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쿨을 선택할 때 주위의 추천도 도움이 되지만 프리스쿨을 직접 방문, 교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인타운 ‘해바라기 어린이학교’에서 교사가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다.
프리스쿨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한인 어린이들.
이런건 알아야 한다 <2>
LA시티 칼리지 윌셔분교에서 유아교육을 가르치는 제니퍼 최 교수는 약 3년전 한인 학부모들의 프리스쿨 선택에 대해 연구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2∼4세 어린이들을 둔 약 80명의 한인 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93.3%가 프리스쿨 교육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으나 실제로 자녀들을 프리스쿨에 보내는 부모는 50%가량이었다. 그리고 60%가 프리스쿨을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고 답변했다. 오늘날 프리스쿨에 대한 관심이 정부차원에서, 그리고 학부모들 사이에 고조되면서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도 오히려 증대하고 있다. 한인청소년회관(KYCC)이 한인타운에서 운영하는 2개 프리스쿨의 경우 학생 정원이 모두 90여명에 불과하지만 현재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는 학생수는 200명이나 된다. 미 주류사회에서 인기 있는 일부 프리스쿨들은 대기자 명단이 1년 이상 되는 곳도 있다. 프리스쿨 시리즈 제2편에서는 프리스쿨을 찾는 한인 학부모들의 고민, 프리스쿨의 종류와 각기 장단점, 프리스쿨을 선택하는 요령 등을 살펴본다.
한인들, 반나절 운영 미국 프리스쿨보다
한식 주고 종일 맡아주는 한인학교 선호
한인 학부모들이 프리스쿨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하는 것은 어떤 형태의 프리스쿨이 알맞느냐는 것이다. 한인 부모들이 많이 활용하는 프리스쿨들은 크게 공립학교 및 비영리기관 등이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정부 보조 프리스쿨, 한인 교회나 개인 등이 운영하는 한인사회 프리스쿨, 그리고 미국 사립학교 및 대학 또는 학원체인 등이 운영하는 주류사회 프리스쿨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지난주 소개한 정부 보조 프리스쿨은 비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우수한 교사진, 영양식, 안전한 환경, 검증된 교과내용 등 정부에서 요구하는 엄격한 조건들을 갖췄다는 점에서 뛰어난 옵션이다. 그러나 정부 보조 프로그램은 등록자격이 저소득층에 제한된 경우가 많고 대체로 반나절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많은 한인들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또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저소득층 소수계 어린이들의 참여가 많은데 한인 부모들이 꺼리는 환경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리가 한정되어 있어 기나긴 대기자 명단이 기다리고 있는데 최신 조사에 따르면, 가주 공립학교 프리스쿨 가운데 73%가 대기자 명단이 있다. 따라서 대다수의 한인 학부모들이 비싼 학비를 들여서도 개인이나 영리단체가 운영하는 프리스쿨에 자녀를 보내는 실정이다.
주류사회 프리스쿨
근래 미국 주류사회에서 조기교육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고급 프리스쿨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세인트제임스 스쿨 등 사립학교에서 프리킨더가튼을 가르치기 시작하고 몬테소리 스쿨, 킨더케어 등 전문체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이름 있는 미국 프리스쿨들은 학비가 월 800∼1,000달러 정도 되는데 1만달러까지 가는 곳도 있다. 일부 한인 부모들은 자녀들을 한국 프리스쿨에 보내다가도 프리킨더가튼이 되면 주류사회에 적응하도록 미국 프리스쿨에 보내기도 한다.
해바라기 어린이학교의 조지원 원장은 이같은 미국 학교들이 한인 학교보다 교사들이 우수한 편으로 한인 학교는 학비가 적은 대신 그런 선생을 고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인학교에서는 교사가 자녀들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는 편인 반면 몬테소리와 같은 미국 프리스쿨에서는 알파벳 등을 일부러 공부하지 않고도 놀이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하는데 더 바람직한 방법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원장은 하지만 한인 부모들은 프리스쿨에서 공부를 시키기 원하기 때문에 공부와 놀이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학부모들의 선택이 많아지고 경쟁이 생기면서 한인 프리스쿨들도 질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인사회 프리스쿨
한인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한인 운영 프리스쿨들은 유명 미국 프리스쿨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질지 몰라도 비교적 저렴하고 한식을 제공하며 대부분 아침 일찍부터 퇴근시간까지 아이를 돌봐주므로 맞벌이 가정에 특히 편리하다.
한인 프리스쿨은 물론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학비는 월 400∼600달러 사이가 많다.
처음 자녀를 한인 프리스쿨에 보냈다가 현재 미국 프리스쿨인 ABC 리틀 스쿨에 보내고 있는 P씨는 다시 한인 프리스쿨로 옮기려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 P씨는 미국 프리스쿨이 타임아웃으로 벌을 주는 등 더 엄격한 반면 한인 프리스쿨의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안아주고 더 정겹게 대해주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도 한인 학교가 한인 정서에 맞다는 생각이다.
미국 학교들은 아이가 기침만 해도 돌려보내고 부모가 사정이 있어 픽업 시간에 조금만 늦어도 추가요금을 꼬박 꼬박 받는 등 융통성이 없는 편이다.
조 원장은 과거에는 이민1세 부모들이 영어를 배우게 하기 위해 한인 프리스쿨들을 꺼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이민 1.5세와 2세 부모들이 많아 오히려 자녀가 한국 문화와 정서를 배우기 원한다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도 모국어를 어렸을 때 배우지 않으면 나중에 습득하기 어럽다며 어릴 때부터 이중언어 교육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글 우정아 기자
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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