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고수익투자냐 변종 피라미드냐 논란 낳았던
북가주 센터장 E씨, 대책위 핵심멤버 2명 등 고발
대책위, 추가피해 방지 위해 법적 대응 불사 방침
계나 주식보다 안전하고 은행에 맡기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첨단 투자기법인가, 초기 몇사람 빼고는 ‘결국’ 빈털터리가 될 수밖에 없는 변종 피라미드인가. 라이프 비즈니스 마케팅(Life business Marketing)이란 신개념 용어로 북가주 한인사회에 파고들어 저인망식으로 영업공간을 넓혀오던 아크로피아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 회사의 북가주(SF) 센터장 E씨는 대체유통회사라고 말하고 있고, 회사와 E씨 때문에 목돈을 날리게 됐다는 피해자들은 머니투자회사로 소개받고 가입해 돈을 투자했고 지금도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한다. 안전하다 불안하다, 뒷말까지 낳았던 아크로피아 북가주센터의 분규가 결국 법적 싸움으로 비화됐다. 피해자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가칭 피해자대책위)에 따르면, 북가주지역 회원들의 피해액만 약 100만달러다. 그러나 E씨는 이들 때문에 자신이 도리어 피해를 입었다며 대책위 핵심멤버 2명 등을 고소했다.
◆아크로피아(AFG INC.)= 뉴저지주에 본사를 둔 한인 주도 회사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 성격에 대해서는 입장 따라 주장이 엇갈린다. 미국 여러지역에 센터를 두고 있으며 북가주에는 지난해 4월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E씨가 같은해 7월경부터 주변사람들에게 권유해 현재 인원으로는 40-50명(대책위 주장) 또는 35명(E씨 주장)이 가입돼 있다. 코드(일종의 주식)라는 AFG 특유의 돈 계산 방식이 있고, 1명이 여러 어카운트를 소유할 수도 있어, 어카운트 기준으로는 50-60개가 가입돼 있다.
◆수익창출 방식=회사에 대한 정의가 다른 만큼 수익창출 방식에 대해서도 입장이 판이하다. 대체유통 회사라는 E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자면, 가입자들은 물품을 판매하고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계약서에 그렇게 적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대책위 핵심멤버 O씨와 K씨 등은 E씨의 주장이 완전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 물건 팔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 데려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가입했는데 이제와서 일이 잘못되니까 대체유통회사라고 우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돈을 투자해놓으면(코드를 사두면, 1코드당 990달러), 매주 코드값에 따른 수익금을 배당(매주 더하고 빼는 복잡한 방식이 적용되나 이해의 편의상 1코드당 50달러)을 해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E씨는 코드값은 “회사 매출이 높으면 올라가고 낮으면 내려가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R1방식, AR2 방식 등 난해한 공식이 있는데, 일단 개인당 3만달러정도 투자해놓으면 2년가량 지난 뒤 본전을 뽑고 그 다음부터 짭짤한 수익을 얻는다고 보면 된다(공식상으로는 더 빠르다).
◆분규 과정= 문제는 코드값이 올해 봄 갑자기 34달러 27달러 4달러 등으로 급전직하, 투자자들이 본전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부터다. 회원들은 그 경위를 따지면서 E씨와 갈등을 빚었고, 그 갈등은 이 과정에서 E씨가 제시한 새로운 플랜(AR2)의 신뢰성 등을 놓고 더욱 심화됐다. O씨, K 씨 등 회원들은 대책위(자체주장 약 30명)를 구성해 성의있는 대책을 요구했으며, 7월에는 E씨로부터 “20만달러를 내놓겠다”는 확인서를 받아뒀다. 그러나 E씨는 “일을 하면서 방해를 받았고 일방적인 모함 협박 공갈, 그런 걸로 인해서 돈을 억지로 가져오게 했다”며 대책위 멤버들의 위압에 의해 20만달러 약속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적 싸움= 대책위는 제3자로부터 전해들은 약속시한(8월15일)까지 E씨가 돈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고발 등 법적 대응을 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워두고 있었다. 그러나 법적으로 선수를 친 것은 E씨다. E씨는 위와 같은 이유를 들어 K씨와 O씨 등을 고발했고, 그중 K씨는 지난 14일 고발됐음을 알리는 E씨 변호인의 통지서를 받았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고발하는 적반하장이라며 곧 법적 대응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쌍방간에 특단의 합의가 없는 한 진위는 법적으로 가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훈= 대책위는 “결국 알고보니 아크로피아는 머니 피라미드에 지나지 않았다”며 “우리들 손해는 그렇더라도 가만 두면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더 입을 수 있어 강력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E씨는 “회사는 끝난 게 아니고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며 “정확히 말하면 O씨 K씨로 인해서 한달반째 정상영업에 방해를 받고 있을 뿐”이라고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어쨌든 이번 사건은 북가주 한인사회에 깊숙히 파고든 신종 투자(또는 다단계판매 포함)의 위험성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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