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인터뷰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인간관계의 근간 파괴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 연구에 대한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이중적인 잣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998년 12월 경희대 의대 연구팀은 인간 체세포 복제로 4세포기까지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대한의학회 산하 생명복제소위원회 실태조사팀 자격으로 이 연구를 검증한 황우석 교수와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 생명공학연구소 이경광 박사 등 4명은 경희대병원팀의 발표과정에 신중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간배아복제의 초기단계 시험’이 적절한 표현임에도 ‘인간복제 시험’이라고 발표한 점 ▲발표내용이 학술논문 수준에 이르지 못해 시험자료가 부족한 점 등을 꼽으며 실험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황 교수는 경희대 실사 직후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형질전환된 동물을 대량복제하는 것은 난치병 치료와 장기이식에 좋은 기술이지만 인간에 적용되면 인간의 존엄성, 개체의 독특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면서 상업적으로 악용되면 자연계 전체가 교란될 수 있어 사회적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 연구에 매진한 그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발언이다.
같은달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사람에 대한 복제기술은 동물에 비해 위험부담이 너무 커 현실화하기 어렵다고 본다면서 복제된 배아가 자궁에 착상돼 임신에 성공해야 하며 0.1%의 기형도 없이 100% 완전한 상태에서 태어나야 하고, 그 후에도 정상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장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해다.
그러나 20개월 후인 2000년 8월 황 교수는 인간 체세포 복제에 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이 연구는 인간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적·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논란이 일기 전에도 황 교수는 사람을 인간복제 연구를 원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1997년 3월 경향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간복제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 대해서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시 복제송아지 1호를 탄생시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바 있는 그는 인간복제는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인간복제는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부작용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어 인간세포가 절대로 실험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같은달 한겨레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복제 기술을 인간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복제 양과 복제 송아지를 만드는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기술적으로는 그렇지만 인간에 적용됐을 때는 기존 인간관계의 근간을 파괴시키는 사회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생명체 복제 기술의 적용 영역을 확대하다 보면 자의로 또는 적용 과정에서 우연히 통제 불능한 생물체가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면서 생명공학에 종사하는 학자들은 이 두 가지 문제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복제 기술이 상당히 널리 알려졌고 실행하는 데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라면 인간복제 실험이 어디선가 진행되고 있다고 의심되지는 않는가라는 물음에 지금 우리나라만 해도 시험관 아기 시술이 한해 수천건에 이른다면서 그 과정 중에서 누군가가 사람의 수정란을 빼돌려 실험을 한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람의 수정란으로 실험을 하는 데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같은달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물복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한 발언은 강도가 한층 세다.
그는 가까운 장래에는 인간의 내장과 비슷한 돼지에 기술을 적용, 사람의 장기이식에 사용될수 있는 심장, 간장, 신장, 장기를 얻을 수도 있으나 이 기술이 인간 복제에 이용되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되어 인류를 재앙에 빠뜨릴 생물 재해의 위험성이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한국아이닷컴 채석원 기자 jow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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