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문외한 남편 변화시키려면
“정면충돌하지 않는다. 돌아가면 될 테지. 큰 선에서의 원칙들만 지킨다면.” 결혼생활의 연륜이 쌓여가면서 누구나 터득하는 행복해 지는 요령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결혼초기에는 크고 작은 이견으로 서로 갈등하고 부대끼고 분개하고 원망하기도 하는데 육아가 여기에 크게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아내들이 처음으로 남편에게 분노를 느끼게 되는 때가 아이가 밤에 울어대는 대도 세상 모른 채 씩씩 자고 있을 때라는 것. 그런데 25%의 아빠만이 이런 상황에서 깨어나 아이를 돌본다고 한다. 남자는 아니 아빠들은 육아에 대해 비극적인 약점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일까? ‘페어런팅’ 6월호가 아빠들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그들은 육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어떻게 엄마들과 다른가?
할 일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말해주고
무능하다 몰지말고 유능한 점 강화
역할은 분담하되 배려하는 마음으로
직장에서는 “미스터 능률”로 인정받고 있는 아빠라고 할지라도 집에만 오면 두 손놓고 TV 앞에 앉아있거나 애완견과 산책이나 나가는 유유자적한 부류가 많다. 방은 장난감으로 어질러진 채이고 빨래는 쌓여 있고 아이들은 보채고 칭얼대는 대도 아랑곳없이.
그들은 가정 살림에서 외계인인가? 아니면 특이체질이라 그런 사소하지만 매일 벌어지는 중요한 일상이 전혀 부대낌이나 의무로 다가오지 않는 걸까 ?
여기에 대해 샌디에고의 관계 훈련 인스티튜트의 디렉터이자 ‘좋은 남자가 나쁜 행동을 했을 때: 당신의 행동을 바꾸고 관계를 개선하라’(When Good Men Behave Badly: Change Your Behavior, Change Your Relationship)의 저자 데이빗 웩슬러 박사는 “남자의 사고 스펙트럼은 여자의 것과 분명히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남자와 여자의 부모 됨의 역할은 유전적으로 다르게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또 말하고 있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남자도 변화될 수 있고 가르치고 대화하고 요구하면 변화에 성공할 수도 있으므로. 문제는 방법론이다. 육아에 대한 스펙트럼이 다른 아빠를 엄마들은 어떻게 대하고 변화시켜야 할까?
■아빠들은 육아 스케줄에 약하다.
◆엄마: 좋은 시간 보내세요. 5시에 돌아올 께요. 오늘 저녁 당신 부모님 댁에서 저녁식사 있는 것 알지요?
◆엄마가 말한 뜻의 의미: 정오에 아이들 점심 먹여야 하고 낮잠은 2시에 재워야 해요. 낮잠 깬 후에는 간식 줘야 하고… 항상 하는 대로, 다 알고 있지요?
◆현실: 5시에 돌아와 보니 아이들은 점심을 굶어 배가 고파 야단이고 낮잠을 안 재워 지쳐 있는 데다가 뭐를 했기에 흥분한 상태라 할머니 집에서 계속 뛰고 난리였다.
◆대처 방법
아이들의 일과를 스케줄대로 행해야 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빠에게 아이를 맡기고 나갈 때는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일러야 한다. 아이의 일상 스케줄을 아빠가 꿰뚫고 있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시댁에 6시까지는 도착해야 하니 5시 반까지는 아이들 옷 입히고 준비가 끝나야 하고 그러려면 공원에서 5시에는 돌아와야 돼요.” 만약 이런 세부사항을 아빠 측에서 무시했다면 아이들이 할머니 집에서 피곤해 짜증 부리고 과잉행동하고 피곤해하는 것을 보면 아빠도 다음에는 엄마의 세칙을 따를 것이다. 경험만큼 좋은 선생은 없으니까.
■그들은 모험적이다.
◆엄마: 날씨 좋은데 아이 데리고 공원에 좀 갔다가 오지 그래요.
