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 “차안에 날 두지 말아요”
깜박방치 5년간 211명 사망
한여름 차안에 방치된 어린이들이 사망하는 사고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사고원인을 실제 확인하기 위해 올해 들어 가장 무더웠던 22일 낮 한 주택가에서 서로의 기온정보 송수신이 가능한 두 대의 전자식 온도계를 이용, 안과 밖 기온변화를 점검해 봤다. 결과는 한마디로 “정말 목숨을 잃을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오후 2시 국기기상청 온도계는 103도를 가르키고 있었지만, 취재용으로 사용한 온도계는 107도 였다. 이는 점검을 위해 바깥 기온을 재는 온도계를 차 바로 옆에 둔 탓에 직사광선과 불볕더위에 달궈진 자동차에서 발생되는 뜨거운 열이 더해진 탓이었다.
밀폐된 차안 운전석 의자에 넣어둔 온도계는 곧바로 상승하기 시작, 불과 4분만에 실내온도는 115도에 도달했다. 또 2시15분이 되자 바깥이 109인 반면, 실내는 이미 125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2시18분, 차안 온도계를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운전석 대시보드 위에 올려놓자 숫자는 급상승해 2시20분 132도, 2분 뒤 139도를 기록했고, 1분도 채 되지 않아 140도를 넘어서자 더 이상 전자식 온도계가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차안으로 들어가 신체적인 반응을 테스트해 봤다. 문을 닫는 순간 고열로 숨을 쉬기 힘들 정도였고, 1분여만에 곧바로 땀이 흐르기 시작해 잠시 뒤에는 마치 사우나에 들어온 듯 온 몸이 땀에 젖어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Kids in Cars’에 따르면 2001∼2006년 차량에 방치됐다 높아진 차량 내 온도를 견디지 못 하고 일사병으로 숨진 어린이가 총 211명에 달했다.
‘SAFE KIDS’의 한 관계자는 “바깥 온도가 93도인 날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장소에 창문을 닫은 차량을 세워두었을 경우 차량 내부 온도는 20분만에 125도, 40분이 지나면 140도로 급상승한다”며 “이 정도의 고온은 아이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오현 기자>
애완동물들 “내게도 물 좀 뿌려줘요”
폭염에 기진맥진 사망 늘어
베이지역이 폭염에 휩싸이면서 사람들만 고통을 당하는 것이 아니다. 여름에도 긴 털코트(?)를 입고 있는 애완동물들이 더운 날씨를 견디다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늘면서 주인들에게 주의보가 내려졌다.
샌리엔드로 동물병원은 지난 주말 15마리의 애완동물이 더위로 숨졌다고 밝혔다. 또 프리몬트 동물병원에도 12마리의 애완동물이 더위로 입원했다. 병원측은 털이 긴 토끼와 친칠라류의 애완동물이 일사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동물 전문가들은 더위에도 땀으로 몸을 식히지 못하는 애완동물들의 일사병을 막기 위해 찬 물을 스프레이로 뿜어주거나 젖은 타올을 등에 덮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얼음 주머니를 개집 안에 넣어주고 개가 앉는 담요를 적셔주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한범종 기자>
저녁퇴근족 “아 제때 잠들고 싶어요”
낮 꾸벅이, 밤 초롱이 많아
콩코드에 사는 직장인 J씨는 퇴근과 동시에 출근한다. 대로(콘트라코스타 블러버드) 건너 두세블럭쯤 떨어진 플레젠힐공원이 임시귀가 장소다. 그곳에서는 미리 대피중인(?) 부인과 초등학생 두 자녀가 기다리고 있다. J씨 가족이 최근 며칠동안 저녁참 공원상봉을 하게 된 건 두말할 나위없이 무더위 때문이다.
40년 넘은 납작지붕에다 하필 남서쪽 방향 2층 아파트의 2층에 사는 J씨 가족은 밤10시가 넘어도 식을 줄 모르는 열기에 못이겨 공원에서 만나 인근 맥도널드나 식당에서 저녁을 때우고 다시 공원 등지에서 죽치다 한밤중에 귀가하는 일이 다반사다. 가족들은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데워지는 오후 서너시쯤 외출해 3마일 거리에 있는 마운트디아블로중앙도서관에서 더위를 피한 뒤 J씨의 퇴근시간에 맞춰 만남의 장소 공원으로 향한다.
J씨 가족처럼 오후부터 한밤까지 뜻밖의 유목민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주 들어 폭염장군이 다소 수그러드는 듯한 해안과 달리 여전히 기세가 등등한 내륙 거주자들 가운데서 특히 그렇다. 에어콘을 틀어봤자 감질만 나고 일정수준 이상 넘어가면 전기료만 왕창 오르기 때문에 아예 집이 저절로 식혀질 때까지 밖으로 겉도는 것이다.
캐스트로밸리의 C씨도 24일 퇴근뒤 오클랜드에서 친구를 만나 10시 다 되도록 시간을 보낸 뒤 귀가했다. 그런 생활이 벌써 여러날이다. 그 사이 가족들은 인근 숲이나 공원, 아니면 아예 알라메다비치나 버클리마리나까지 진출해 몸을 식히기도 한다.
실리콘밸리 이스트베이 등 무더위가 유난히 심한 지역 공원 등은 J씨네 C씨네 같은 사람들로 오후부터 초저녁까지 늘 북새통이다. 한밤중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서성거리고 있다.
피서나들이에 이은 한밤중 귀가는 수면부족으로 이어져 낮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축구광들은 지난 6월9일부터 한달동안 월드컵(태극전사 응원과 아침 생중계 한밤 녹화중계 시청 포함) 때문에 시작된 ‘낮 꾸벅이, 밤 초롱이’ 생활이 무더위 때문에 한참 더 연장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가주 보건당국은 야간나들이 때 웨이스나일 바이러스의 전염자인 모기에 쏘이는 등 해충을 조심하고 안전사고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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