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나파 등서 많이 생산
태닌‘듬뿍’오래 숙성 가능
묵직하고 클래식한 진한 맛
한인들의 입맛에도 ‘딱’
카버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은 적포도주의 왕이다.
백포도주 중에서 샤도네를 최고로 꼽듯이, 레드 와인 중에서는 카버네 소비뇽이 가장 인기 있고 가장 중요하며 가장 많이 재배되는 포도품종이다.
프랑스 보르도가 가장 유명한 재배지역이고 캘리포니아, 워싱턴주, 칠레, 호주 등지에서도 좋은 포도가 생산된다. 나파 밸리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유도 보르도에 못지 않게 우수한 카버네 소비뇽이 재배되기 때문이다.
한인들도 카버네 소비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이유는 맛이 진하고 복합적이며 잘 숙성하면 말할 수 없이 우아하고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입체적이고 씹을 수 있으며 묵직하고 클래식한 카버네 소비뇽을 가장 좋아하고 즐겨 마신다.
참고로 적포도주 품종들을 가장 연한 것에서 가장 진한 것(무게감, 태닌, 색깔, 숙성가능 정도로 판단)으로 순위를 매겨본다면 가메이(보졸레 누보), 피노 누아, 템프라니요, 산지오베제, 멀로, 진판델, 카버네 소비뇽, 네비올로, 시라의 순이다.
카버네 소비뇽은 보르도 그랑크루 와인과 각종 고급 메리타지 와인의 주 품종이다. 멀로, 카버네 프랑, 프티 베르도, 말벡 등의 품종과 함께 섞어서 만드는데 카버네 소비뇽을 보통 70~80% 이상 사용한다. 강렬하고 깊은 맛과 복합적인 맛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적포도주 블렌딩에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것이다.
미국을 포함 신세계 와인에서 카버네 소비뇽이라고 쓰여진 와인은 이 품종을 75% 이상 사용한 것이다. 100% 카버네 소비뇽으로 만든 와인도 간혹 있지만 대개는 멀로, 카버네 프랑 등을 조금씩 섞고 있으며 그 블렌딩 비율은 와이너리와 와인메이커에 따라 다르다.
품종으로서의 카버네 소비뇽은 포도알이 작고 껍질이 두껍고 태닌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약간 더운 지방에서 잘 자란다.
적포도주의 숙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성분이 태닌인데 카버네 소비뇽에 태닌이 많기 때문에 이것을 많이 사용한 와인은 오랜 숙성이 가능한 것이다. 카버네 와인의 맛은 최소 5~10년 이상 익어야 가장 좋은 맛을 내고 아주 질좋은 와인은 몇십년의 숙성도 가능하다.
카버네 소비뇽의 맛은 자두, 블랙베리, 다크 체리, 블랙 커런트, 올리브 등의 맛으로 특징지어지며 차가운 지방에서 자란 카버네에서는 약간의 민트 향같은 것도 맡을 수 있다.
카버네 소비뇽은 오크통에서 숙성시킬 때 맛이 훨씬 더 좋아지고 잘 표현되며 오크통에서 커피, 후추, 시가 맛과 연필 깎는 냄새 같은 것이 얻어진다. 그리고 몇 년 숙성을 거치고 나면 과일향이 줄어들고 마른 허브, 초컬릿, 가죽 냄새 같은 맛을 내면서 훨씬 부드럽고 우아해진다.
좋은 카버네 소비뇽은 당연히 가격이 대단히 비싸다. 보르도 그랑 크루들을 비롯해 나파 밸리의 프리미엄 와인들, 컬트 와인들은 출시 가격이 병당 수백달러를 호가한다.
그러나 이런 와인들을 평소에 맛보기란 쉽지 않은 법. 와인애호가들은 늘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카버네 소비뇽들을 찾아 시음하곤 한다.
다음은 월스트릿 저널의 부부 와인 칼럼니스트 도로시 J. 게이터와 잔 브레처(Dorothy J. Gaiter and John Brecher)가 추천한 20달러 이하의 마실 만한 미국산 2003년 카버네 소비뇽들이다. 두 사람은 평소 미국산 카버네, 특히 저렴한 가격대의 카버네 소비뇽에 대해 별로 좋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는데 다음에 소개한 8개 와인은 블라인드 테이스팅 결과 그중 괜찮은 것들이라고 소개했다.
일반 와인 샵에서 찾기 힘든 것도 있지만 대개는 대중적인 와인들이며 가격은 지역이나 와인샵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맛있다고 평가한 순서대로 적었다.
▲Chateau Ste.Michelle ‘Indian Wells’ (Columbia Valley, 17.59달러)
▲Michael Sullberg (California, 9.49달러)
▲Alexander Valley Vineyards ‘Wetzel Family Estate’ (Alexander Valley, 16.99달러)
▲Barnard Griffin (Columbia Valley, 14.49달러)
▲Francis Coppola ‘Diamond Collection Claret’ (California, 15.49달러)
▲Gallo Family Vineyards ‘Sonoma Reserve’ (Sonoma County, 10.99달러)
▲R.H. Phillips Vineyard (California, 9.25달러)
▲Rodney Strong Vineyards (Sonoma County, 13.99달러)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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