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리(한미정치발전연구소장)
한반도 문제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무부 부장관은 한반도 통일에 관련하여 매우 시사적인 발언을 하였다. 한반도가 통일후 거대한 군사력을 보유하게 되면 미국과 일본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복잡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인정할 뿐 아니라 남북관계의 발전을 통일과정으로 보는등 지한파 한반도 전문가로서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가 미국을 상대하는 유일한 외교력임을 감안할때 6자회담을 통한 북한 회유가 더이상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제 북한정권 유지의 근간이 되고 있는 핵무기에 대한 포기와 보상은 북한을 상대로 어떠한 나라도 요구할 수 없는 절대절명의 아젠다
가 되어버렸다. 위조지폐사건후 미국의 경제 재제에도 끄덕 않는 북한의 외교적 뚝심은 6자회담의 지지미진으로 핵무기 개발을 공공연히 인정받아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이 되겠다는 전략을 드러내고 있다.
통일후의 혼란기를 잘 수습하면 한반도 경제는 세계 4-5위로 등극할 것이라는 에드워드 그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의 진단을 차치하고라도 현재 한국의 기술 경제력의 잠재력은 일본을 앞지르고 있다. 크기나 여건면에서 한반도보다 그다지 우위를 차지하지 않는 일본이 세계경제 2위국으로서 국제경제를 주름잡았다면 동북아 경제의 중심에서 선 한반도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치, 문화, 기술등 모든 면에서 최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 외교력을 강화하면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진단도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통일의 변수를 통해 도약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인 한반도의 대세에 과연 미국, 중국, 일본이 방관자적인 입장만을 취하며 한반도의 비약에 손을 놓고 있을 것인가. 그러한 시나리오는 가상일뿐 근대사회이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한반도는 역으로 이들 국가와의 관계를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세계경제대국으로의 길을 더욱 앞당길 수 있다.
첫째는 남북관계의 발전을 통일과정과 접목시키는 것이다. 북한의 개성공단과 금강산 개발을 필두로 남북관계는 단시간에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북한에 많은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남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동일민족으로서의 정서가 한반도에 팽배해 가고 있다. 세계 어느 민족보다 단일민족에 대한 역사의식이 강한 한국이 통일에 대한 실질적인 방법으로 경제, 문화, 기술교류등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남한의 경제력과 북한의 국방력을 바탕으로 통일후 한반도의 국제경쟁력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둘째는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북한경제개발에 적극 이용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동북아뿐 아니라 세계의 중심을 자처하는 중국이 한반도의 패권경쟁에서 결코 미국에 뒤지지 않으리라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 중국이 최근 석유와 지하자원 공동개발은 물론 항만 시설, 국가 기간 시설 투자에 이르기까지 북한 경제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북한의 존재는 중국의 동북아 영향권에 가교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한국이 평화통일되면 일본과 한국, 미국등에 둘러쌓인 중국은 더욱더 활세를 좁혀야 한다. 이미 아프카니스칸 전쟁등으로 중동지방 진출을 봉쇄당한 중국이 동북아에서마저 세력이 축소된다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성장에 치명적인 장애가 될 수 있다.
중국은 국가적인 차원의 투자를 통해서라도 동북아지역의 마지막 보루인
북한을 결코 포기하기 않을 것이다.셋째는 일본과의 완충적인 역할을 통해 한, 미, 중 관계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다. 자위대 증강과 경제회생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차지한 일본도 결코 동북아 패권경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미일동맹을 강화하여 한반도에서 이권을 챙기며 동북아 균형추 역할을 담당하려 할 것이다. 한반도가 통일되어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면 일본의 영향력이 감소될 것이기에 한국은 일본에게 두렵고도 경계해야 할 국가인 것이다.
넷째는 미국과의 관계이다. 북한의 위조지폐 사건으로 대북 금융제재를 강화한 미국은 북한 압박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록 북한이 미국의 외교력이나 국가 경쟁력 에 절대 변수가 되지 않는다해도 동북아 패권의 중심수단으로 또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북한의 핵 보유를 방관하거나 인정했을 경우 미국은 한반도에 절대권을 행사하기 힘들기에 남,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를 활용적 외교동맹국가의 선상에 두고 관계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결국 북한 경제개발을 통해 동북아 패권의 교두보로 이용하려는 중국과 여전히 미국과의 협조로 한반도에서의 이권을 챙기겠다는 일본과 별반 이득은 없지만 동북아에서의 전략적 요충지인 한반도를 결코 포기하지 못하는 미국과의 틈바구니에서 한반도가 박차고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 핵을 보유하고 기술경쟁력이 국제시장에서 선점을 차지한다면 통일이라는 시니리오를 떠나서도 한반도는 동북아시대의 주역은 물론 전세계의 중심부에서 새로운 비젼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막강한 국방력과 별도로 청바지와 코카콜라, 할리우드 영화등 미국의 소프트 파워로 전세계를 가벼이 지배했다는 죠세프 나이 교수의 학설을 새겨보면 한류열풍이 전세계로 몰아치는 것도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한층 업그래이드 시키는 가교역할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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