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수(데마레스트 자치회 동장)
지난 8일과 9일에 우리 타운에 자원봉사 행사가 있었다. 약 30명의 한인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여 성공적으로 작업을 완료하였는데 그중에 최연소 자원봉사자인 케빈 김(5학년)과 함께 봉사하며 느낀 소감이 있어서 몇자 적어본다.케빈 김은 뉴저지 데마레스트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5학년 한인 소년이다. 타운에 소재한 중학교의 반지하 교실들이 7월초의 집중 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게 되자 카펫 바닥을 비닐 타일로 교체하는 긴급 보수작업을 한인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자원봉사하게 되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오게되면 곧바로 타일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몇 분이 일찍 나와서 타일 아교를 바르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버지의 손을 잡고서 작업장소에 들어오는 똘망똘망한 눈망울의 한인 소년을 만나게 되었다.
그의 아버님께 자원봉사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너는 여기에 일하러 온거니까 이제부터 아저씨들 하고 함께 일하는거야 알았지?“하니까 “오 케이!” 한다.사실 당일 오전에 케빈 어머니로 부터 본인의 어린 아들이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냐는 문의를 받은 터여서 어린애들도 할 수 있는 가능한 손쉬운 작업을 찾아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다,“여기 바닥에 타일을 까는 아저씨들이 일할 수 있도록 케빈은 위층 복도에 가서 타일 박스를 여기까지 가져오고 박스에서 꺼내서 아저씨들에게 한장씩 전해주는 일을 하는거야. 할 수 있겠어?”대답은 “오 케이!” 도대체가막힘이 없다.
사실 비닐타일 한 박스의 크기는 별로 크진 않지만 무게 만큼은 어른들도 꾀를 부려 피하고 싶을 정도로 만만치 않게 무겁다. 계단을 올라 다니며 박스를 운반해야 하니 핸드 카트를 사용할 수도 없고 온전히 두 팔로만 타일 박스를 운반해야만 한다.내가 먼저 시범을 보이고 “케빈, 너도 한 박스 들고 아저씨 따라 와” 뒤도 안돌아 보고 내려오면서 박스를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도 곧잘 계단을 내려 온다.나와 함께 타일 박스들을 운반하며 계단을 오르내리길 서너번 하고 나니 교실 하나의 타일 작업이 끝났다.
여성 주민분들이 자원봉사자들 간식하라고 가져온 김밥과 커피, 케익등 음료수를 마시며 휴식을 하고 있는데 케빈이 어른들에게 물어온다,“How much? do you get pay this work?..” “우리는 자원봉사 하는거라서 돈은 받지를 않는거야...”“Why are you doing this hard work? without paying? ““우리가 하는 일은 커뮤니티 서비스 란다”“돈 안받으면 난 다음엔 이런일 안할거야!”
타운 살림에 주민들의 자원 봉사가 없다면, 결국엔 그 경비가 고스란히 타운 주민들에게 부담되어 지니 이런 무보수 봉사가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것이란 설명을 케빈의 눈 높이에서 이해할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안타깝게도 나에겐 그럴만한 능력이 없어 보인다.
휴식을? 끝내고 이제 개학을 하면 어린 학생들이 앉아서 공부하게 될 학습용 교실에 타일 작업을 하러 작업 장소를 옮기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타일 박스와 같은 층이라서 이제는 케빈이 낑낑거리며 힘들게 박스를 옮길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해서 케빈도 부득불 어른들 처럼 타일을 까는 일에 투입될 수 밖에 없었는데 만일 일을 망칠까봐서 조금은 망설여지게 되었다.
타일을 구입해 준 학교측 인부가 우릴 골탕(?)먹일 심산이었는지 작업용 타일의 앞뒤 무늬가 꼭 같은걸 준비했고 가로, 세로 디자인도 엇비슷한 걸로 준비를 해놓고는 앞뒤와 디자인을 서로 어긋나는 격자모양으로 타일을 깔아달라는 까다로운 작업 지시를 내리고 간 후여서 더욱 염려가 되었다. 어른들도 작업을 끝내고 보면 서너군데 타일의 모양이? 잘못되어서 다시 뜯어내곤 하는예민한 작업이었다.
내가 요령을 가르쳐 준후에 일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웬걸 웬만한 어른들 보다도 깔끔하고 작업 속도도 뒤지질 않는다. 알고보니 그 짧은 시간동안에 벌써 나름대로 요령를 터득 했단다.
우리 어른은 모두 케빈이 똑똑한 한인 소년인걸 알게 되었다,
케빈, 아저씨는 너가 언젠가는 남을 위해 하는 봉사의 기쁨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스스로 깨닫게 되는 날이 오리라고 확신 한다. 개학이 되면 케빈은 너가 직접 바닥 타일을 깔은 이 교실들에서 공부를 할 때 남다른 애정을 교실 바닥의 타일들에게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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