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Vertigo)
미행하던 친구아내에 매혹되어…
거장 히치콕 걸작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의 거장 히치콕의 무드 짙은 못 이룰 사랑과 살인에 관한 걸작 미스터리 스릴러로 1958년작. 연기, 내용, 컬러 및 음악(버나드 허만) 등이 모두 최고급인 귀기 서린 영화로 마치 몽환상태에 빠져드는 느낌을 갖게 된다. 한국에서는 ‘환상’이라는 제목으로 상영됐었는데 몇 번을 봐도 새롭게 빨려들 어 가게 되는 신비한 매력을 지닌 영화다.
애매모호하고 약간 병적인 영화의 주인공은 고지공포증이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전직 형사 스카티(제임스 스튜어트). 그는 옛 학교동창으로 거부가 된 친구로부터 자기 아내를 미행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친구는 아내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서 이런 부탁을 하는데 스카티 는 금발에 백치미를 지닌 친구의 아내(킴 노박)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진다.
자기 뒤를 미행하는 스카티를 여인은 과연 감지하고 있는가. 어느 날 여인은 금문교 아래 바다로 투신자살을 시도한다. 이를 구해내는 스카티.
어느덧 스카티와 그의 친구의 아내는 뜨거운 사랑에 빠지나 스카티가 여인의 이상한 행동에 관해 추궁하면서 이 여인은 사고사 한다.
자기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이 죽게 된 것에 상심하는 스카티는 어느 날 샌프란시스코 거리를 걷다가 죽은 여인과 똑같은 모습의 여인(노박)을 발견한다. 그리고 스카티는 이 여자를 죽은 여인의 모습으로 바꿔놓기 위해 의상과 헤어스타일까지 고치도록 만든다. 죽은 여인과 똑같은 모습과 옷과 머리스타일을 한 여인과 스카티는 다시 사랑에 빠지는데 스카티는 이 여자를 데리고 친구의 아내가 사망한 수녀원 종탑으로 간다. (사진)
‘이창’(Rear Window·1954)
역시 히치콕 감독에 지미 스튜어트가 주연한 컬러가 불타는 살인 미스터리. 복날 맨해턴. 사고로 한쪽 다리가 부러져 휠체어에 앉아 심심풀이로 망원렌즈로 이웃 아파트 내부를 훔쳐보던 사진작가가 병든 아내가 갑자기 사라진 아파트의 남편을 살인범으로 믿고 앉아서 수사를 한다. 남자의 약혼녀로 나오는 그레이스 켈리가 고혹적으로 섹시하다. 7~8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 동시상영.
‘캔디와 낯선 자들’
(Strangers with Candy)
★★★(5개 만점)
학생들을 위한 방과후 TV 프로와 교외에 사는 점잖은 척하는 미 중산층을 야유하고 속을 들쑤셔대 컬트화 했던 케이블 TV 코미디 센트럴의 인기 시리즈를 영화로 만들었다.
야하고 상스럽고 터무니없는 내용에 호모와 인종차별과 학교 및 가족 등 모든 것을 닥치는 대로 조롱한 끊임없는 농담이 나온다. 한국인 어른들이 볼 영화는 아니고 10대들이 박장대소하며 즐길 영화.
32년간을 거리와 교도소 등지에서 보낸 인생낙오자인 46세난 제리 블랭크(에이미 세다리스)가 교도소에서 출감, 귀가한다. 제리는 자기 때문에 식물인간이 된 아버지를 본 뒤 개과천선한다며 못 마친 고교과정 이수를 위해 학교에 등록한다. 세다리스의 죽을상 연기가 볼만하다. R. 선셋5(323-848-3500) 등.
‘법자매’(Sisters in Law)
★★★1/2(5개 만점)
아프리카 카메룬의 소읍 쿰바타운에서 일하는 여검사 엔가사와 여판사에 관한 영국 기록영화로 둘이 여자와 아동학대 케이스를 기소해 유죄판결을 내리는 과정을 담았다. 법이 사회 부정의를 변화시키는 능력을 볼 수 있는 긍정적 영화.
