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이스 이 감독이 아미에게 바치는 러브레터
▶ 다큐멘터리 ‘방탄소년단 아미: 포에버 위 아 영’

BTS와 팬덤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방탄소년단 아미: 포에버 위 아 영’에서 댄스 커버 아티스트들이 멕시코 시티에서 BTS의 ‘MIC Drop 리믹스’ 공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트레몰로 프로덕션 제공]
““5만 여명의 비한국인들이 BTS 노래를 한국어로 함께 부르는 광경을 보며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큐멘터리 ‘방탄소년단 아미: 포에버 위 아 영’을 설명하며 그레이스 이 감독이 꺼낸 첫 마디다. 피바디상 수상에 빛나는 이 감독은 20년 넘게 정체성, 공동체, 사회 운동 등을 다뤄왔다. 그런 그에게 ‘아미’는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완벽한 소재였다. 이 감독은 “BTS가 군 입대를 앞둔 시점이 그들과 아미가 어떻게 무명에서 글로벌 아이콘이 됐는지 돌아보기 좋은 기회였다”며 “BTS의 역사적 성취는 아미 없이는 불가능했고, 아미의 힘도 BTS 없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디에고 교수로 K-팝 연구학자인 패티 안 감독과 함께 연출한 이 작품은 전 세계적 현상이 된 BTS 팬덤 ‘아미(ARMY)’의 진면목을 담아낸다. 제목이 말해주듯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모두 영원히 젊고, 함께할 때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것. 감독의 시선으로 본 아미는 단순한 팬덤이 아니다. 그들은 고립과 단절에 맞서는 치유의 힘이며, 다양성과 가치, 집단적 힘으로 무장한 희망과 단결의 상징이다.
감독은 이 작품을 ‘아미에 대한 러브레터’라고 정의한다. 제작은 총 3년이 소요됐다. 촬영 과정에서 감독이 특히 인상 깊었던 순간은 텍사스 포트워스의 교외 한인타운과 멕시코시티의 한인 밀집지역을 방문하며 BTS가 전 세계 지역 문화에 미친 영향을 목격한 것이다. 멕시코시티와 서울의 댄스 커버 그룹들이 ‘MIC Drop’을 추는 모습을 촬영하며 아미의 예술적 표현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많은 댄서들이 아미가 되기 전까지는 춤을 춰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서 완벽하게 해내더라. 그들 얼굴에 나타난 기쁨과 헌신을 보며 ‘아미는 뭐든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그레이스 이 감독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1세대 K팝 팬으로서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카세트테이프를 소장했던 그가 25년 후 조카를 통해 BTS를 접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미국 중서부에서 성장했던 그에게 BTS와 아미의 등장은 강렬했다. 이 감독이 자란 시절엔 아무도 지도에서 한국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5만 명이 모인 스타디움에서 한국 노래를 함께 부르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충격 이상이었다.
이 감독은 “2017년 BTS 콘서트에서 아미의 놀라운 다양성을 직접 경험했다”며 “성별, 인종, 나이, 국적, 언어, 종교적 배경을 넘나드는 팬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문화 현상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휴스턴의 아미 친구들과 함께한 촬영은 이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들은 정말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TV 앞에 앉아 뮤직비디오를 하나씩 보며 재미있는 해설과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니, 이들이 서로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살아있게 만드는 진정한 팬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고 감탄했다.
감독은 또한 팝 음악 팬들, 특히 아미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팝 팬들은 종종 망상에 빠진 존재로 치부되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미의 복잡성과 인간성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누군가가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동, 돈을 들여 애정을 표현하게 만드는 동기가 무엇인지 말이다”
그레이스 이 감독은 아미 현상을 통해 한국의 변화하는 세계적 위상을 이해하게 됐다며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이 감독은 “팬덤이 사회 변화의 긍정적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공유된 가치를 중심으로 단결할 때 우리는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 밖의 사람들이 한국 문화에서 예상치 못한 의미와 연결점을 찾는 과정, 그리고 이러한 반응이 취향, 정체성, 소속감에 대한 변화하는 개념을 어떻게 반영하는지 탐구했다고 덧붙였다.
오는 30일 전 세계 동시 개봉하는 ‘방탄소년단 아미: 포에버 위 아 영’은 단순히 BTS나 아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넘어선다. 이 감독은 “아미가 BTS의 커리어 방향을 바꿨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문화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까지 바꿨다. 이 영화가 넥스트 챕터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어떤 역사와 통찰을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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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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