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희(컬럼비아대학 사회복지학 상담 전공)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다음의 두 가지가 우리의 의식구조 가운데 있으면서 우리의 생각과 행
동의 방향 제시를 해 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볼 때 경우와 때에 따라 혹은 본인의 기분에 따라 같은 ‘나’인데도 긍정적인
자아의식이 더 우세해질 수가 있고, 반대로 부정적인 자아의식이 ‘나’의 마음을 지배할 때가
있는, 즉 이는 고정성이 아닌 유동성이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어느 의식이 더 ‘나’를 지배하느냐에 따라서 ‘나’의 삶이 바뀌게 됨을 또한 강조하고 싶
다.
상담의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나’의 장점, ‘나’의 모든 잠재력을 발굴해서 더 현실
적인 자아의식을 갖게끔 도와주는 것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왜냐하면
긍정적인 자아의식은 우리의 인간관계를 좀 더 원만하게 하고 ‘내’가 처해있는 환경(학생들은 학교에서, 직장인은 직장에서, 부부는 가정생활에서)에 충실하며 좀 더 기쁘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자아의식 보다 부정적인 것이 ‘나’의 의식구조에 비교적 더 크게 자리잡고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은 첫째, 늘 마음에 불만이 많게 되고,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기 쉬우며 일이 잘못 될 것이라는 생각이 앞서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똑같은 지능지수를 가진 두 학생이 있는데 선생님이 프로젝트를 주면 긍정적인 자아의식이 있는 학생의 반응은 보통 ‘I’ll try my best.’ ‘Sounds good’ 혹은 ‘It sounds very challenging’인가 하면 부정적인 자아의식이 학생의 의식구조에 큰 몫을 차지하는 학생
의 반응은 보통 ‘I can’t do it’ 혹은 ‘It’s so difficult’ 등 시작도 안 해보고 벌써 못할 것을 전제, 습관적으로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둘째는 인간관계의 갈등으로 사회생활, 직장생활에 본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느끼면서 결국은 직장을 자주 옮겨야 하고, 또한 친구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게 되고, 이와 더불어 가정생활에서도 여러가지 부부나 자녀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초래하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왜냐하면 타인의 말이나 얼굴 표정, 또는 행동을 쉽게 곡해하면서 마음에 상처를 받기가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긍정적인 자아의식, 그 시작은 어디서 오는가?이는 유전성이 있어서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또한 여러가지 외부조건, 즉 잘 생긴 외모, 좋은 집안(말하자면 대통령의 자녀) 또는 우수한 지능, 유창한 말솜씨 등등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여기서 오는 것은 아니라고 보면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는 약도 없고(아무리 좋은 보약이라도) 주사도 없고, 또는 ‘나’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반드시 아주 어릴 때 제 3자, 즉 ‘나’를 돌보아 주는 어머니, 나아가서 아버지, 그리고 조부모 등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갓난아기 된 ‘나’를 지속적인 사랑의 눈초리, 사랑의 손길, 그리고 사랑의 음성으로 돌봐주면서 한살 반 내지 두살 때 “내가 할께” 하면서 모든 것을 자기가 하려고 할 때(위험에서는 적극적으로 보호하되) 음식이 밥숟갈에서 다 흐르고 엉망이 되어도 참을성 있게 웃음을 띄우면서
해 보도록 허락하는 ‘엄마’의 모습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렇게 시작해서 유치원에 갈 때까지 뒷받침을 해주어서(칭찬이 따르는) 자라난 아이들은 여러가지 일을 혼자서 할 수 있으므로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나는 할 수 있다’는), 이 성취감이 자신감 내지는 긍정적인 자아의식으로 서서히 성장해 간다고 본다.부모나 조부모들이 성급히 도와주기를 원하지만 이렇게 될 때 어린아이의 마음 바탕에 ‘나는 못해’ ‘나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라는 생각의 싹이 어린 의식구조의 빈터에 벌써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자라기 시작하게 된다. 즉 이것이 성인으로까지 연장된다는 사실이다.
부모나 조부모의 끈기있는 지속적인 사랑을 행동으로 옮겨서 한 어린아이를 긍정적인 자아의식을 가진 성인으로 자라게 하는 것은 이들의 의무라고 본다. 이 긍정적인 자아의식은 모든 삶의 기본이 된다고 보며, 이 바탕 위에 여러가지 삶의 필요한 것을 보태주는 것 또한 이들의 의무
라 생각된다. 부모가 필요 없는 도움을 아이들에게 줄 때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자아의식에 기본바탕이 되는 성취감을 빼앗아버리는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임을 명심해야 될 줄 안다.여기서 오해할 수 있는 것은 나이에 맞지 않게 바쁜 가사일을 함부로 시키라는 말은 절대 아님
을 또한 말하고 싶다. 더불어 긍정적인 자아의식을 갖게 하는데는 여러가지 다른 요소가 있지만 이 신문지상에는 성취감과 관련된 긍정적인 자아의식만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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