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온 안정숙 영화진흥위원장
영화진흥위원회 안정숙(54) 위원장이 LA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영화 및 아시안 필름 마켓 홍보차 LA에 왔다. 지난해 6월부터 영진위를 이끌고 있는 안 위원장은 서울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와 한겨레신문 기자를 거쳐 영화전문지 ‘씨네 21’의 편집장을 역임한 언론계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원혜영 의원이 남편. 현장에서 한국영화의 성장을 지켜본 영화전문 기자의 연륜과 한국영화가 해외에서 주목을 끌던 시기 USC 객원 연구원으로 할리웃 영화계의 반응을 직접 체험한 탓에 안 위원장이 지휘봉을 잡은 영진위의 행보는 뭔가 다르다. 우선 영진위가 추진하는 한국영화와 미주한인영화인 지원책이 구체적이다. 해외에서 한국영화의 브랜드파워를 높이기 위한 사업계획도 국제감각이 넘친다. 한국영화 고유의 특성을 잃지 않고 글로벌 마케팅을 펼치기에 적합한 영화 제작을 지원하겠다는 안 위원장을 만났다.
<글 하은선·사진 진천규 기자>
양국서 동시에 먹힐
능력있는 감독 발굴
영화 제작 적극 지원
-LA국제영화제 기간 영진위가 코리안 나잇 행사를 주최했는데 취지는 무엇인가.
“그 동안 영진위가 북미지역 유수의 영화제 참가가 적었다. 올해 LA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 6편이 진출한 것을 계기로 한국영화의 대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부산영화제 아시안 필름 마켓과 공동으로 ‘코리안 나잇’을 주최했다. 영진위 입장에선 미국영화산업과 한국영화인들을 위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고 싶고, 부산영화제 측은 올해 처음 개최하는 아시안 필름 마켓(Asian Film Market)을 홍보할 목적이었다. 아시안 필름 마켓은 역량 있는 영화감독과 제작자들에게 사전제작을 위한 투자와 배급을 연결하는 창구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영진위가 ‘코픽 필름메이커스 디벨로프먼트 랩 2006’(KOFIC Filmmakers Development Lab 2006) 공모를 실시했는데, 영진위가 재외동포재단과 함께 실시하는 독립영화 지원 및 시나리오 공모전과는 어떻게 다른가.
“영화제작비 지원을 넘어서서 북미시장과 한국에서 동시에 호소력을 발휘할만한 감독을 발굴, 양성하기 위한 행사이다. 선댄스 영화제가 실시하는 선댄스 랩을 벤치마킹 했다. 한·미 영화산업 현장에서 활동중인 프로듀서들이 ‘멘토’가 되어 영진위가 선정한 영화인 5명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세계 영화시장에서 통할 만한 영화를 제작하기 위한 기초작업 프로젝트이다. 한국과 북미 지역에서 98명이 응모했고 현재 25명 가량이 예선을 통과했다. 조만간 멘토 명단과 더불어 최종 통과자 5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주 지역에서 시험적으로 실시하는 행사로, 지원자 모두에게 기회를 주지 못해 아쉽다.”
-한국영화들이 영화제에서 커다란 성과를 내고 있지만, 해외 개봉영화는 그렇게 많지 않다. 영진위 입장에서 한국영화의 해외 배급력을 어떻게 보는가.
“수년 간 한국영화는 관객 점유율이 50%가 넘는다. 지난해 통계를 보면 59%를 초과했고, 올해도 50% 이상을 자신하고 있다. 외국영화 수입제한이 없는 국가들 중 자국영화 관객 점유율이 높은 유일한 국가다. 그러나, 해외수출은 한국영화의 역량에 비해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소수의 영화사들이 해외배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영화 자체의 힘으로 배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영화가 한국이라는 문화적 정체성을 알리려면 극장에서 직접 관객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문화교류라는 측면에서 영화만큼 중요한 매체가 없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임기 3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다양한 한국영화들이 다양한 관객을 접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고 싶다. 지금 한국에서 영진위는 예술영화상영관 체인인 아트플러스와 디지털 시네마 프로젝트를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해외에선 앞서 언급한 코픽 랩이나 독립영화 제작 지원, 아시안 필름 마켓 지원을 통해 해외영화산업 및 해외관객들과 한국 영화인의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려고 총력을 기울인다. 궁극적으로 국내외로 영화 문화를 풍부하게 하는 것,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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