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방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모기지를 얻어 구입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LA의 사진작가 토니 가르시아는 그렇게 했다. 콜로라도주 텔루라이드의 ‘호텔 텔루라이드’ 309호실을 다른 한 사람과 함께 구입, 이달이면 에스크로가 끝난다. 가격은 27만9000달러, 메이드와 콘시어지, 룸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세컨드 홈’의 정의가 확대되면서 소위 ‘콘도 호텔’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호텔 객실을 콘도식으로 구입
사용제한 있는 ‘타임셰어’와 달리
프로퍼티에 전적인 소유권 가져
사용 않는 기간에는 손님받아
호텔측과 일정비율로 수입 나눠
소유주들에게 일정 기간의 사용만을 허락하는 전통적인 ‘타임 셰어’와 달리 ‘콘도 호텔’ 주인은 프로퍼티에 대해 전적인 소유권과 증서를 갖으며, 주인이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호텔이 렌트를 하도록 되어 있다.
‘호텔 텔루라이드’의 309호실은 여늬 고급 호텔방과 다를 것이 없다. 가죽 헤드보드의 킹사이즈 침대와 대리석으로 카운터탑을 치장한 화장실에 최근 마이크로웨이브 오븐과 개수대, 소형 냉장고까지 갖추도록 손을 봤다.
가르시아와 그의 투자 파트너인 피닉스의 건축가 저스틴 페이지는 이 방을 일년에 총 60일까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이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호텔측이 손님에게 일박에 최고 395달러까지 렌트할 수 있다. 그 렌트 수입은 가르시아와 페이지가 40%, 호텔측이 60%를 갖는다.
방 하나치고는 상당한 값을 치렀지만 가르시아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텔루라이드에는 그 돈으로 장만할 수 있는 부동산이 없기 때문이다.
‘콘도 호텔’은 10여년 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최근들어 ‘매리옷’, ‘레밍튼’, ‘웨스틴’과 ‘W’ 호텔들이 투자가나 은행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호텔을 확장할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판촉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법률회사 제퍼, 맹겔스, 버틀러 & 마마로의 제임스 버틀러는 세컨드 홈을 찾는 베이비 부머들이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내서 ‘콘도 호텔’들을 구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호텔업계의 부동산 거래를 추적하는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의 ‘로징 이코노메트릭스’에 의하면 현재 전국적으로 건축중이거나 계획된 ‘콘도 호텔’ 프로젝트는 105건에 달해, 궁극적으로 라스베가스, 마이애미, 올랜도 같은 휴가지에 2만9042개의 호텔룸이 생길 예정이다. 그중에는 가르시아가 구입한 전통적인 호텔방 같은 작은 것도 있지만 방을 하나씩 쪼개서 따로 렌트할 수도 있는 3베드룸 짜리도 있다.
그런데 호텔방을 사는 것은 과연 잘하는 일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대답하기 힘들다. 호텔점유율과 임대수입의 배분율등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는 사람은 인기 있는 위치인지,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호텔의 일반적인 수준과 평판등을 고려해야 하며 방이 렌트되지 않고 오랫동안 빈채로 남아 있을 경우에 대비해 현찰도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
‘콘도 호텔’ 소유주들은 방을 렌트하면 들어오는 수입의 30~60%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호텔 텔루라이드’의 27만9000달러짜리 유닛을 20%를 다운페이하고, 6.3% 이자로 30년짜리 융자를 얻어 구입하면 연간 모기지 페이먼트로 1만65700달러를 내야 한다. 그러나 그 방을 하루에 300달러씩 일년에 200일만 렌트하면 그 수입의 40%만 해도 2만4000달러가 된다.
콘도 호텔은 편리는 하지만 대신 주인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것이 단점이다. 호텔측이 대부분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다. 어떤 개발업자는 모든 유닛을 개인들에게 판매해 소유주 그룹이 매니지먼트를 고용하고 해고하기도 하지만, 방 주인들에게 운영에 대한 발언권을 주지 않는 호텔들도 많다. 또 재정이나 전반적인 투숙률에 대해서도 알려주지 않는다. 호텔 주인들은 수백명 방 주인들이 이래라 저래라 참견하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콘도 호텔’에도 1980년대말에 ‘타임 셰어’ 주인들이 당한 것과 마찬가지로 리조트가 망하면서 자신의 투자도 물거품이 되어버릴 염려는 여전히 있다.
어떤 ‘콘도 호텔’ 주인들은 유틸리티와 케이블 TV 수수료등을 주택소유주협회비 조로 다달이 내기도 한다. 보통 월 350달러 내외인데 어떤 호텔들은 렌트 수입의 1~2%를 새 카펫이나 침구류 구입등을 위한 예비비로 모아두기도 한다.
일부 콘도 호텔은 최근 몇년간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브라이언 그린버그가 1996년에 11만2000달러에 산 뉴저지주 오션 시티의 ‘왓슨스 리전시 스위츠’의 원 베드룸 유닛은 지금 40만달러쯤 한다. 투자 목적이 아니라 가족들을 위한 여름 별장용으로 샀다는 그는 “일년에 2000달러정도 들여 뉴저지 해변에 부동산을 갖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게다가 갈 때마다 항상 깨끗하고, 떠나면 또 청소를 해주니 그보다 편할 수가 없다”고 만족해한다.
그러나 콘도 호텔의 가치가 언제나 그렇게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일리노이주 레이크 빌라에 사는 릭 로스코는 콘도 호텔을 벌써 4개째 샀다. 렌트 수입이 마음에 들어서다. 호텔측이 마케팅하고, 손님 데려오고, 크레딧 카드 받아주니까 직접 렌트를 주는 것보다 몸도 마음도 편하다는 것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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