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서관협회(ALA)가 매해 발표하는 주목할 만한 아동문학 우수도서 목록(Notable Children’s Books) 선정작품을 연령별로 살펴보고 있다. 이번 주에는 지난주에 이어 2학년에서 5학년까지의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Middle Readers 추천도서를 살펴보겠다.
올해 Middle Readers 선정작품들은 Black History Month 칼럼에서 살펴본 2006 캘디콧 우수상인 Nikki Giovanni 의 Rosa와 뉴베리 우수상 등을 포함해 31개 작품이 선정되었다. (http://www.ala.org/ala/alsc/awardsscholarships/childrensnotable/notablecbooklist/currentnotable.htm)
먼저 2006 뉴베리 우수상 작품인 Jacqueline Woodson의 ‘보여주기’(Show Way·3~5학년)를 소개한다. 주인공 Soonie의 증조 할머니는 불과 7세 때 버지니아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노예로 팔려간다. 가진 것이라고는 어머니가 주신 무명천 한 조각과 바늘 두개, 붉은 실이 전부이던 증조모는 농장 노예들을 돌보던 Big Mama에 의해 길러지는데 Big Mama는 밤이면 이들 어린이들에게 자유에 대한 이야기들을 속삭여 주며 이 이야기들을 흑인 여성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조각이불(quilt)에 담는 법을 가르쳐 준다. 저자 Woodson 자신의 실화를 소재로 한 그림책 Show Way는 노예시대부터 몇 세대를 거쳐 내려오는 흑인 여성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을 그려낸 이야기이다.
다음으로 이라크전쟁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 Jeanette Winter의 ‘바스라의 사서: 이라크 실화’(The Librarian of Basra: A True Story form Iraq·2~4학년)이다. 이라크 전쟁이 임박하자 이라크 바스라의 중앙도서관 관장인 알리아 무하마드 베이커는 자신의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던 도서들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그녀 혼자서 인근식당으로 도서들을 옮긴다. 이후 9일만에 도서관은 화재로 인해 잿더미로 변한다. 전쟁이 계속되면서 이 용감한 여인 알리아는 평화가 찾아와 새로이 도서관을 짓게 될 날을 기다리면서 3만여권의 책들을 자신의 집과 친구 집으로 옮긴다. 작가 Winter는 2003년 7월 뉴욕타임스에 기사화된 이 이야기를 소재로 어린이 독자들을 위해 전쟁을 너무 무섭게 묘사하지 않으면서도 전쟁의 피해상을 고발하고 생각하게 하는 균형을 이루고 있다.
Allen Say의 ‘카비시바이 아저씨’(Kamishibai Man·1~5학년) 역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Kamishibai는 1920년에서 1950년 일본에서 유행했던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해 주는 그림 연극이다. 종이 연극, 혹은 그림 연극으로 불리는 카미시바이는 candy man(사탕장사)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작은 극장으로 이야기 그림들을 해주고 사탕도 팔면서 동네 아이들 구경꾼들을 모으고는 했다. TV의 출현으로 1953년부터는 점차 일본 거리에서는 그 모습이 사라졌으나 최근 들어 다시 학교나 도서관, 문화원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그림책은 카미시바이 노인이 옛날 자신이 그림 연극을 하던 도시에서 하루 그림 연극을 하기로 결심하고 부인이 만들어주는 사탕을 갖고 예전대로 자전거를 타고 나가 그림 연극을 한다. 어려서 이를 듣던 어른들이 향수를 느끼며 모여들고 이 이야기는 아이러니컬하게 그 날 TV 뉴스에 방영된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작가 Allen Say는 1994년 캘디콧 최우수상인 ‘할아버지의 여행’(Grandfather’s Journey)을 비롯해 ‘종이학 나무’(Tree of Cranes) 등 수많은 그림책들로 가장 영향력 있는 아동 그림책 작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의 독특하고 사실적인 그림묘사는 넓은 연령층에서 널리 사랑 받고 있다.
그레이스 김 <아동도서 전문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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