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진 선제골 지키지 못해 1-3 역전패… 유럽 무패행진 8경기서 멈춰
아드보카트호가 덴마크의 벽을 넘지 못하고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밤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 칼스버그컵 결승에서 전반 조재진의 헤딩 선제골로 주도권을 잡았으나 전반 막판과 후반 라르스 야콥센, 예스퍼 베크, 미하엘 실베르바우어에게 연속골을 허용해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사우디 아라비아 4개국대회 우승에 이어 칼스버그컵 첫 우승을 노린 한국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유럽 팀 상대 무패행진(5승3무)도 8경기에서 멈췄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 덴마크와 역대 전적에서 3전 전패로 절대열세에 몰렸다.
아드보카트호는 출범 이후 4승2무2패, 이번 해외 전지훈련 중간 전적은 2승1무2패가 됐다. 3골은 아드보카트호 출범이후 최다 실점이다.
독일월드컵 본선 상대 스위스를 가상한 평가전이었지만 선이 굵고 파워 넘치는 유럽 강호에 시종 고전을 면치 못하며 여러 문제점을 노출한 한 판이었다.
아드보카트호는 유럽 팀 상대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월드컵에 대비해 ‘뼈저린 공부’를 했다.
특히 전반 중반 이후 덴마크의 파상 공세에 계속 끌려다니며 수비 조직력과 커버 플레이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후반에는 덴마크의 강력한 대인방어에 공격력마저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정경호, 조재진, 박주영을 스리톱(3-top)으로 놓고 삼각형 미드필더진에 백지훈, 김두현, 김남일을, 포백(4-back)에 김동진, 최진철, 유경렬,조원희를 배치했다.
아드보카트호는 초반 압박 공방을 이어가다 단 한번의 기회에서 골을 뽑았다.
전반 13분 첫의 주인공은 모처럼 중앙 포워드로 선발 출전한 조재진이었다.
조원희가 과감한 오른쪽 측면 돌파를 시도해 코너킥을 끌어냈고 키커로 백지훈이 나섰다.
백지훈의 오른쪽 코너킥은 먼쪽 골 포스트 앞으로 예리하게 휘어졌고 조재진이 수비에 가담한 데니스 쇠렌센을 앞에 두고 비스듬히 솟구쳤다. 앞에서는 박주영과 최진철이 동시에 떠 수비진을 분산했다.
조재진은 몸의 중심을 잃지 않고 이마로 볼을 꽂았고 역동작에 걸린 덴마크 골키퍼 얀 크리스티안센의 발에 맞은 볼은 왼쪽 그물을 세차게 흔들었다.
전반 21분 김남일의 캐넌슛은 골과 다름없는 한 방이었다.
백지훈-김동진으로 연결된 왼쪽 돌파 이후 올라온 크로스를 조재진과 정경호가 잇따라 놓쳐 볼이 아크 뒤로 흐르자 뒤에 도사리던 김남일은 오른발로 통렬한 중거리포를 날렸다. 그러나 볼은 오른쪽 골 포스트를 정확히 맞고 튀어 나와 골로 연결되지 않았고 관중석에서는 육중한 탄성이 흘렀다.
한국은 전반 33분 최진철의 힐킥과 38분 조원희의 기습 중거리슛으로 기세를 올렸지만 이 때부터 위기가 훨씬 더 많았다.
전반 18분 중앙수비수 미하엘 그라브가르트의 롱 패스가 예스퍼 베크의 슛으로 연결됐고 전반 23분 이운재가 골문을 비운 사이 또 위기를 맞았다.
전반 41분 중앙 수비진이 선수를 놓쳐 1대1 찬스를 허용했으나 조원희가 커버플레이로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곧바로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42분 오른쪽 코너킥을 안데르스 두에가 짧게 뒤로 내주자 아크 오른쪽에있던 야콥슨이 대포알 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상대 장신들의 헤딩에 대비해 수비진이 뒤쪽 키커를 놓친 결과였고 어느 누구도 손을 쓸 수 없는 파괴력 넘친 완벽한 골이었다.
덴마크는 후반 20분 역전골을 뽑았다. 교체 멤버 쇠렌 베리가 페널티지역 왼쪽을 흔들었고 한국 수비수들이 연달아 태클을 감행했지만 쇠렌센에게 슛을 허용했다.
이운재가 몸을 날려 슛을 쳐냈지만 왼쪽으로 흐른 볼은 베크의 왼발에 걸려 한국의 윗그물을 강하게 흔들었다.
후반 31분에도 베리의 논스톱 슛을 이운재가 가까스로 막아내는 등 수세는 계속됐고 후반 40분 3번째 골을 내줬다.
이번에도 왼쪽 수비 라인이 베리에게 완전히 뚫렸고 가볍게 꺾어준 볼을 오른쪽 페널티지역으로 치고 들어오던 2선 공격수 실베르바우어가 추가골로 연결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정경호를 이천수로 교체한 뒤 후반 30분 미드필더 김두현을 빼고 공격수 이동국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홍콩=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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