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목사/신학박사)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는 지난 2년 동안 미국 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현재까지 약 4,300만권이 팔렸고, 앞으로 1억 권은 팔릴 것으로 예측이 된다. 이와 같은 인기에 영합하여 금년 5월 이 책을 소재로 론 하워드와 탐 행크스를 주역으로 영화를 만들어 상영하게 되었다.
“다빈치 코드”의 장르는 하나의 “소설”이다. 소설은 작가의 머리속에서 나온 픽션(fiction)이다. 쉽게 말하면, 작가가 흥행을 위해서 만들어낸 이야기인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문제점은 단순한 허구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성경의 검정된 기록을 뛰어 넘어 역사적인 예수의 삶
을 왜곡하고 있고, 검정된 교회역사를 엉터리로 왜곡하여 소설의 뼈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이다.
댄 브라운이 소설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예수는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을 하였고, (2)사복음서는 80개나 되는 복음서 중에서 4세기에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3)그리스도의 신성은 AD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비밀회의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이 소설의 핵심적인 줄거리는 교회의 많은 사람들이 예수가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고, 또 그의 신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들이 살인까지 행하는 음모를 꾸몄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 필자는 소설이 주장하는 위의 3가지가 얼마나 거짓인가를 밝히고자 한다.첫째, 예수는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을 했는가? 댄 브라운이 이런 주장을 한 것은 성경 외에 있는 2가지 “위경”에 기초하고 있다. “위경”(apocrypha)은 이단서이거나, 출처나 저자가 의심스러운 책들이다. 이런 책은 역사적 예수에 대해 조금도 신뢰할 수 없는 책으로 학자들은 분류
하고 있다. 브라운의 소설은 이들 의심스러운 출처로부터 소설의 중요한 아이디어를 따온 것이다. 그리고 실제 이 문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결혼을 언급한 것은 전혀 없다. 단지 그녀와 키스를 했다는 부분을 과장해서 결혼한 것으로 각색한 것이다. 초대교회 당시에 입맞춤은 보편적인 인사의 방법이었지, 이것이 결혼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도 바울은 그의 서신에서 5번이나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는 말을 했다 (롬16:16; 고전16:20; 고후13:11; 살전5:26; 벧전5:14).
둘째, 4복음서는 4세기에 출현한 것인가? 다빈치 코드에서는 4복음서가 예수의 신성을 분명히 표현하기 때문에 많은 복음서들 중에서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4세기에 정경으로 27권이 결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4복음서가 정경으로서 권위를 갖게 된 것은 2세기 이전이었다고
학자들은 일치된 의견을 갖고 있다.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은 이미 교회에서 권위 있는 복음서로 받아들여진 사실을 초대교회의 교부들의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Irenaeus, Origen, Justin Martyr).
셋째, 예수의 신성에 대한 믿음은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비밀리에 결정한 것인가? 이 부분은 댄 브라운의 역사 지식에 대한 무지를 완전히 드러낸 곳이다. 니케아 종교회의를 소집한 것은 예수의 신성을 결정하기 위해서 모인 것이 아니라, 예수에 대한 아리안 견해를 토론하기 위해서 모인 것이다. 예수의 신성 자체는 이미 교회에서 받아들여진 사실이었다. 또 결정한 것도 비밀투표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공적인 서명을 통해서 결정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예수의 신성의 문제는 기독교의 핵심적인 믿음이었다 (롬1:4; 고전8:5-6; 빌2:9-11; 계1:1-7; 요1:1-18; 막14:62-65).
그 외에도 최후의 만찬석상에 예수의 오른쪽에 앉은 사람이 여자였다는 댄 브라운의 주장은 미술가들이 모두 부정하는 사실이다. 12제자 중에 한 사람을 빼고 여자를 끼워 넣었다는 주장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누구를 빼어냈겠는가? 오른쪽에 앉은 사람은 젊은 제자로서 요한이라
고 추정되고 있다. 왜 수염이 없는가? 미술학자들은 다빈치 당시에 젊은 사람을 묘사하는 방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부분 현명한 독자들은 “소설” 장르를 이해하고 읽으리라고 생각되지만, 혹시 역사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기독교신앙의 본질에 대한 오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소설의 흥미에 빠져 신앙의 본질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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