세 케이스를 다뤘다. 첫번째는 6세난 만카의 이야기. 엔가사는 온 몸에 상처가 난 만카와 증인들을 심문해 이 아이가 자기 아주머니로부터 가혹한 매질을 당했다는 사실을 구성한다.
두번째는 구타당한 아내의 경우. 이 여인은 자기가 속한 무슬림 사회의 반대를 제치고 남편을 법정에 서게 해 유죄판결을 받게 하고 이혼까지 한다. 카메룬에서 남편이 아내 구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17년만의 첫 케이스다.
셋째는 채 소녀 티를 못 벗은 소니타 경우. 자기를 강간한 이웃 남자를 고발, 역시 유죄 판결이 내린다. 일부 지역.
‘천국의 아이들’
(Children of Paradise·1945)
화류계 여인 둘러싼 네 남자의 사랑
명장 카르네 기념비적 흑백 영화
프랑스의 명장 마르셀 카르네가 감독한 195분짜리 기념비적 흑백 명화. 나치 점령 하에서 만들어졌는데 로맨틱한 서사극으로 연극과 그것에 관계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사랑에 관한 얘기다. 제1부 ‘범죄의 거리’와 제2부 ‘백의의 남자’로 구성됐으며 무대 커튼이 오르면서 영화가 시작되고 커튼이 내려지면서 끝난다.
신비하고 사로잡는 듯한 아름다움을 지닌 화류계 여인 가랑스(알레티)를 둘러싼 각기 다른 직업과 성격의 네 남자의 사랑과 함께 무언극과 연극에 대해 깊은 애정을 표시하며 그것들을 고찰한 작품.
가랑스를 사랑하는 남자들은 무언극 배우로 백의의 몽상가 피에로 밥티스트(장-루이 바로)와 야심에 찬 셰익스피어극 배우 프레데릭(피에르 브라쇠르) 그리고 허무주의자로 지적이요 잔인한 지하세계 인물 라스네르(마르셀 에랑) 및 위선적인 귀족 에두아르(루이 살루).
이들과 가랑스를 둘러싸고 애증과 음모와 욕망의 거미줄이 얼기설기 엮어지는데 작품의 중심이 되는 못 이룰 사랑의 두 주인공은 가랑스와 밥티스트. 밥티스트는 가랑스를 간절히 사랑하나 가랑스는 잡힐 듯하면서도 항상 남자들의 품을 찾아 날아다닌다.
그래서 밥티스트는 자기를 사랑하는 나탈리(마리아 카자레스)와 결혼해 아들까지 두나 끝내 가랑스를 못 잊어한다.
한편 가랑스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밥티스트. 마침내 두 사람은 달빛 밝은 밤 서로 영원한 사랑을 고백하고 정열을 불사르나 이튿날 가랑스는 다시 밥티스트를 떠난다.
수많은 인파들이 가면을 쓰고 광란하는 카니벌 사이로 마차를 타고 떠나가는 가랑스를 뒤쫓아가며 연인의 이름을 부르는 밥티스트의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황홀무아지경으로 화려하고 아름답고 시적인 영화로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글은 자크 프레베르가 썼다. 감수성 민감한 자녀들과 부모들이 꼭 보도록 권유한다. 13일 하오 7시 30분. 에어로 극장(1328 Montana Ave. 샌타모니카 323-466-FILM)
‘푹신한 의자’
(The Putty Chair)
★★★(5개 만점)
두 형제와 형제 중 동생의 애인이 차를 타고 가면서 자신들과 인생과 관계에 대해 얘기하는 자아발견의 영화이자 소품 로드무비.
