 백인들이 운영하는 업체들이 대형몰로 이동하면서 그 자리를 우리 한인 동포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백인 업체들의 이탈로 자칫 도시공동화 현상이 일어 날 수도 있는 것을 우리 동포들이 채워주며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인도계 상권이 이 지역에 확대되고 있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달 23일 알렉스 허 SV한미상공회의소(이하 상공회의소) 회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1995년 1백7개에 달했던 한인동포 사업체가 10년 사이에 379%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 2006년 현재 400개가 넘는 업소를 우리 한인들이 운영하고 있다.
우리 동포들이 산타클라라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지역에 이주한 역사도 거의 100년이 가까워 오고 있다. 대규모 농업단지였던 이 지역에 지난 1912년부터 시작된 우리 동포들의 이주역사는 지난 85년을 기점으로 지금의 95%에 달하는 동포들이 본격적으로 이 지역을 거주지로 자리잡기 시작하며 한인타운 조성이라는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이다.
택 장 상공회의소 이사장과 알렉스 허회장의 만남으로 한인타운 조성은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갈 수 있는 추동력을 마련하였고 이들은 지난 5월1일과 7월19일 두 번에 걸쳐 산타클라라시 경제개발 분과위원회에 출석 한인타운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이와 함께 공식적인 건의서와 동포들의 서명이 담긴 연대서명서를 지난달 23일 시 당국에 제출하게 된 것이다.
이날 제출한 건의서에는 네 가지 요청사안을 담고 있었다. 첫째가 로렌스 익스프레스웨이 근처 엘카미노 길 중심에 기념비를 세워줄 것, 둘째가 280번과 101번 프리웨이에서 로렌스 익스프레스웨이로 나가는 출구와 880번에서 알라메다로 나가는 출구근처에 사인판을 만들어 줄 것, 셋째가 헤리타지 공원에 한인커뮤니티를 상징할 수 있는 것을 세워줄 것과 산타클라라시 경찰서에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경찰관을 고용해 줄 것 등이다.
<이광희 기자>khlee@koreatimes.com
<부속박스> 한인타운 기념탑과 도로표지판 예정지
만약 산타클라라 시 정부가 한인타운 조성에 대해 허가할 경우 세워질 한인타운을 나타내는 기념탑과 도로표지판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우선 로렌스 익스프레스웨이 근처 엘 카미노 길 중심에 기념탑이 세워질 것이다. 로렌스 익스프레스웨이와의 교차점을 중심으로 동서로 뻗어있는 엘 카미노 거리에는 한인 동포들이 운영하는 사업체가 운집해 있으며 또한 엘 카미노를 가로지르는 로렌스길을 왕래하는 차량이 많기 때문에 한인타운 기념탑을 세워 한인타운의 중심지임을 밝혀두기에 가장 적당한 곳이라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280번과 101번 프리웨이에서 로렌스 익스프레스웨이로 나가는 출구와 880번에서 알라메다로 나가는 출구근처에 한인타운으로 들어가는 표식이 담긴 도로표지판이 만들어 질 것이다. 한인타운을 찾아오는 많은 이들을 위한 길잡이 노릇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헤리티지 공원에는 한인커뮤니티를 상징할 수 있는 조형물이 세워질 것이다
<이광희 기자>
khlee@koreatimes.com
한인타운 조성까지 넘어야 할 산 많아
비관도 말아야지만 낙관은 절대 금물
이제 한인타운 조성과 관련한 관심은 단지 실리콘밸리지역에 살고 있는 한인 동포들만이 아닌 주류사회로까지 널리 퍼지게 되었다. 주류언론인 산호세 머큐리뉴스에서는 한인타운 조성문제와 관련한 인터넷 여론조사까지 실시 관심도를 높였으며 또한 여론조사에 참여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주류사회의 관심도는 결국 깊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북가주지역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에게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우리는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머큐리가 실시하는 인터넷 여론조사에 올라온 댓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반대의견들도 만만치 않다. 더 분명한 것은 아직까지
한인타운 조성과 관련 무엇 하나 결정된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단지 우리는 3,500여명의
동포들이 사인한 연대서명지와 우리들의 의사가 첨가된 건의서를 산타클라라 시 당국에 전달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고 건너야 할 강이 무수히 많다는 것이다.
산타클라라시 분과위원회를 거쳐야 하며 또한 시의회 전체회의에서 과반수를 넘는 찬성표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이 과정 속에서 타 커뮤니티들의 반대여론도 감안해야 한다. 이렇듯 많은 난관이 있음에도 일부에서는 한인타운 조성 결정이 내려진 것처럼 생각하고 있음은
매우 위험하다. 한인타운 조성과 관련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SV한미상공회의소 임원들 역시 이에 대해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다가 한인타운 관련 공청회가 열리거나 우리 동포들의 단합된 힘이 필요할 경우 열일 제쳐두고 참석함으로써 한인커뮤니티의 하나된 모습과 굳은 의지를 주류사회와 타 커뮤니티에 보여주어야 한다.
이와 함께 자격이 되는 사람들은 시민권을 취득하고 시민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유권자등록을 통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한인커뮤니티의 역량을 키우는데 함께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일 때 한인타운 조성도 좀 더 쉽게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이광희 기자>
k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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