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국 대학생 조사… 일본 여대생 63%, ‘스스로 뚱뚱하다’고 여겨
亞여성이 체중에 가장 민감… 지중해인 제일 둔감
세계 22개국의 대학생들을 상대로 과체중에 대한 인식도 등을 조사한 결과 한국 여대생들이 살을 빼기 위해 가장 많이 노력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 여대생들이 스스로 뚱뚱하다고 여기는 비율이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한국과 일본 여성이 체중과 `뚱뚱함’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여성이 체중에 가장 민감하고 체중 감량에도 가장 열심이었으며 미국과 영국은 중간, 지중해인은 체중에 가장 관대했다.
◇ 한국 여성 `살빼기 노력’ 1위
16일 영국 런던대학 보건역학팀이 세계 22개국 1만8천512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된 ‘국제 건강행동연구(IHBS)’를 분석한내용에 따르면 한국 여대생의 경우 77%가 살을 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조사 대상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일본 여대생이 63%로 가장 높았다.
구체적으로는 일본인의 경우 여성의 63%와 남성의 34%가 자신이 과체중이라고 대답했으며 여성의 70%, 남성의 39%가 체중감량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은 일본보다 적은, 여성의 43% 남성의 14%가 과체중이라고 응답했지만 여성의 77% 남성의 23%가 체중 감량 중이라고 대답했다.
반면 체중에 가장 관대한 지중해 국가에서는 남성의 27%, 여성의 39% 정도 만이 자신이 과체중이라고 대답했고 남성의 21%, 여성의 42% 정도가 체중 감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체중이나 BMI 대신 BMI에 따라 10개 그룹으로 등분된 구간을 사용해 체중에 대한 인식, 체중감량 시도와의 관계를 분석했다. 이어서 22개 국가를 5개 지역으로 묶어 지역별로 체중에 대한 인식과 체중감량 노력을 분석했다.
5개 지역 그룹은 북서부유럽과 미국(벨기에, 영국, 프랑스, 독일, 아이슬란드,아일랜드, 네덜란드, 미국), 사회주의권 동유럽(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지중해 국가(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태평양 연안아시아(일본, 한국, 태국), 그리고 남아메리카(콜롬비아, 베네수엘라)였다.
◇ 아시아 여성이 체중이 가장 민감
미국 대학생들은 평균 체질량지수가 남성24.3㎏/㎡, 여성 22.6㎏/㎡으로(한국 남성 20.7㎏/㎡, 여성 19.3㎏/㎡) 가장 뚱뚱했지만 남성의 25%, 여성의 45%가 자신이 과체중이라고 생각했고 남성의 25%, 여성의 59%가 체중을 줄이려고 노력해 아시아와 지중해 지역의 중간에 해당했다.
이것은 아시아인의 과체중과 비만에 대한 BMI(체질량지수,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비만 척도) 기준이 각각 23㎏/㎡과 25㎏/㎡로 서양인의 25㎏/㎡와 30㎏/㎡보다 엄격하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현저한 차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 문화 따라 `뚱뚱함’ 인식 차이
분석 결과 전 세계 대학생들의 ‘뚱뚱함’에 대한 인식이 문화권에 따라 놀랍도록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국가마다 체중의 분포가 다름에도 BMI 10개 그룹의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BMI가 높아질수록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비율과 살을 빼려고 노력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이것은 ‘뚱뚱함’에 대한 생각이 지역 내의 기준을 따르고 있음을 시사했다.
◇ 여성은 민감, 남성은 둔감
또 여성은 자신의 체중을 과대평가하고 남성은 체중을 과소평가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적으로 여성의 약 45%는 자신이 과체중이라고 생각하고 이보다 많은 약 51%가 체중 감량 중이라고 대답한 반면 남성은 25%만이 자신이 과체중이라고 생각하고 이보다 낮은 21%만이 체중 감량중이라고 응답했다.
또 여성의 체중감량 노력 곡선은 BMI가 중간인 그룹에서 볼록해져 특히 보통체중의 여성들이 보통 체중인 남성보다 체중조절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여성은 체중에 민감하게 하고 남성은 둔감하게 하는 공통된 문화적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뚱뚱한 사람이 모두 체중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니어서 BMI가 가장 높은 10번째 그룹에서도 여성의 75%, 남성의 60%를 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여성들에게 체중 감량이 일상이 됐다며 그러나 이것이 불필요한 노력이라거나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고 성급히 결론짓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체중감량을 위해 식사를 거르거나 불량식품을 섭취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더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고 운동을 많이 한다면 바람직한 행동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뚱뚱함’에 대한 생각이 지역 내의 기준을 따르고 있어 남성에서는 과체중이 문화적 표준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문화적 배경에 따라 비만 교육이 개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비만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최근 호에 게재됐다.
(서울=연합뉴스) 안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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