뉴욕에 사는 조쉬는 실패한 록가수로 현직은 밴드무대 알선 에이전트이지만 그것도 신통치 않다. 조쉬는 도대체 내 인생이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를 살펴보다가 돌연 타주에 사는 아버지의 생일날 부모를 기습 방문할 계획을 세운다.
선물로는 자기가 어렸을 때 리빙룸에 있던 1985년제 안락의자 레이지 보이를 e-베이를 통해 사기로 한다. 이 여행에 동행하는 것이 둘의 관계에 대해 확실한 정의를 내릴 것을 요구하는 조쉬의 애인 에밀리와 사이비 히피 같은 형 렛.
셋이 먼저 안락의자를 사러 가는 도중에 말도 많은데 렛은 극장서 만난 여인과 즉석 사랑에 빠진다. 과연 레이지 보이는 필요한 물건 인가.
13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판도라의 상자’’(Pandora’s Box)
보헤미아 태생의 감독 G.W. 팝스트의 1929년산 무성영화로 단발머리를 한 주인공 룰루역의 루이즈 브룩스의 선정적인 모습과 불타는 듯한 연기 그리고 흑백 명암의 대조가 눈부신 화면과 광란하는 듯한 촬영이 감탄을 금치 못할 걸작.
철두철미 비도덕적이요 성적으로 만족 못하는 댄서 룰루가 부자 의사와 결혼한 첫 날 남편을 죽이고 남편의 아들과 런던으로 도주한다. 둘은 여기서 가난에 시달리는데 룰루는 창녀로 일한다.
룰루는 크리스마스 전날 길에서 만난 남자에게 이상한 매력을 느껴 그를 집으로 데리고 오나 비극적 종말을 맞는다.
부룩스를 국제적 스타로 올려놓은 필견의 명화. 14일 하오 8시 해머뮤지엄. 무료.(10899 윌셔)
‘천일의 앤’(Anne of Thousand Days·1969)
1526년 부인의 왕비 자리를 빼앗은 뒤 젊고 예쁜 앤 볼린(즈느비에브 뷔졸드)을 왕비로 맞아들인 영국의 헨리 8세(리처드 버튼)와 남편 못지 않게 무자비하고 간계스런 앤과의 관계를 그린 흥미 만점의 역사 의상극.
헨리는 6년간의 구애 끝에 앤과 결혼하나 유부녀 앤을 이혼시키기 위해 바티칸과 절연한다. 둘 사이에서 태어난 여아가 후에 영국을 중흥시킨 엘리자베스다. 한편 앤이 남아를 사산하자 헨리는 이를 계기로 앤을 버릴 계획을 진행시킨다. 앤을 버리고 매력적인 피터슨(제인 시모어)과 살고파서. 헨리는 간신 크롬웰과 짜고 앤을 간통혐의로 몰아 도끼로 목을 두 동강낸다.
앤의 왕비기간은 천일이었다. 버튼의 호탕한 연기 등 볼 것이 많다. 10일 하오 7시30분. 아카데미 본부(310-247-3000 Ext 111)
‘이지 라이더’(Easy Rider·1969)
저예산 독립영화의 원조 중 하나로 미 영화계에 작은 혁명을 일으킨 대표적 로드무비다. 이 영화가 빅 히트하자 스튜디오들이 저마다 유사작품들을 만들어냈지만 이 영화의 성공을 따르진 못했다.
외부세계와 절연된 소외감에 젖은 두 젊은 바이커(피터 폰다와 데니스 하퍼)가 ‘진짜 미국’을 발견하기 위해 미 남서부를 달리면서 대마초와 온갖 편견과 프리 러브 등을 겪는다. 이들이 도중에 만난 술꾼 변호사로 나온 잭 니콜슨을 스타로 만들어준 영화다. 끝이 충격적으로 촬영과 록뮤직도 좋다. 데니스 하퍼 감독. (사진)
‘여행’’(Trip·1967)
삶에 지친 TV 광고 영화 감독의 마약여행. 14일 하오 7시30분 이집션(6712 할리웃) 동시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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