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희(컬럼비아대학 사회사업 박사)
부모들의 심리 상태와 그들의 자녀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심각하게 그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논하고저 한다.
여러 형의 부모들이 있지만 여기서 초점을 두고 설명하고 싶은 것은 일반적으로 엄격한 아버지나 어머니 혹은 일반적으로 염려, 초조, 불안이 많은 아버지나 어머니(즉 말하자면 한쪽이 항상 일관성 있게 비교적 엄격하고 다른 한쪽은 늘 염려와 불안이 많은 ), 이 두 사람이 한 팀이 되
어 부모가 됐을 경우를 말하고 싶다.
우선 엄격한 부모의 특징은 “나의 생각과 의견, 행동, 삶을 사는 방법만이 절대적으로 옳다” 그리고 “너의 생각, 말과 행동, 사물 판단, 모두가 다 내 마음에 차지 않는다. 그러므로 네가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면 내 말에 절대 복종해야만 한다” 이러한 철학과 이념이 밑받침이 되어
서 늘 자녀를 충고하고 되새기면서 지시해 주고, 가르치고, 모든 일에 방법을 제시해 주고 하는 아버지나 어머니를 말하며 부모의 방법 대로 하지 않았거나 또는 했다고 해도(부모가 전지전능하지 않기 때문에) 잘못을 하게 될 때는 벌과 더불어 몇 배의 충고, 지시, 교훈을 끊임없이 하
는 부모를 말할 수 있다.반면 불안, 초조, 염려가 많은 부모는 항상 자녀가 잘못을 저지르고 실패하고 공부 성적이 하락될 것을 미리 예상하고 늘 불안해하며 자녀를 과소 평가하면서 항상 “조심해” “길을 걸을
때는 양쪽을 반드시 보고” “잘 해야지” 등의 권고를 걱정의 표정으로 매일 아침 학교 가기 전 다짐하는 부모를 지적하고 싶다. 이러한 부모 형은 비록 육체적으로는 항상 자녀와 동행하지 않고 오후에, 그리고 주말에만 같이 있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심각한 사실은 이러한 부모
형이 자녀의 심리 속에 깊이 내재하고 있으면서 늘 모든 일에 간섭과 제재와 염려를 해준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경우 피상적으로 말해서 여섯 가지의 결과가 자녀에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첫째는 자녀가 자신의 판단이나 생각을 부모가 인정 안해 주듯 늘 못 인정하고 의심한다는 것이다. 즉 심리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부모의 음성이 “네가 하는 것은 옳지 못해, 너는 못할거야. 네가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다 뭐가 좀 모자라”가 나의 음성이 되어 항상 자녀와 동행
하게 된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학교에서 손을 들고 본인의 의사를 발표하기가 몹시 어렵다든지, 성인이 되어서는 여러 직원들 앞에서 의견을 말하고 싶어도 망설이며 못하는 등. 이러한 자녀들은 못하고 망설
이는 자신이 미워지고 또 경멸하면서 자신을 더 인정 못하는 악순환의 현상을 가져오게 되는 예가 많다고 본다.이와 연결해서 성인이 되어서도 상대방에게 필요 이상으로 모든 것을 묻거나 한 것을 늘 재검
토하게 되는데 이는 본인의 지각, 판단, 행동에 대해 늘 의심을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둘째로 특징은 본인의 부모를 두려워하듯 현실과는 전혀 다른데(본인의 부모도 아니고 어질고 좋은 어른인데도) 어른들을 보면 부모한테 하듯 자신이 없어 보이고 두려워한다는 것, 즉 선생님, 교장 등.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자기 직장의 상관 등 이러한 자녀들은 성인이 되어서 몇 분만 직장에 늦어도 심히 눈치를 보게 되고 정당한 이유(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인해 차가 밀렸다든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늦은 것을 본인 책임으로 돌리면서 몹시 불안해하며 도착해서는 장황한 변명을 늘어놓는 것 등을 상례로 볼 수 있다.
셋째는, 부모의 벌과 교훈, 내지 책망이 두려워 잘못을 저질렀을 때 남을 탓하거가 상습적인 거짓말로 벌을 회피하려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착하고 정직했던 자녀가 점점 커가면서 거짓말을 곧잘 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는 앞서 말했던 본인의 모든 능력과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면서 모든 일에 소심하게 되며, 또 못할 것을 미리 전제로 하고 숙제나 다른 프로젝트를 미루기도 하며 이와 더불어 공부나 일에 의욕 부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섯째는 사람들 앞에서는 착한 행동을 하지만 아무도 없을 때는 다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경찰이 눈에 보일 때는 교통법을 잘 지키는 척하지만 아무도 없을 때는 STOP 싸인이나 빨간 신호등에도 슬쩍 지나가는 등 어린아이 같은, 즉 벌이 있어야만 법을 준행하는 미성숙
한 성인의 경우를 말하고 싶다.여섯째로, 휴가나 여가를 마음 놓고 즐기는데에 너무 인색한 경우를 들고 싶다. 즉 인정받는 것에 너무 굶주린 관계로 자신을 Abuse 하면서 일에 골몰하게 되는데 이는 “나는 이렇게 여가를 즐길 자격이 못된다”는 심리 상태가 깊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 본다.이상에서 말한 것은 너무나 피상적으로 단순하게 설명한 것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부모가 한 팀이 되었을 때 자녀들의 성장 발달에 지속적으로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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