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뉴욕시 교육국 학부모 코디네이터)
1984년도 보석회사에서 일하던 때의 일이다. 어느날 아침 보스가 브루클린에서 흑인시위 때문에 한국인이 경영하는 청과상이 문을 닫게 됐다는 기사를 보여주며 “너희 한국인들은 이해가 안된다. 뉴욕에 그렇게 많은 한국인이 살면서 다른 민족에게 이렇게 그냥 망하게 하냐? 우리 유대인들은 이런 일이있으면 버스를 전세내고 계획적으로 시간표를 짜서 그 가게에 가서 계속 물건을 사주고 매상 올려줘서 절대로 다른 민족에 의해서 망하는 일을 없게 한다”고 말했다. 그 때 나는 웃으면서 태연한 척 사무실을 나왔지만 토할 것 같은 부끄러움과 온몸이 오그라들 것같은 수치심과 안타까움을 느겼다.
나는 그 때 결심했다. “나는 한국인이지만 유대인의 단결력을 배워 내 민족을 힘 닿는데까지 돕고 8형제 중 단신 미국에 와 있으니 힘 닿는대로 한국인을 도우리라”고... 내딴에는 한국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1983년 미국에 온 뒤로 줄곧 추석과 신정, 구정 때 꼭 한복을 입고 맨하탄을 혼자 활보하며 출근길에 지하철 내 건너편에 앉은 한국사람들도 웬 젊은여자가 한복을 입었나 해서 자기들이 부끄러워 눈 마주치기 꺼려할 때도 한국인임이 자랑스러웠다.
어느 날, 우연히 신문에서 테렌스 박이라는 한국인이 시의원에 출마한다는 기사를 읽고 생면부지의 그의 사무실에 찾아가서 “도울 일이 없냐”고 했고 입후보를 지지하는 서명을 받은 서류를 가져다 우리 동네를 돌며 서명도 받았고 후원회 모임이 있으면 빠짐없이 참석하여 기부금도
냈다.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한인사회에서 인지도가 높은 분들과 학식이 높은 분들도 박 후보의 여러 부족한 점을 거론하며 그 때의 경쟁후보인 존 리우 후보와 비교하며 부정적인 의견들을 갖고 있었다. 이탈리안인 시어머니를 통해 시할머니는 이탈리안이 출마하면 무조건 투표했다는 말을
항상 듣던 나는 의아해졌다. 우리끼리는 의견이 분분하고 분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민족을 상대로 할 때는 단결해야 한다.
결과는 존 리우의 승리로 한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 테렌스 박은 낙선의 쓴잔을 마시고 존 리우 시의원은 최초의 아시안이라는 스포트라잇을 받으며 뉴욕시에 가장 잘 알려진 시의원 중 한 사람으로 등극했다.
모임에 가면 많은 분들이 존 리우 시의원의 예의 바름과 여러 한인행사에 참석을 칭찬하며 테렌스 박과 비교할 때 나는 항상 뼈아픈 슬픔을 느꼈다. 과연 한인 모임에 참석하고 사진 찍고, 식사하는 중국계 존 리우 의원은 흑인 커뮤니티, 라티노 커뮤니티, 중국 커뮤니티와 비교할 때 예의바른 한인 커뮤니티에 과연 어떤 비율로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이루어진 예산이 우리의 이익을 위해 배정되는데 노력했나를 생각하게 된다.
이제 조금 있으면 선거가 있는데 언제까지 우리는 테렌스 박의 부족함을 얘기하며 불평할 것인가? 나 또한 교회 파킹장 일로 좋지 않은 경험이 테렌스 박과 있었다. 그로 인해서 그도 많은 것을 깨닫고 실수를 통해 경험을 얻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무지막지한 하늘과 땅이 흔들리는 그런 일심동체의 응원이 없었으면 월드컵축구 4강 진출이 가능했겠는가? 지금 월드컵 열기로 한국은 물론 한인사회는 들떠 있다. 그러면 우리 민족의 실이익과 직결돼 있는 한인 정치인의 정계 진출에도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칼리지포인트의 알토란같고 황금같은 한인기업들의 거대한 프로젝트가 어이없이 입에 들어간 고기를 빼앗기게 된 것같이 무산된 것도, 그 일을 주도하고 선동하여 저지한 토니 아벨라의원이 근래에 또 한인이 하려는 찜질방 기업에 사람들을 선동하여 방해공작을 시도하는 것도, 한국에까지 알려진 한인의 표밭인 플러싱에서 아직도 우리를 대변할 한인정치가가 한명도 없다는 것은 우리가 단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주신 절호의 기회가 왔다. 현역 지미 맹 의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재선 출마를 포기했다. 존 리우 의원의 일을 도와주던 엘렌 영도, 아버지 대신 행사에 참여하던 그레이스 맹도, 에텔 첸도, 노장 줄리아 해리슨도 바구니에 달걀이 너무 많아 표가 분산되니 우리가 모두 힘을
합하면 박빙의 승리로 테렌스 박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아프리칸 아메리칸들과 다른 민족들도 도우려고 준비하고 있고 한국전쟁 참여한 백인용사들의 표도 모을 수 있다. 노력할 것이다! 이기자! 우리는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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