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핑크스 모형이 전시된 이집트 카이로 스테디엄에서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개막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검은 대륙‘축구 지존’가린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가 20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막을 올리는 2006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축구대회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5개 독일월드컵 본선진출국(토고·코트디부아르·앙골라·튀니지·가나) 외에 개최국 이집트, 디펜딩 챔피언 튀니지 등 총 16개국이 출전해 다음달 10일까지 2주동안 격전을 통해 아프리카 대륙 챔피언을 가리는 이번 대회는 명실상부한 아프리카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 월드컵 본선 개막을 불과 5개월여 앞두고 벌어지는 특급 국제대회인 이번 대회에는 독일월드컵 본선 공인구인 ‘팀가이스트’가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사용된다. 대체로 서방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아프리카 축구의 복병들이 전력의 베일을 걷고 실체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세계각국, 특히 월드컵 본선에서 이들과 상대해야 할 국가들의 이 대회에 대한 관심은 엄청나다.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토고와 격돌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도 당연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대회.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2006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살펴본다.
독일 월드컵 진출 5개국 등 16개국 2주동안 열전
“베일에 싸인 토고 전력분석 기회” 한국서도 주목
◆배경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아프리카 축구의 최고대회다. 올해는 이집트에서 개최되며 대회방식은 16개팀이 4개조로 나뉘어 조별 리그전을 펼친 뒤 각조 상위 2개팀이 8강에 올라 토너먼트로 패권을 다투게 된다. 디펜딩 챔피언은 튀니지. 개막전은 20일 카이로에서 벌어지며 결승전은 다음달 10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조편성
A조- 이집트, 리비아, 모로코, 코트디부아르*
B조- 앙골라*, 토고*, 카메룬, 콩고
C조- 튀니지*, 기네아, 남아공화국, 잠비아
D조- 가나*, 나이지리아, 세네갈, 짐바브웨
(*- 월드컵 본선 진출팀)
코트디부아르의 공격을 책임질 첼시 스트라이커 디디에르 드로그바.
◆우승후보
당연히 월드컵 본선진출 5개국을 첫 손에 꼽지 않을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수퍼스타 디디에르 드로그바와 아스날에서 뛰는 콜로 투레와 에마뉴엘 에부에 등이 포진한 코트디부아르는 우숭후보 1순위로 꼽힐 만한 전력을 갖춘 팀이고 디펜딩 챔피언 튀니지와 또 다른 다크호스 가나 역시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특히 독일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함께 ‘죽음의 조’를 구성한 코트디부아르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는 세계적인 관심사다. 한편 한국과 본선에서 격돌할 토고는 본선팀인 앙골라와 함께 B조에 속했는데 같은 조에 본선 진출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는 막강 전력이 카메룬이 포진.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월드컵 본선진출에 실패한 팀들 가운데도 쟁쟁한 우승후보가 수두룩하다. 이미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검은 돌풍을 일으켰던 카메룬, 세네갈, 나이지리아 등은 모두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본선진출 실패의 한을 풀겠다고 벼르고 있다. 카메룬의 스트라이커 사무엘 에토오(바르셀로나)는 “이 대회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를 만회하고 그것이 한순간의 실족이었음을 우리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우리는 훌륭한 팀을 보유했고 이번 대회는 그것을 입증할 기회”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밖에 개최국 이집트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앞세워 지난 1998년 대회이후 8년만에 처음이자 대회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리는 당당한 우승후보이며 2010년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공화국은 차기 월드컵 개최국으로써 독일월드컵 본선진출에 실패한 불명예를 씻기 위해 이번 대회에 올인을 하고 있어 결코 만만치 않은 다크호스다.
◆대회 개최시기를 둘러싼 논란
이처럼 수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한꺼번에 대회 참가를 위해 팀을 떠나자 유럽 각국에서는 대회 개최시기를 옮겨야 한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즌이 절정에 달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최고 5주 가까이 팀의 핵심선수를 빼앗기게 되며 전력에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 프리미어리그는 총 24명의 아프리카 선수들이 이번 대회로 인해 리그를 이탈했고 독일 분데스리가는 9명이 리그를 비우게 됐다. 프랑스에서는 상에티엥과 마르세이유가 각각 5명씩의 선수를 이 대회로 뺏기는 등 거의 50여명의 아프리카 선수들이 빠져나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첼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은 가나에 소속팀 스타 에시엥이 개인전용기로 소속팀과 대표팀 경기를 오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가 퇴짜를 맞자 포르투갈 대표팀 미드필더 매니체를 앰대해와 에시엥의 빈자리를 메웠다. 그러나 첼시처럼 돈주머니가 두둑하지 못한 팀은 그조차 어렵다. 현 프리미어리그 7위를 달리는 볼튼은 엘-하지 디웁을 비롯한 4명의 주전선수가 빠져나간 것은 팀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으나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한편 아프리카 축구협회는 대회 개최시기를 6-7월로 옮겨달라는 유럽팀들의 요구에 대해 “그 때는 아프리카대륙의 우기로 정상적인 대회 개최가 불가능하다”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켜볼 스타들
이번 대회 출전선수들의 ⅓이상은 유럽 각국의 탑 리그에서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가운데는 이미 세계 축구 수퍼스타 반열에 오른 탑스타들이 수두룩하다. 코트디부아르의 스트라이커 디디에르 드로그바와 가나의 미드필더 마이클 에시엔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선두 첼시에서 전력의 핵을 이루는 선수들이며 카메룬의 사무엘 에토오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선두 바르셀로나의 간판스타이자 FIFA(국제축구연맹) 올해의 선수 파이널리스트 3명중 하나로 뽑힌 수퍼스타다. 이영표의 토튼햄 팀메이트인 미도는 개최국 이집트의 희망이며 세네갈의 엘-하지 디웁(볼튼 원더러스), 토고의 에마누엘 아데바요르(아스날), 남아공화국의 베니 맥카시(FC 포르투), 나이지리아의 오바페미 마틴스(인터밀란) 등도 드로그바, 에토오 등과 대회 득점왕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특급 골잡이들이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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