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성(전미태권도사범 컨벤션 공동조직위원장)
우리 민족문화인 태권도가 해외로 전파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중반부터이다. 내가 처음 미국에 왔을 당시인 1969년만 해도 일본의 가라데가 무도의 대명사처럼 사용될 정도로 미국 전역에 널리 보급되어 있었고, 중국의 궁후가 유명한 배우이자 무도인이었던 브루스 이(이소룡)의
활약으로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때문에 태권도가 발 붙이기가 매우 힘들었었다.그런데 반세기가 채 되기 전에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권도는 오늘날 미국은 물론 지구촌 곳곳에 전파되지 않은 곳이 없으며 올림픽 정식 경기종목이 되어었다. 무도경기에서도 태권도가 타국
의 무도에 비해 월등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질적 양적으로 세계 최고의 무도로 자리매김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이민 초창기부터 언어, 풍습 등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직 불굴의 정신 하나로 태권도 보급에 선구자적 역할을 해온 선배 태권도 사범들의 크나큰 노고가 있었으며 또한 현역 사범들의 눈부신 역할이 있었다. 우리들 사범 각자가 그 역할과 사명을 다
하여 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태권도 사범으로써 미국 주류사회의 일선에서 뛰고 있는 우리들은 올바른 태권도의 지도와 보급을 통해 우리 민족의 얼과 정신과 기상을 만방에 떨치면서 태권도의 명예와 긍지를 지켜 나
가며 국위 선양과 민간외교에 앞장서 나가고 있음에 무한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
미국내의 태권도 사범의 숫자가 크게 증가됨에 따라 선후배 및 동료 사범들간의 친목과 유대강화는 물론, 일본의 가라데나 중국의 우수(궁후) 등 다른나라 무도와의 경쟁도 심화되어 가고 있어 보다 효율적인 태권도 발전과 보급을 위해서는 우리의 조직적이고 단합된 힘이 절실함을 느껴 왔다.이에 부응하여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 총회가 뉴욕에서 개최됨을 계기로 미국 전역의 태권도 사범들이 한 자리에 모여 태권도의 정신과 철학을 논의하고 재정립하며 태권도인의 새로운 사명과 비전에 대하여 심도있는 토의의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전미 태권도사범 컨벤션을 개최하게 되었다. 이 행사에는 미국 태권도 고단자 정기총회, 세미나, 명예의 전당 시상식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어서 태권도인들과 태권도를 사랑하고 아끼는 분들이 함께 어울려 축하하고 즐기는 축제의 자리도 마련된다.
이번 컨벤션에서는 태권도가 예의를 존중하며 정신수양과 호신 기술을 겸비한 세계 제일의 무도로 새롭게 태어나게 하며, 특별히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게 하고 정체성을 확립케 하며, 주류사회로의 진출과 활동을 뒷받침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함으로써 태권도인으로서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우리의 의지와 사명감이 표명될 것이다.
미국의 건전하고 풍요로운 미래사회는 청소년들에 대한 올바른 인성교육에 의해서 이룩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현재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교육환경은 어른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폭력과 음란 비디오, 영화, 컴퓨터게임, 그리고 매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가지 비행과 불미스러운 사건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어가고 있다. 더우기 안타까운 것은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을 담당해야 할 가정이, 부모들이 사업 또는 직장에서 일을 해야되는 생활여건 때문에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있다는 것이다.
태권도의 수련을 통하여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은 건강증진, 호신기예의 연마, 정신수양, 인격도야 등으로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막대하다. 태권도장에서의 수련을 통한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적 가치는 청소년들이 학교의 정규과목에서는 배울 수 없는 인성교육을 가르치는 것이며 생활여건이 되지 못하고 시간이 부족한 부모를 대신해서 올바른 인격 형성과 인격 도야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성교육을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된 바에 의하면 현재 미국 전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태권도 사범들의 숫자가 약 3,000명에 달하며 한국 사범들과 그 제자들이 운영하는 태권도 도장이 미국내에 약 1만개 가까이 된다고 한다. 하나의 태권도장이 그 지역사회에서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태권도 사범들이 단
합하고 조직적, 체계적으로 힘을 합하여 나간다면 태권도가 미국의 번영과 발전에 미치는 영향과 기여도는 실로 대단해질 것이라 본다.
태권도 사범들은 이번 행사를 대동단합의 계기로 삼을 것이며 우리를 재조명하고 반성하면서 공부함으로 더욱 큰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다.
태권도야말로 한국인의 자랑이며 힘이다. 닦고 가다듬어서 민족적 자산이요 긍지로 만들어 가야 한다. 보다 높게, 보다 뜻있게, 보다 힘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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