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영(논설위원)
며칠 전에는 날씨가 정말 살인적이라 할 만큼 무더웠다. 한국도 그렇고 아시아, 유럽, 미국도 더위가 화씨 100도를 넘나들어 사람들이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또 언제 그랬는가 싶게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서늘하다. 뉴욕에도 이제는 한 세기에 올까 말까한 태
풍이 불어 닥쳐 더 이상 허리케인 조닝에서 안전지역이 아니라고 한다.
그 뿐인가. 대자연의 움직임과 함께 우리가 사는 삶도 이상할 정도로 요란하다. 지구상의 모든 것이 다 재앙을 안고 가는듯한 느낌이 들 만큼 지구촌이 요즈음은 너무도 섬뜩하게 돌아간다.
한국의 물난리나 인도네시아 인근에서 발생한 쓰나미 사태, 중국의 지진, 세계 도처의 연이은 화산폭발, 그리고 산불, 전 세계를 휘젓고 다니는 조류독감, 이외에도 세계 도처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의 기운. 이는 모두 일찍이 그 진행이나 결과가 역사에서 보지 못했던 형태이다.
이런 모든 것은 우리 인간의 눈으로 보았을 때 불안을 지나쳐서 공포의 시기에 접어든 게 아닌가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이런 상태로 진행된다면 우선 무서워서 모두가 피난처 없는 피난을 생각 안할 수가 없다. 이러한 모든 징조를 보면 꼭 종교적이 아니더
라도 성경에서 말하는 것처럼 말세에 접어드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인간사회도 먹고 살기가 이제는 예전같지 않게 너무나 어려워졌다. 개스 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아파트 렌트나 공공요금도 계속해서 인상되고 있다. 웬만큼 벌어서는 감당도 할 수 없을 만큼 치솟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잔인한 사건들로 연일 얼룩
진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왜소함을 느껴선지 그에 대한 반항으로 점점 더 잔학한 방법을 쓰고 있다. 살인을 해도 그렇고 하다못해 도둑질을 해도 잔인한 수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옛날 같으면 도둑질을 해도 낭만이 있다고 했지 지금처럼 잔학하지는 않았다. 이런 모든 것을 볼 때 과연 우리가 사는 세상이 머지않아 끝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설사 말세에 접어드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사람이 정신적으로 움츠려들게 되면 첫째로 활동하고 싶은 의욕이 사라진다. 가정생활, 사회생활, 그리고 직장생활, 이런 것들은 모두 의욕
때문에 진행되고 의욕 때문에 열심히 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하루를 아무런 의욕 없이 살게 마련이다. 더군다나 이민 온 사람들이 의욕 없는 채로 산다 할 것 같으면 우리가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신라시대의 눌지 대사는 우리나라를 ‘맷돌 속에 콩’이라 비유했다. 윗돌은 중국이고 아랫돌은 일본을 말한 것이다. 그 안에 끼어서 우리는 항상 갈림을 받았었다. 눌지 대사의 말대로 할 것 같으면 우리에게는 미국이라는 이 나라의 보이지 않는 억압이 윗 맷돌이요, 다가오는 모든
재앙, 이것이 아랫 맷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민자로서 정착하기 전에 이래저래 가운데 끼어 갈리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여기서 손을 들어야 될 것인가. 아니면 가던 길을 멈춰야 되겠는가. 그러나 우리에게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아주 좋은 속담이 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전 세계가 불안하고 공포스럽고 두려움을 일으키는 세태라 하더라도 헤쳐나갈 길은 있다.
나 스스로는 물론, 이웃이나 주변에 항상 선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이다. 모든 불안과 공포와 증오는 악에서 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방법은 개개인이 선해지는 길 밖에 없다고 본다. 전 세계가 선해지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먼저 선한 생각과 행동을 남에게 해야 된다.
세계는 지금 악이 전염병처럼 번져 있다. 악은 어디에서부터 오는가?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 이기심에서 나온다. ‘나 먼저’ ‘우리 먼저’ 하는 생각이 바로 악을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이것이 선으로 바뀌려면 ‘너 먼저’ ‘너희 먼저’ 되어야 가능하다. 지금까지 전 세계의 모든 인종이나 국가나 종교나 문화가 다 나 먼저, 우리 먼저를 부르짖었기 때문에 악을 만드는 공장이 되었었다.
세상의 모든 재앙은 선으로 다스릴 때 다 잠재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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