◆엄마가 말한 의미: 너무 높은 미끄럼틀에는 올라가지 못하게 하세요. 큰 아이들이 우리 아이에게 모래 못 던지게 하고 챙이 있는 모자 씌우는 것 잊지 마세요.
◆현실: 무릎은 벗겨지고 햇볕에 타서 얼굴이며 팔, 등판이 새빨갛다. 아이는 함지박 만하게 웃으며 “엄마, 나 오늘 제일 높은 미끄럼틀에까지 올라갔어요”라고 자신만만해 한다.
◆대처방법
모험적이라는 말을 뒤집어 말하면 조심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말과도 통한다. 누구나 비상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본능이 있지만 남자 쪽이 좀 더 셀지도 모른다. 아이는 아빠의 이런 심성을 이용, 높은 미끄럼틀도 타보고 아빠가 창공 드높은 곳까지 밀어주는 그네를 타며 세상에 태어난 존재의 즐거움을 처음으로 느낄 수도 있다. 둘은 깔깔대며 아빠와 자녀 됨을 행복해 했을 공산이 크다. 아이의 안전과 다침이 염려된다면 잔소리보다는 아빠가 신경 써야 할 3가지 항목 등을 정해서 공원으로 가기 전 주머니에 넣어준다. “선블럭 로션 꼭 발라주고 나이에 비해 너무 위험한 놀이는 못하게 하고 다치지 않게 조심시키셔요”라고.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하기 싫어한다.
◆엄마: 마켓 갔다가 2시에 돌아올 께요.
◆엄마가 말한 뜻의 의미: 아이 잘 보면서 집안 일 대충 좀 해놓으세요. 빨래가 건조기에 있으니 다 말랐으면 개어놓으면 더 좋지요.
◆현실: 돌아와 보니 집은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것처럼 정신없이 어질러져 있다. 남편은 아직 점심도 먹지 못했으며 너무 바빠서 전화 받을 시간조차 없어서 메시지가 7개나 녹음되어 있다.
◆대처 방법
엄마들은 친구와 얘기하면서 한 손으로 아기 우유 먹이고 한 손으로는 빨래 개키는 일이 가능한 멀타이태스커들이다. 그러나 아빠들은 사람 사는 일에 관한 잡지식이 제법 많은 듯 하면서도 어찌된 일인지 가사와 육아에만은 문외한이다. 그러나 무능을 몰아내는 것보다는 유능을 강화하는 쪽이 더 능률적이다. 아빠에게 “아이 보면서 방 치우는 것이 뭐가 그리 힘드냐”고 핀잔을 주기보다는 조깅하면서 개 산책시키는 것처럼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워준다.
■엄마들이 일상으로 하는 일을 아주 가끔만 하면서도 메달을 요구한다.
◆엄마: 오늘 오후 아이들 좀 도와 줄래요 ?
◆엄마의 속 뜻: 도와주다니? 아이가 나만의 아이인가? 아빠도 당연히 뭔가를 해야지.
◆현실: 아이를 돌보기는 했다. 그런데 마치 충분한 산소도 없이 에베레스트를 정복이라도 한 것처럼 생색을 낸다.
◆대처 방법
성공적인 관계란 50대50으로 항상 역할 분담이 반분되는 것은 아니다. 견주는 것이 아니고 배려하는 관계여야 한다. 저편 골짜기에 꽃이 피면 이쪽 골짜기에도 눈이 녹게 마련이다. 살짝 얄미울 때도 있지만 나르시시즘으로 몰아붙이지 말고 ‘아빠의 긍지’로 봐주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아이에게는 제 시간에 잠자는 것보다는 아빠와 노는 것이 더 재미있고 엄마는 지쳐 있지만 아빠는 퇴근 후 이제 육아가 시작되므로 너무 세심한 간섭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아빠들은 엄마에 비해 모험적이다. 아이의 무릎이 약간 벗겨지더라고 재미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아빠들은 아이 보면서 방 치우는 등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