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ajo prayer
나바호 인디언의 기도
Beauty before me /Beauty behind me;/Beauty above me/ Beauty below me; /In beauty, may I walk.
내 앞의 아름다움/ 내 뒤의 아름다움;/ 내 위의 아름다움/ 내 밑의 아름다움;
아름다움 안에서 날 걷게 하소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요? [美]란 무엇일까요?
아름다움이 도대체 뭐길래 미시마유키오와 같은 사람은 공개적 자살을 감행하면서까지 그 미[美]를 끝내 관철하고자 했을까요? 오스카 와일드가 말하는 유미주의[唯美主義]와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말하는 <두렵고 무서운 것의 시작>이란게 같을까요 다를까요?
진[眞]•선[善]과 더불어 사람이 동경하며 추구하는 무한가치의 하나로 여겨지는 미[美]. 미스코리아에도 진선미가 있는 건 잘 알지만, 진선미가 그렇게 상하 위계질서처럼 순서와 등급으로 매겨지는 게 아니란 건 자명합니다. 미[美]가 진선[眞善] 다음에 오는 세번째 미인은 아니란 겁니다. 알고 보면 모든 게 미[美]입니다. 잘 들여다보면 진선도 그저 미의 한 범주일 뿐입니다. 참되고 착한 것도 그저 아름다운 모습의 다른 변형일 뿐입니다. 참되고 착한 경지에선 모든 것이 그저 아름다울 뿐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움은 진선이 거울에 되비쳐진 모습입니다. 미[美]의 반사경에 투영된 진선은 그저 아름다울 뿐입니다.
Beauty before me/ Beauty behind me;
내 앞의 아름다움/ 내 뒤의 아름다움;
before라는 전치사와 behind라는 전치사 - 간결명료하게 그리고 극명하게 위치를 밝혀 줍니다. ‘내 앞’ 그리고 ‘내 뒤’는 위치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시간적 흐름도 내포합니다. ‘내 앞’은 미래요 ‘내 뒤’는 과거입니다.
Beauty above me/ Beauty below me;
내 위의 아름다움/내 밑의 아름다움;
above와 below라는 전치사 둘이 다시 한 번 멋진 대비[對比]를 이룹니다. As Above, So Below.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애즈어버~브, 쏘~우빌로~우! 위에서와 같이 아래에서도.라는 의미심장한 말씀이 그저 두 개의 전치사로 명철하게 떨어지는 표현입니다.
Beauty before me/ Beauty behind me;/ Beauty above me/ Beauty below me;
내 앞의 아름다움/내 뒤의 아름다움;/내 위의 아름다움/내 밑의 아름다움;
이쯤에서 십자가의 형이상학적 의미가 잔잔히 떠오릅니다. 앞/뒤 그리고 수평적 관계를 표상하는 가로 한 일[一]자와, 아래/위 하늘과 땅을 가리키는 세로 일[ㅣ]의 합성인 십[十]자가. 사람들끼리의 수평적 관계와 신인합일의 수직적 관계를 두루 상징하는 십자가[十字架], 절묘한 상징이 아닐 수 없습니다.
Beauty before me/ Beauty behind me;/ Beauty above me /Beauty below me;/ In beauty, may I walk.
내 앞의 아름다움/내 뒤의 아름다움;/내 위의 아름다움/내 밑의 아름다움;/아름다움 안에서 날 걷게 하소서.
이제 결론 부분에 이릅니다. 내 앞뒤 위아래의 모든 아름다움. 내가 없다면 전혀 의미가 없는 그 아름다움. 주관과 객관, 그리고 간주관[間主觀]마저 탈각된 아름다움.
내가 가고 나면 해가 뜨지 않습니다. 아니, 물론 뜹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아름다움’은 없이 뜹니다. 그래 오늘 아침 뜨는 해가 그토록 아름다웠던 겁니다. 오늘 저녁 지는 해도 내가 아름다워해 하는 만큼만 아름다울 겁니다.
그런 아름다움. 그 미[美] 속을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 늘 그 아름다움 속에 날 걷게
하옵소서. In beauty, may I walk. 조동사 may는 기원을 뜻하는 애틋한 단어입니다. May the Lord bless you.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주께서 당신을 축복해 주시길 바랍니다. In Beauty, May I Walk. 아름다움 속에 날 걷게 해 주시옵소서. 자연과 친화하며 ‘거대한 혼’ (the Great
Spirit)을 믿었던 아메리칸 인디언들. 우리 한민족과 뿌리가 같다는 Native Americans. 거대한 평원에서 붉은 황혼을 바라보며 깊은 심호흡으로 불어내는 인디언 플루우트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여럿이 큰 원을 그리며 목소릴 돋우는 기도의 합창도 들립니다.
Beauty before me/ Beauty behind me; /Beauty above me/ Beauty below me; /In beauty, may I walk.
내 앞의 아름다움/ 내 뒤의 아름다움;/내 위의 아름다움/내 밑의 아름다움;/아름다움 안에서 날 걷게 하소서.
Amen.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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