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을 앞두고 몇 주에 걸쳐 아동 문학 고전들을 살펴보고 있다. 유아부터 2학년에 이르는 Younger kids group을 위한 고전 작품들은 대부분 그림책이어서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낸 학부모라면 다소 생소한 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살펴 본대로 ‘위대한 마법사 오즈’ ‘탐 소여의 모험’ ‘작은 아씨들’ ‘피터 팬’ 같이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고전들이 많아서 자녀들에게 소개 할 때 별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고전 작품은 부모들이 어린 시절 읽었던 이야기들을 후에 자신의 자녀들에게 소개해 주면서 시간을 뛰어 넘어 위대한 경험, 모험담, 우정, 사랑 등의 가치관을 함께 공유할 수 있게 허락하여 우리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준다. 오늘은 모두가 학창 시절 한번은 읽었을 만한 고전 Lucy Maud Montgomery 의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을 살펴보자.
이 책은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서 자라는 열 한 살의 고아 소녀 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데 소녀의 눈을 통해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사람들, 꿈 많은 학창 시절, 개구쟁이 친구들, 섬의 아름다운 자연 등을 섬세하고도 차분하게 그려나간 작품이다. 소녀 앤은 빨강 머리를 가졌다. 항상 가족 갖기를 소원하던 중, 노부부 매튜와 마릴라 규베르트 에게 입양된다. 이들 노부부는 원래 농장 일을 도와줄 남자 아이를 입양하기 원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원하던 남자 아이가 아닌 빨강머리에다 주근깨가 많고 실수 투성이인 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앤의 순수함과 사랑에 끌리게 되고 앤을 받아들이게 된다.
좌충우돌 실수 투성이의 앤은 하루도 에피소드 없이 지나가는 날이 없다. 새로 이사온 이웃에게 잘 보이려고 서둘러 케익을 굽는데 바닐라 대신 약을 사용해 케익을 망쳐버리기도 하고 한번은 빨강머리를 윤기가 흐르는 검은 머리로 바꿀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초록 머리로 염색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는 앤의 좌충우돌은 우정, 의리, 사랑의 발로이고 매우 재미있는데, 이야기가 현장감, 사실감이 넘쳐나고 소녀의 미묘하고 복잡한 성장 과정이 아름다운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자연 배경과 어우러져 아주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그려져 있다. 책을 읽으면 곧 몰입하게 될 정도로 반전과 전개가 빠르며, 내용 또한 삶에 충실하고 진솔한데, 배경이 된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자신이 와 있는 것 같이 착각을 일으킨다. 실제로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은 빨강머리 앤으로 인해 인기 있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캐나다에서 1874년에 태어난 저자, 루시 M. 몽고메리는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서 자라났다. 두 살이 채 되기도 전 어머니를 잃고 엄격한 외조부와 외조모 아래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대학에 진학하는 여성의 수가 극히 적었던 시대였으나 몽고메리는 대학을 졸업했고, 고향인 프린스 에드워드 섬으로 돌아와 교편을 잡으며 외조모를 모셨다. 이 시절의 생생한 경험과 시골 이웃들의 삶을 바탕으로 ‘빨강머리 앤’ 시리즈를 썼다. 빨강머리 앤 이후 그녀는 일약 캐나다 명사가 되었고 지금도 ‘Anne of Green Gables’ 팬들은 어린이 들 뿐만 아니라 골수 어른 팬들도 많아서 도서실에서 자녀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을 위해 빨강 머리 앤 시리즈를 대출해가는 어른을 자주 본다. (빨강머리 앤은 Anne of Green Gables 외에도, Anne of Island, Anne of Avonlea, Anne of Windy Poplars, Anne’s House of Dreams, Anne of Ingleside, 등 시리즈로 이어진다.)
추천하고 싶은 ‘Anne of Green Gables’ edition은 Laura Fernandez와 Rick Jacobson이 그림을 맡고 저자의 손녀인 Kate Macdonald Butler가 서문을 쓴 Tundra Books의 2000년 edition이다. 삽화를 맡은 Laura와 Rick 부부는 많은 그림책을 그렸는데 매 챕터 시작마다 첫 글자를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야생화를 배경으로 그리고 있으며 full-page의 천연색 삽화는 작품 이해를 돕고 상상력을 북돋와 준다.
그레이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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